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체제 개편 탐색] ④일반고 중심 개편 "일류대 집착 사회 벗어나게 할 것"
[고교체제 개편 탐색] ④일반고 중심 개편 "일류대 집착 사회 벗어나게 할 것"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08.17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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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원 참교육연구소 소장/ 문학박사

고교서열화 해소 통한 일반고 중심 고교체제개편 방향

[에듀인뉴스] 학생들의 경쟁을 부추겨 다른 교육적 효과를 침몰시킨다는 문제 제기에 따라 평준화 정책이 들어섰지만, 학구열이 높은 우리나라 특성상 제대로 정착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있다. 또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및 학생 수 감소는 인구의 수도권 집중화를 가속화해 경쟁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예상돼 정책적 해법만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에듀인뉴스>에서는 전경원 참교육연구소 소장과 함께 고교서열화가 왜 문제인지를 짚어보고, 영재학교·과학고의 선발방식 변화와 자사고·외국어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을 통한 고교서열화 해소 방안을 탐색, 일반고 중심의 고교체제 개편 방안을 제안한다.

◈ 기획 순서=1. 고교서열화, 무엇이 문제인가?/ 2. 영재학교·과학고 선발방식 변화를 통한 일반고 중심 고교서열화 해소 방안/ 3.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을 통한 고교서열화 해소 방안/ 4. 고교서열화 해소를 통한 일반고 중심의 고교체제개편 방향

 

전경원 참교육연구소 소장/ 문학박사
전경원 참교육연구소 소장/ 문학박사

일반고 중심 고교체제개편의 '기대'와 '우려'

앞선 글에서 살펴보니 고교서열화의 문제를 일반고 중심의 고교체제개편이라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선 크게 네 가지 방향의 접근이 가능했다.

1. 국민의 여론을 수용하여 국무회의에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 삭제

2. 재지정 평가를 위한 심사에서 엄정한 기준과 엄격한 심사로 일반고 전환하는 방법

3. 단위학교의 재정 및 내부 상황에 따라 자발적 선택으로 일반고 중심의 고교체제개편

4. 국회 입법 활동으로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하여 일반고 중심의 고교체제개편 가능성

이 네 가지 정책적 접근 가운데 가장 실효성 있는 방법은 첫 번째로 제시하는 방법이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의 해당 조항을 삭제하거나 수정함으로써 일반고 중심의 고교체제를 개편하는 방안을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제안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일반고 중심으로 고교체제를 개편했을 때에 기대되는 학교 현장의 변화는 어떤 모습일까? 예상되는 문제점은 무엇이고,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천적 방법론까지도 제시될 수 있을 때 비로소 일반고 중심의 고교체제개편이 갖는 의미도 새롭게 인식될 수 있다. 우선, 예상되는 학교 현장의 변화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첫째, 일반고 중심의 고교체제로 개편함으로써 사회통합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

다양한 계층과 문화가 함께 어우러진 공간에서 서로 다름에 대해 인식하게 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질 것이며,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서 필요한 배려의 미덕을 익히게 될 것이다.

둘째, 국가교육의 책임성과 공공성이 강화된다.

지금까지는 다양한 유형의 고교체제로 인해 집중하지 못하고 분산되었던 공교육의 책임성과 공공성이 일반고를 중심으로 기존보다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셋째, 다양성이 존중되는 교육공동체를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된다.

영재고, 과학고, 자사고, 외국어고, 국제고 등으로 구분되었던 고교체제가 일반고를 중심으로 개편되면서 다방면에 다양성을 지닌 친구들과 함께 어우러져 생활하는 공간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이 공간에서 생활하는 것만으로도 동료효과(Peer Effect)가 극대화된다는 장점과 서로 부족한 점을 보충하며 더불어 성장할 수 있는 인격체로 자라날 수 있다는 긍정적 측면을 기대할 수 있다.

넷째, 교육의 철학적 가치를 재정립할 수 있다.

기존의 교육체제가 ‘경쟁’을 전제로 ‘배제’와 ‘특권’ 그리고 ‘차별’이 묵인되면서 ‘불평등교육’이라는 현실적 장애가 발생했다면 일반고 중심의 고교체제개편을 통해 ‘협력’과 ‘배려’ 그리고 ‘공정’과 ‘정의’라는 교육적 가치를 내재화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되는 바가 크다.

