[특별기획-남북관계 전환기 교육] ① 멀어지는 남북 문화, 교육 통해 극복해야
[특별기획-남북관계 전환기 교육] ① 멀어지는 남북 문화, 교육 통해 극복해야
  • 권호영 기자
  • 승인 2018.09.16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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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표 전 동신대 교수, 전 한국통일교육학회장

2019년은 베를린 장벽 붕괴 30주년이다. 장벽 붕괴 후 채 1년이 되지 않은 1990년 10월 3일, 동서로 갈라졌던 독일은 다시 하나의 나라가 되었다. 하지만 독일은 여전히 통일과정을 성찰하고 있다. 20년간 화해 협력을 위한 노력이 있었음에도  흡수통일 후 여전히 어려움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남북이 새로운 전기를 써내려가고 있는 ‘남북관계 전환기’를 맞아 에듀인뉴스에서는 ‘통일교육 변화가 필요하다’를 주제로 남북관계 전환기 학교통일교육, 탈북청소년 교육, 남북교육 교류협력, 독일 전환기 교육 통합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 등을 알아보는 특별기획을 마련했다.

최영표 전 동신대학교 교수, 전 한국통일교육학회장
최영표 전 동신대학교 교수, 전 한국통일교육학회장

한반도에 봄의 기운이 불어오고 있다. 금년 들어 남북 간, 북미 간 정상회담이 연이어 열리고 비핵화 문제와 종전선언이 맞물려 돌아가면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남북관계에 분단체제를 극복하겠다는 전환기적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남북은 4·27 판문점선언에서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해 2년 10개월 만인 지난 8월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진행했다. 상봉행사를 본 국민들은 이산가족의 마음을 대변하듯 안타까움과 안도의 탄식을 보였다.

나는 이 상봉행사를 보며 분단된 긴 세월이 야기한 생활, 언어 등의 문화 차이를 보며 서로를 이해하는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따라서 지금 이 시기 우리 교육은 민족의 지상과업인 통일에 대비하여 어떠한 과제를 수행하여야 할 것인지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에 다음의 세 가지 과제를 제기하고자 한다.

첫째, 학교통일교육을 재검토하고 효과적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통일교육지원법’ 제2조에는 통일교육의 목표를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과 민족공동체 의식 및 건전한 안보관을 바탕으로 통일을 이룩하는데 필요한 가치관과 태도를 함양하는 데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지침에 의해 학교통일교육은 도덕윤리교과에서 중점적으로 지도하고 사회, 역사 등을 위시한 모든 교과에서도 함께 연계 지도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통일교육이 예기한 성과를 거두지 못해 통일에 대한 인식이 점차 부정적으로 바뀌는 실정이어서 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의 ‘청소년의 통일의식 조사’에 의하면, 통일에 대한 필요성이 약화하고 있으며, 통일을 공감하고 참여하여 민족공동체를 형성하겠다는 가치관과 태도도 점차 희박해지는 추세를 보인다. 분단의 역사를 실제로 체험하지 못한 전후 세대로서 지식 위주의 통일교육이 한계를 보인다는 지적이 많다.

외적 배경 또한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핵 문제 등으로 남북 간에 갈등이 고조되고, 북한사회가 인권을 보장하지 못하는 사례, 그리고 경제적인 궁핍이 지속하는 실정들을 보면서 청소년들이 민족의 통합을 절감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청소년들의 통일에 대한 필요성과 민족공동체 형성에 대한 의식과 태도를 부정적으로 바뀌게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오늘의 학교통일교육에 대한 재검토를 통해 청소년이 향후 민족의 화합과 통합을 충실히 이끌어가는 자질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길러줄 것인지에 대한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둘째, 탈북학생의 우리 사회 적응과 통합에 대한 지원을 획기적으로 보완해야 한다.

