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2학기 원격수업 예시 쌍방향·콘텐츠·과제중심 외 혼합학습 추가
교육부가 선택한 블렌디드 러닝, 의미 있는 학습 효과 내려면?

민천홍 춘천 남산초 교사
민천홍 춘천 남산초 교사

[에듀인뉴스] 7월 말 만해도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점차 소강상태를 보이며 많은 학교가 등교 방식을 전체 등교로 전환했다. 그리고 현장에서는 방학 이후에는 학교 대부분이 일반적인 등교 수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목소리가 컸다.

그 결과 7월 중 많은 논의가 '원격수업의 보완' 및 '원격수업에 참여가 어려운 학생들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방안'보다는 등교를 통한 문제 해결에 머무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8월 중순이 되자 다시 국내 발생 일일 확진자가 100명이 넘으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의 상향 조정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고, 2학기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학교 현장의 고민이 늘어가고 있다.

1학기에 운영된 원격수업은 어려운 상황에서 이룬 성과만큼이나 여러 부족한 부분이 있었고 이것을 보완하기 위한 블렌디드 학습(Blended learning)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어떤 블렌디드 학습(Blended learning)인가?

교육부가 8월 6일 발표한 '2020학년도 2학기 학사 운영 세부 지원방안'에 따르면, 1학기에 안내했던 원격수업의 세 가지 유형 구분(실시간 쌍방향 수업,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 과제 중심 수업)을 넘어 새롭게 ‘혼합수업 모형(Blended Learning)’을 제시했다.

(자료=교육부)
(자료=교육부)

이는 기존에 원격수업 관련 세 유형의 안내가 과도하게 유형이 구분되어 수업을 단조롭게 만들고 수업방식에 대한 제한된 사고를 하게 만들었던 부분을 보완하고, 9월 이후에는 전면적인 등교는 아닐지라도 6, 7월처럼 상당수의 학교에서 부분 등교가 진행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교육부가 혼합수업 모형을 제시하면서 ‘1. 원격수업 간 블렌디드’를 블렌디드 학습 모형으로 구분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본래 블렌디드 학습의 개념은 ‘2. 원격수업 + 등교 수업 간 블렌디드’를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전면적인 온라인을 통한 수업은 그 안에 아무리 다양한 방식이 혼합되더라도 ‘블렌디드 학습’이 아닌 원격수업의 다른 방식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2학기 학사 운영과 관련해서 깊게 고려할 수업방식은 ‘2-1’유형에서 제시한 온·오프 혼합 방식의 모형이다.

교육부 예시처럼 원격수업을 통해서 간단한 지식을 숙지하고, 등교 수업을 통해 그러한 지식을 활용한 과제수행 및 고차원적 표현 활동, 개념 심화를 하는 방법과 등교를 통해 핵심 개념을 학습하고 과제를 통해 그것이 학습을 보완하는 방법 등이 크게 유형화될 수 있겠지만 다양한 방식의 온·오프 혼합 형식의 교육과정 운영이 가능한 것이 블렌디드 학습이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왜 온·오프라인 블렌디드 학습을 기본으로 한 교육과정 구상인가?

첫째, 수업과 안전 모두를 고려해야 하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다.

1학기 동안의 전면적 원격수업에 의한 학습결손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통해 실제로 원격수업이 학습결손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를 정확히 확인할 수는 없지만, 학교 현장에서 등교 수업이 필요하다는 현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백신 상용화 이전까지 감염병 상황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기에 전면적 등교 체제의 유지를 보장하기 어렵다는 데에 있다.

언제까지 ‘등교가 될 때 보완하겠다.’라는 생각으로 교육과정을 진행할 수 없기에 결국 원격수업을 상수로 두고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등교를 활용하는 방식이 활용될 수밖에 없는 현실적 상황이다.

둘째, 유동성에 대처할 수 있다.

8월까지의 반복되는 확진자의 증감 사례를 통해 코로나19 감염병 진행 상황은 예측이 힘들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전면적인 원격수업 구성이나 전면적인 등교를 예상한 수업 구성은 유동적 상황에 대처하기 힘들다.

하지만 온·오프 블렌디드 수업은 그 정의부터가 원격 수업과 등교 수업이라는 스펙트럼 사이의 어느 부분에도 위치할 수 있는 학습 모형을 말하고 있기에 교사가 온·오프 블렌디드 수업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교육과정을 수립할 경우 여러 유동적 상황에 더욱 적절히 대처할 수 있다.

셋째, 학습 향상을 도울 수 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체계적으로 계획되어 진행된 온·오프 블렌디드 학습은 오히려 학습의 성과를 높일 수 있다.

