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교사의 수업노트] ①코로나19, 집으로 '랜선 School Library'를 가져오다
[사서교사의 수업노트] ①코로나19, 집으로 '랜선 School Library'를 가져오다
  • 박민주 경기 의정부여고 사서교사
  • 승인 2020.07.07 11:19
  •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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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도서관 휴관했지만 대출 기간 확대, 소장 자료 검색 방법 안내
검색 사이트 이동할 수 있는 QR코드 생성해 온라인 설문지 만들어
설문지 연계 QR코드 활용, 대출 접근성 높여 예약 도서 배달서비스

[에듀인뉴스] 학교도서관은 '교육과정과 통합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교수학습센터'다. 사서교사는 학교도서관에서 학생들에게 책을 중심으로 수많은 자료와의 '만남'을 제공해 그 과정에서 개인적인 경험들을 엮어 읽고, 쓰고, 말하는 통합적이고 총체적인 활동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관여한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책과 미디어정보에 접근·분석·평가·창조 능력은 더욱 중요한 핵심적인 생활 역량이 되었다. <에듀인뉴스>는 <전국사서교사모임>과 함께 역량중심 교육과정을 실천하는 사서교사의 교육활동을 소개하고자 한다.

박민주 경기 의정부여자고등학교 사서교사
박민주 경기 의정부여고 사서교사

[에듀인뉴스] ‘학교도서관은 학생과 교원의 학습·교수활동을 지원함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도서관을 말한다.’

학교도서관 진흥법에 명시된 학교도서관의 정의다.

코로나19로 하루아침에 학교 생태계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이 되었다. 계속되는 개학 연기에 이어 갑작스러운 온라인 개학과 수업에 학습의 주체인 학생뿐 아니라 교사 그리고 학교 현장의 구성원 모두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학교도서관과 사서교사도 예외가 아니었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의 초강수인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다중이용공간’인 도서관도 무기한 휴관과 폐가제 운영을 선언했고 학교도서관의 문도 굳게 닫혔다.

그러나 대면 수업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재빠르게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된 것처럼 다른 도서관과는 태생적 성격부터 다른 학교도서관도 제 역할을 하려면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며 정보미디어 전문가인 사서교사 커뮤니티에서 학교도서관 운영과 독서교육의 새로운 방법들을 함께 고민하기 시작했다.

도깨비방망이처럼 매일 쏟아져 나오는 ‘슬기로운~’이라는 이름을 가진 집콕독서 시리즈는 직접 경험하지 못해 영웅 서사쯤으로 생각되었던 한강의 기적에 대적하는 코로나의 기적으로 느껴졌고, 그렇게 빛나는 동료들의 도움으로 '랜선 School Library'는 시작되었다.

초유의 개학 연기가 발표되고 휴업일이 길어지며 우선 전자책 무료 콘텐츠를 비롯해 본교에서 구독 중인 전자책과 학술정보 서비스의 이용과 활용 방법 등을 자기주도 독서활동 시리즈 콘텐츠로 제작해 문자, 학교 홈페이지, 학생회 SNS, 가정통신문 등으로 안내하였다.

동시에 일반 인문계고인 우리 아이들의 독서교육 공백을 메우고, 진학에도 실질적 도움을 줄 방법을 고민하며 여러 자료를 찾기 시작했다.

3년째 학교도서관이 주축이 되어 진행되고 있는 ‘인문독서탐구활동’과 연결하기에도 아주 훌륭하고 적합한 전자책, 학술 기사와 연계한 강화여고 사서교사의 <홈리딩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다.

강화여고의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우리 아이들의 특성을 반영해 천천히 읽기 프로그램인 ‘서(書)로 놀자’를 강화여고 프로그램과 같이 ‘고전’과 ‘학술 기사’를 기반으로 구성하였다.

먼저, 주요 대상을 인문계열 아이들로 두고 구독 중인 전자책 콘텐츠 중 관심 있는 고전 작품 1편을 읽고 작품과 연관된 세상의 이야기를 담은 글을 자신의 SNS에 올리도록 하였다.

그리고 자연계열 아이들을 위해서 코로나19라는 전시와도 같은 상황 속에서 지속가능한 우리의 미래를 주제로 ‘생명, 공존, 공생, 환경, 생태’라는 5가지 영역을 제시해 관련 전자책과 학술 기사를 바탕으로 하버드 논증적 글쓰기 학습법인 ‘OREO 글쓰기’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프로그램 운영 결과 역시 우리 아이들은 자신의 계열과 상관없이 자신들의 생각들을 멋지게 표현해 주었다.

책 '바이러스 폭풍의 시대'(네이선 울프 저, 김영사, 2015)를 읽고 작성한 학생의 소논문 표지.(자료=박민주 사서교사)
책 '바이러스 폭풍의 시대'(네이선 울프 저, 김영사, 2015)를 읽고 작성한 학생의 소논문 표지.(자료=박민주 사서교사)

이렇게 한숨을 돌리게 되었지만, 임시방편이 아닌, 온라인 개학과 수업이라는 새로운 상황에 적합한 계획적인 학교도서관 경영과 독서교육 시행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

이에 기존 운영 계획을 항목별로 나누어 실행 가능한 방법을 구체적으로 구상하였다.

(표=박민주 사서교사)
(표=박민주 사서교사)

온라인 수업이 확정되고 가장 먼저 제공되어야 할 서비스에 우선순위를 두고 전국 사서교사들의 사례들을 수집하며 <표 1>과 같이 우리 학교 특성에 맞는 방법을 선택하였다.

온라인 수업 시작과 함께 저작권 관련 정보는 학생에게도 교사에게도 가장 필요한 정보였다.