북한 사회주의체제가 시련을 겪으면서 2018년 6월까지 탈북주민이 3만1827명에 이른다. 개인 단위를 벗어나 가족단위 탈북이 지속해서 늘어남에 따라 탈북학생 수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학력인정 대안학교 포함 정규학교에 재학하는 탈북학생 수가 2005년 421명이었으나 2017년 4월에는 2538명으로 늘어나 12년 만에 6배를 초과한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이처럼 탈북학생 수가 늘어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2003년부터 탈북학생 적응 교육기관 설립을 추진하여 민간교육시설을 대안교육으로 지정하기 시작하였는데 2006년 특성화학교로서 한겨레중고등학교를 설립했다.

2009년 9월에는 전문적인 지원기구로서 한국교육개발원에 ‘탈북청소년교육지원센터’를 설립해 탈북청소년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2010년에는 북한 이탈 주민 중 교원 출신을 모집해 한국사회 및 한국교육 이해 관련 연수(NK교사아카데미)를 실시하고 이를 탈북학생 밀집학교에 배치해 전담코디네이터 임무를 수행하도록 했다.

2012년에는 탈북학생의 교과학습을 돕기 위한 보충교재 개발사업도 수행해 기초교육 이수에 기여하고자 했다.

이외 정부는 이들 청소년의 입국초기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하나원에 정규교사를 파견하기 시작하였으며, 2016년부터는 탈북학생의 직업교육 제공을 위해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입학기회를 부여했다.

이처럼 다각적인 노력이 이루어졌으나 여전히 우리 학교생활에 적응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탈북청소년교육백서(2015)에 의하면, 학교생활에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 학교수업 따라가기(46.5%), 문화·언어 적응(17.1%), 친구관계 형성(9.4%) 등을 들고 있다.

탈북청소년교육지원센터의 2017 탈북학생 통계현황에 따르면 탈북학생 중도탈락률은 2008년 10.8%에서 2015년 2.0%로 획기적으로 감소했으나 초등학교는 1.0%, 중학교 0%, 고등학교 4.3%로 상급학교로 올라갈수록 증가하는 현상을 보인다.

이들 제반 상황을 볼 때 학업 중단율이 획기적으로 감소하고 탈북청소년 이해 및 지원기반이 확충되는 등의 성과도 있었지만 여전히 남한사회 적응에 많은 어려움이 있음을 볼 때 통일 후 사회문화적 통합이 쉽지 않을 것이다.

탈북청소년의 우리 사회 적응이 미래 민족통합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로 작용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이들의 적응을 위한 획기적인 보완 대책을 충실히 마련해 향후 남북사회통합에 대비해야 한다.

셋째, 남북교육체제 통합에 대비한 연구 및 준비가 필요하다.

북한의 교육체제는 남한과 매우 다른 철학적 기반에 바탕을 두고 있다. 북한의 사회주의 교육은 사람을 힘 있는 존재로 키우는 인간개조사업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사회주의 교육학은 사람들을 혁명화, 노동 계급화, 공산주의화하는 것을 기본원리로 삼는다. 교육내용은 정치우선론에 따라 사회주의 교양을 최우선으로 삼으며, 개인주의를 반대하고 집단주의로 무장하도록 구성하고 있다.

또 교원은 후대들을 혁명의 계승자로, 공산주의자로 키우는 직업적인 혁명가로 정의하고 있어 교원 양성에서도 혁명화, 노동 계급화하기 위해 노동당의 혁명사상으로 무장하고 사고하고 행동하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현격한 차이를 보여 남북교육체제 통합을 위해서는 사전에 충분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통합 전에 남북 간에 다각적인 교류도 이루어져 서로의 교육 실태를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기회도 마련해야 한다.

한편 북한의 교육체제는 사회주의체제에 기반하고 있어 계획체제가 요청하는 인재를 양성한다는 특성을 띠고 있다. 따라서 북한이 개혁개방을 수행해 시장경제를 도입하게 되면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는 직업 인력의 부족으로 많은 곤란이 생길 것이다. 시장경제기제를 부분적으로 실험하는 북한이 이를 절감하고 있다. 과거 직업인력 양성에 있어 지원요청을 표명했던 경우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이로 볼 때 교육체제 통합에 앞서 북한사회의 시장 경제적 수요에 부응하는 직업 인력의 수요를 예견하고 상호 간에 협력 체제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하는 대비책도 또한 마련돼야 한다.

권호영 기자  lovtome34@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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