우리의 전면적인 온라인 수업과 그 이후 분할 등교 상황에서 학습이 어려웠던 것은 원격수업이 가진 한계도 있었겠지만, 이런 온·오프 병행 상황이 사전에 고려되지 않고 감염병의 급속한 확산에 따라 원격수업만을 빠르게 추진하면서 벌어진 문제일 수 있다.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8월 안내된 교육부의 지침에 따라 대응 단계가 명확히 안내되어 있어 일정 부분의 등교일을 확보하는 것에 유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므로 학교가 이러한 기준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이전까지는 소규모 등교를 통해 학생들의 학습을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면서, 2학기 교육과정을 온·오프 블렌디드 수업을 구상하고 접근한다면 1학기보다 원격수업 및 학생의 학습 효과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그렇다면 이러한 온·오프 블렌디드 학습이 효과적으로 계획되고, 의미 있는 학습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첫째, 교육과정의 핵심적 개념을 정선하고 특징에 맞게 구분해야 한다.

우선 1학기 원격수업은 접속 방식과 설비 및 기기 지원 등의 물리적 환경 구축과 소프트웨어 활용에 초점을 둘 수밖에 없었다면, 9월 이후에는 교육과정에 대한 지원이 핵심을 이뤄야 한다.

특히 교육과정의 내용 체계표를 활용하여 각 교과 영역의 핵심 개념을 추리고 이것 중 어떤 것이 원격수업을 통해 효과적으로 달성될 수 있으며, 어떤 것이 등교 및 학생 간 상호작용을 통해서 달성될 수 있는 것인지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둘째, 수업 및 (학습 과정으로서의) 평가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교육과정 성취기준에 기반한 평가계획에 따라 교수·학습 과정에서 학생의 변화와 성장에 대한 자료를 여러모로 수집하여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평가’라는 과정중심평가의 취지에 따라 수업 및 평가를 연계하여 학생들에게 유의미한 피드백을 줄 수 있는 평가로서의 평가 개념을 확립하고 이를 온·오프 블렌디드 학습 상황과 연계하려는 노력이 의미 있는 학습을 도울 수 있다.

(자료=교육부)
(자료=교육부)

교육부 발표 자료에 따라, 초등학교에서 초등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계획에 따른 형식적인 평가를 미실시 할 수 있지만, 학생의 학습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하여 학생의 학습을 지원하는 ‘학습의 과정으로서의 평가’는 학습자의 의미 있는 학습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부분이다.

그러므로 학생의 학습 수준을 확인하고 지원함에 있어 등교 및 과제 제출 등 어떤 방식으로 하는 것이 더 적절한지를 고민한 평가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셋째, 학생들의 원격수업 참여 역량과 기본 루틴 형성을 도와야 한다.

1학기 전면적 원격수업은 사상 초유의 전면적 원격수업이라는 상황과 더불어 개학 이전에 벌어진 상황이라는 점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물론 원격수업이 오프라인의 대면 수업을 완벽히 보완할 수는 없겠으나 학생들과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한 상태에서 원격수업에 돌입한 것, 수업 참여 방법 안내가 비대면으로 이뤄진 것 등이 원격수업의 효과성을 더 낮춘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2학기 등교 수업에서는 원격수업에 임하는 방법과 등교할 때 이뤄지는 학습 방식에 대한 안내와 학생들의 역량함양을 위한 훈련 및 학습 루틴 등에 대해서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

2학기 학사 운영, 단순 원격수업으로의 대체가 아닌 의미 있는 교육환경 구축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이 계속되어야

2020년 1학기는 사상 초유의 감염병 상태 속에서 전면적 원격수업을 도입한 도전적인 시기였다.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이런 전면적인 원격수업 전환은 분명히 큰 성과임에도 불구하고 도입된 속도나 방식만큼 여러 보완할 부분들이 산재한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원격수업 상황을 의미 있게 보완하는 것은 결국 학습 내용과 학생들의 학습 자체에 더 주목하는 것이며 현실적으로 전면적 등교가 어려울 수 있는 상황에서 보완책이 될 수 있는 것은 학습이 어려운 학생들의 분할 등교 및 온·오프 블렌디드 학습을 기본으로 한 교육과정 기획이다.

원격수업과 등교 수업의 결합을 통한 교육과정 수립을 위해 학교 현장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지만, 교육부와 교육청이 1학기에 실시한 교육과정 중심의 업무경감 및 물리적 환경 구축 지원을 추진하는 것은 물론, 교육과정을 재구조화하는 노력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사회적 혼란이 줄 수 있도록 이러한 변화의 방향을 시민 사회에 구체적으로 안내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