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호 칼럼] 위대한 유산...생각의 틀, 프레임워크를 읽히자!
[송민호 칼럼] 위대한 유산...생각의 틀, 프레임워크를 읽히자!
  • 송민호 기자
  • 승인 2020.01.28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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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시대에 대한 다면평가, 인간에 대한 일원론과 이원론

[의학계열 Classic 2] 위대한 유산
조대호, 김응빈, 서홍원 지음
arte(아르떼)출판사

[에듀인뉴스=송민호 기자] 이 책을 소개하는 문구 중 하나는 ‘연세대학교 학생이라면 꼭 한 번 듣는 명강의’라는 것이다. 실제로 세 학과 교수들의 팀티칭 강의 내용을 담은 것이 책의 내용이다. 

조대효(철학과) 교수, 김응빈(생물학과) 교수 그리고 서홍원(영문과) 교수가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각자의 학문영역에서 이야기를 진행한다.

따라서 교수들의 전문적 지식과 통합적 사고를 엿볼 수 있는 명저라고 생각한다. 특히 의학계열 학생들이 지닌 수학·과학 중심의 세계관을 자연스럽게 확장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부제를 생각의 틀과 프레임워크라고 잡았는데, 생각의 틀은 책 내용 중 각 교수들이 가진 사고와 사고실험 내용이 담겨있기 때문에 이를 독서의 대상으로 보았다. 그리고 프레임워크란 말은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사고방식이란 의미다. 

즉 각 단원마다 다루는 주제를 세 학문영역에서 풀어나가는 방법을 일컬어 프레임워크라고 명명했다. 한 명의 교수가 가진 생각의 방식은 ‘생각의 틀’, 세 교수가 함께 고민하는 것은 ‘프레임워크’가 되는 것이다. 책을 읽을 때 이 둘의 구분을 잘 하면서 읽다보면 사고력이 쑥쑥 자라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책은 3부로 구성되었다. 1부는 생명의 기원과 진화, 2부는 진화론과 과학혁명 그리고 3부는 인간, 동물, 기계라는 제목이다. 

1부는 생명현상을 그리스신화와 철학 그리고 기독교 사상으로 재조명하고 있고 조대호 교수와 서홍원 교수가 참여했다. 

2부는 근대 과학혁명과 다윈 및 포스트 다윈을 다루는데 김응빈 교수와 서홍원 교수가 참여했다. 

3부는 우주와 자연 속에서 인간의 위상, 인간과 기계 간의 경계성,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서의 논의에서 동물이론까지 여러 영역을 넘나들며 논의를 이끌어 간다. 

주목할 부분은 두 곳이다.

첫 번째는 과학혁명 부분인데 중세를 암흑기라고 보는 시각을 전환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있고, 이런 시각을 받아들임으로써 과학혁명이 발발하게 된 배경을 이해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인간과 기계를 다룬 부분인데, 심신일원론과 심신이원론을 중심으로 인간과 기계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이 내용들을 접해 봄으로써 '과학적 사고방식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스스로 던져보고 이에 대한 해답을 구성해 나가는 미션을 해보기를 권한다.

보통 중세를 암흑기라고 평가하는데 정확히는 인문학의 암흑기였다. 서로마제국이 몰락하면서 유럽 전역에 산재했던 교회들과 수도원들이 약탈당하면서 그리스·로마 문헌이 약탈당했다. 

그 결과 문화유산의 유실과 함께 연구가 이뤄지기 어려운 정치적 상황 등을 종합하여 중세를 암흑기였다고 평가한다. 

제1차 십자군 원정 때 원정군이 성지와 성지로 향하는 여정에서 접한 유대인들과 이슬람교도들의 저작들을 서유럽으로 가져오게 되며 이 과정에서 아랍어와 히브리어로 해석되고 주석이 달린 그리스 철학과 과학 저술이 유입된다.

특히 이런 저서들의 내용을 한 층 더 발전시킨 유대인들과 이슬람교도들의 저작물들도 함께 가져오다보니 서유럽에서는 지적발전이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이런 영향 덕분에 11세기 말에 대학이 탄생할 수 있는 지적 토양이 마련된다.