(사진=kbs 캡처)

반면에 일반고 중심의 고교체제개편으로 말미암아 발생하게 되는 문제점 또한 주목해야 할 것이다. 예상되는 문제점과 그에 대한 해결책이 마련되어 있어야 고교체제개편도 탄력을 얻을 수 있음은 자명하다. 그렇다면 일반고 중심의 고교체제개편이라는 정책을 수행하게 될 때, 예상되는 문제점들로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 영재고나 과학고와 같은 수준의 ‘수월성 교육’에 대한 교육 수요층의 현실적 요구는 어떤 방식으로 충족시킬 것인가?

둘째, 일반고 중심으로 고교체제를 개편할 때, 기존에 자사고, 외국어고, 국제고 등과 같이 입시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유형의 학교들과 일반고 사이에 존재하는 현실적인 격차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일반고 중심의 고교체제개편을 시행할 때, 예상되는 문제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수월성 교육에 대한 문제인데, 이 부분은 기존의 영재고나 과학고의 경우에는 신입생 선발 시기와 운영과 관련하여 약간의 변화를 주는 것일 뿐, 영재고나 과학고가 근본적으로 일반고로 전환되거나 하는 문제는 아니기에 선발 시기와 위탁교육법 시행령을 조정하는 것으로 수월성 교육에 대한 요구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기존에 자사고, 외국어고, 국제고 등의 학교에서는 진학실적이 일반고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우수하기에 일반고로 전환했을 때, 종래부터 일반고였던 학교들과 수준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에 대한 우려로 이해할 수 있다.

충분히 타당한 우려라고 판단된다. 그러나 사실 정확한 통계수치를 기준으로 분석에 들어가 보면, 실제로는 ‘선발 효과’로 분석이 된다.

이미 입학할 당시부터 학업성취도라는 측면에서 우수한 학생들이었기 때문에 대학진학도 일반고와 비교해 우수한 평가를 받게 된 것이지, ‘교육 효과’로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물론 단위학교 내부의 진로와 진학에 대한 선진적 시스템을 통해 혁신을 이룬 학교들의 사례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자료 공유와 교원연수 및 장학지도 등의 방법을 통해 충분히 공유할 수 있는 수준이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처럼 일반고 중심의 고교체제개편으로 예상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구체적이고 실천이 가능한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수월성 교육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위탁교육법 시행령의 개정을 통해 충분히 예상되는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다.

둘째, 단위학교별로 표준화된 진로와 진학 관련 자료와 매뉴얼을 보급하여 학교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과 교육부의 지속적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단위학교 교장, 교감 등 관리자의 지속적인 연수와 장학지도가 필요하다.

넷째, 교육부와 교육청 주관으로 교사와 학교별 연수가 지속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다섯째, 교육부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주관으로 고3 담임과 진로진학상담교사 대상 전문분야별 연수가 항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출처=서울교육웹진)
(출처=서울교육웹진)

교육문제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 속에서 답 찾아야"

앞서도 언급하고 지적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에서 제기되는 교육문제는 교육 내적인 접근으로만 해결될 수 없다. 교육 외적인 영역에서의 협력과 개선이 전제되지 않고는 교육적 관점과 접근만으로 이 난제들을 해결할 수 없음이 자명하다. 따라서 포용적 복지를 통해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때 비로소 교육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교육만이 아니라 복지제도, 사회보장시스템, 공공 의료지원 등이 향상되어야만 당면한 교육문제도 해결의 물꼬가 트인다는 관점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동시에 장기적 관점에서는 ‘노동’의 가치를 새롭고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을 때 우리 교육의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문제를 해결하는데 교육 외적인 요소를 언급해서 안타깝지만, 어떤 나라이건 교육문제가 여타 사회문제와 별개로 해결되지는 않았다.

우리가 흔히 유럽이나 선진국의 사례로 언급하는 나라들은 모두 복지제도와 사회적 신뢰 자본이 잘 갖추어진 나라들이다. 교육의 선진사례로 언급하는 핀란드나 덴마크 등 북유럽 선진국들은 이미 다양한 복지제도가 잘 갖추어진 나라들이다. 그렇기에 굳이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일류 대학에 집착하지 않아도, 인간으로서 품격 있고, 품위 있으며 여유로운 삶을 즐길 수 있다.

그렇기에 굳이 대학을 졸업하지 않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런 사회에서 굳이 애써 대학에 진학하고자 하겠는가. 일류대에 집착할 필요조차 없는 것이다. 우리도 언젠가는 그런 사회로 진입이 가능할 것이다.

다만 그 시간이 언제쯤 찾아올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아있다. 통치자의 의지 문제일 수도 있고, 우리 모두의 결단과 노력으로 그 시간을 앞당길 수도 있을 것이다.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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