그래서 온라인 수업에 필요한 저작권과 전자책 그리고 온라인 수업 관련 정보들을 수집하고 웹자보로 편집해 문자를 비롯하여 QR코드 등 다양한 채널로 제공하였다.

도서관 소식지 이미지.(자료=박민주 사서교사)
도서관 소식지 이미지.(자료=박민주 사서교사)

본격적인 온라인 수업이 이루어지며, 교과수업에 필요한 자료 지원을 두 번째 우선순위로 두고 자료구입을 서둘러 추진하였다.

학교도서관의 가장 핵심적인 역할 중 하나이기 때문에 독서기반 교과수업을 조사하고 해당 교과 교사와의 인터넷 실시간협의회를 진행하였다.

특히 1학년 국어과의 한 학기 한 권 읽기는 2015 개정교육과정의 중요한 부분이었지만, ‘책 대화’가 중점활동이라 실물 도서 이용의 부담뿐 아니라 대화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그 진행 여부 자체가 불투명했다.

3년째 도서관 협력수업으로 진행했던 수업이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도 수업을 계속 유지하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다.

그래서 협의회를 진행하며 실물 도서 대신 전자책, 실물 활동지 대신 온라인 설문지, 대면 토론 대신 온라인 토론으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수업 프레임을 변경하고 온라인형 협력수업에 도전했다.

국어과뿐만 아니라, 독서연계 수업을 희망하는 7개 교과교사에게도 전자책 활용과 온라인 독서 활동에 도움이 되는 플랫폼들을 안내하고 콘텐츠를 구입하여 학생 개인별 전용 아이디를 제공하였다.

학생 개인별 전용 아이디 제공 파일.(사진=박민주 사서교사)
학생 개인별 전용 아이디 제공 파일.(사진=박민주 사서교사)

이렇게 시작된 1학년 국어 수업은 현재, 독서 활동이 끝나고 온라인 협업 게시판을 활용해 읽은 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국어 패들렛 수업 화면.(사진=박민주 사서교사)
국어 패들렛 수업 화면.(사진=박민주 사서교사)

등교수업이 발표되면서 각자의 이유로 학교도서관을 사랑했던 아이들에게 대출서비스는 해결해야 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과제였다.

여전히 위험한 상황에서 다중이용공간인 학교도서관에 대한 교육부와 교육청의 휴관 명령은 학교도서관의 교육적 역할을 이행할 수 없는 이유가 되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과제 해결을 위해, 진로를 위해, 휴식을 위해 학교도서관의 자료를 이용하기 원했다. 학교도서관의 주인이자 가장 중요한 이용자인 아이들을 위해 코로나19 감염 예방 지침을 준수하며 그들의 요구를 충족시켜 줄 방법을 생각했다.

대출 기간을 4주로 확대하고 학교도서관 소장 자료 검색 방법 안내와 함께 학교도서관 소장 자료 검색 사이트로 이동할 수 있는 QR코드를 생성해 올린 온라인 설문지를 만들었다.

그리고 설문지와 연계한 또 하나의 QR코드를 활용해 대출 접근성을 높여 예약을 받고 도서배달서비스를 시작하였다. 철저한 책 소독과 포장으로 안전성을 확보하고 직접 배달로 전파 감염의 가능성을 줄였다.

동시에 등교수업과 함께 언제라도 개방이 가능한 학교도서관을 준비하기 위해 온라인 설문지를 활용한 자료구입 희망신청을 함께 받아 또 한 번의 정기 자료구입을 완료하였다.

“그 어느 때보다 사서선생님께서 우리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지원해 주시는 독서교육 콘텐츠와 학교도서관 서비스들이 정말 큰 도움이 되는 요즘입니다.”- 정미경 의정부여고 교감

전자책과 온라인 독서플랫폼의 눈부신 활약과 성장에도 서가 가득 종이책이 주를 이루며 정보미디어 공간으로서의 시간이 멈춰 있던 학교도서관은 코로나19로 그 역할에 대한 숙고의 기회를 얻게 되었다.

그리고 물리적 공간으로만 정의되었던 학교도서관과 사서교사들은 이제 학교 밖 정보미디어 환경의 발 빠른 변화에 조금은 속도를 맞추어 첫걸음을 내딛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오직 종이책만이 줄 수 있는 감각의 행복과 복합적인 사고 과정은 온라인이든 전자책이든 그 어떤 매체도 절대 대신할 수 없다. 우리는 모두 그것을 알고 있다.

박민주 경기 의정부여고 사서교사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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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필 2020-08-04 17:40:26
코로나로 비록 학교도서관은 문닫았을지라도 학생들의 독서는 절대 놓지 않으려는 선생님의 치열한 열정이 아름답습니다.

혜영 2020-07-07 23:04:31
사서교사가 있는 학교도서관이어야 가능한 일이네요.
모든 학교에 이런 선생님이 계시면 좋겠습니다

김세연 2020-07-07 20:22:32
그 수많은 책들을 다 살피고 정리해서 우리 아이들을 위해 좋은 커리큘럼을 항상 짜주셔서 감사합니다. 쌤이 있어서 든든합니다!!!

큰집 2020-07-07 15:32:17
선생님의 무한고민의 흔적과 노력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 같은 분이 있어 아이들이 행복할 것 같습니다. 박쌤 화이팅!

여름하늘 2020-07-07 15:25:24
코로나 19시대
학생들을 위해 고민하고 실행하시는 선생님이 계시기에
대한민국 교육이 빛나네요.
단순, 글 읽기가 아닌 생각하고 표현하는 수업! 학생들은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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