따라서 중세는 암흑기란 공식을 인문학적 입장에서 보면 맞지만 문화교류적 입장에서 보면 다른 해석이 가능해진다. 이런 해석을 읽으면서 ‘다면적 해석’이란 사고 틀을 배울 수 있다. 이는 연세대 논술과 구술면접에서 평가하고자 하는 학생역량이기도 하다.

육체를 개념화하는 방법 중 대표적인 것은 일원론과 이원론이다. 영혼의 무게를 잴 수 있다는 생각의 전제는 영혼이 물질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는 영혼과 육체가 하나로 뭉쳐져 있다는 일원론적 사고에 가깝다. 

'얼티드 카본'의 한 장면. 주인공이 액션 뒤에 핑크색 유니콘 가방을 메고 퇴장하는 장면.(사진=넷플릭스 캡처)

이에 비해 영혼과 육체를 분리되어 있고 우리가 생존하는 동안에는 육체라는 감옥에 영혼이 갇힌 것으로 여긴다. 이를 이원론이라고 부른다. 이 두 사고법은 죽음의 문제를 다르게 보게 된다. 일원론은 심장이 멈추면 죽음에 이른다고 보고 이원론은 육체의 죽음 뒤에 사후세계가 존재한다고 본다. 

이원론을 흥미진진하게 풀이한 SF드라마로는 '얼티드 카본'이 있다. ‘인간의 의식을 디지털로 변환해 다른 육체로 전송할 수 있다면?’, ‘이것이 가능하다면 인간은 불멸의 존재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도발적인 질문을 던진 뒤 이것이 실현 가능한 미래세계를 배경으로 복수 스토리를 전개한다. 

어느 미래세계에서는 육체의 수명이 다 되면 새로운 육체로 정신을 이식할 수 있는데 부자들의 경우 자신이 원하는 성별과 나이대의 육체를 선택할 수 있고, 빈자들은 그렇게 할 수 없는 사회가 그려진다.

이런 유형의 책에 관심을 갖는 독자라면 후속작으로 『미생물이 플라톤을 만났을 때』(김동규, 김응빈 공저, 문학동네)란 책을 추천한다. 

저자 김동규는 생물학과 철학의 접점을 찾아가는 학문인 메타비올로기, 동물시학을 연구하는 학자이다. 그는 이 책에서 바이러스를 다른 시각으로 해석한다. 

‘바이러스가 인간을 위협하는 악성 병원체이면서도 동시에 자연의 자정 작용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한다. 이렇게 한 주제에 대해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듣다보면 다면적 사고방식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을 것이다.

정리해보면 암흑기에 대한 두 가지 해석과 영혼과 육체의 관계에 대한 두 가지 해석을 프레임워크로 볼 수 있다. 먼저 암흑기는 인문학과 과학이란 두 영역에서 중세를 바라보면 서로 다른 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심화해 보면 한 현상을 서로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면 다른 평가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의료에 응용해 보면 상처에 직접적인 효과가 있는 처방전이 있는데 이를 사용할 경우 예후(병이 나은 뒤의 경과)가 나쁜 경우가 있다.

이와 달리 치료 효과는 다소 떨어지는만 예후가 좋은 경우가 있다. 기준에 따라 평가가 상반된다.

한편 일원론과 이원론은 두 대상의 관계맺기에 주목한 프레임워크다.  

일원론과 이원론은 두 대상의 관계 맺는 방식을 다르게 바라보는 것이다. 이를 심화해서 보면 일원론의 경우도 다양한 방식이 가능하다. 여러 물질이 하나로 합쳐진 것인지, 하나의 물질이 여러 개로 파생된 것인지, 아니면 서로 다른 내용물의 비율이나 비중이 다르게 합쳐질 수도 있다.

이원론의 경우 대등한 관계로 잠시 합쳐져 있는지 아니면 종속적인 관계인지, 또는 대체가 가능한지, 불가한지 등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다. 결국 전형적인 사례(stereotype)을 접한 뒤 대칭적 사고에서 비대칭적 사고를 활용해 다양한 해석을 해 볼 수 있다.
 

송민호 기자  zeit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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