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교육] 밥 빌어먹기 힘들다
[거침없이 교육] 밥 빌어먹기 힘들다
  • 곽노근 경기 적암초 교사
  • 승인 2020.10.12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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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원을 위한 급식 제공 논쟁에 대하여

[에듀인뉴스] ‘거침없이 교육’은 ‘나’의 입장에서 본 ‘교육’을 ‘거침없이’ 쓸 예정이다. 글은 자기중심적이고 편파적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글 중에 자기중심적이지 않고 편파적이지 않은 글이 얼마나 될까? 객관적인 척 포장할 뿐이다. 차라리 나의 편파성을 공개하고, 조금 더 솔직해지고 싶다. 하지만 그것도 용기가 필요한 일, 잘 될까 모르겠다. 다루는 내용은, 교육과 관련된 거라면 가리지 않을 생각이다. 비판적 시각에서 쓴 교육제도, 교육정책, 교육담론, 교실 이야기 등에 나의 편파성을 실어 나르리라.

급식실은 더 이상 예전처럼 시끄럽고 활기찬 곳이 아니다.(사진=에듀인뉴스 DB)
급식실은 더 이상 예전처럼 시끄럽고 활기찬 곳이 아니다.(사진=에듀인뉴스 DB)

[에듀인뉴스] 밥 빌어먹기 참 힘들다. 물론 지금은 교사들도 무리 없이 학교급식이라는 “특별한 혜택”을 받아먹고 있다. 그러나 강민정 의원이 발의한 학교급식법 제4조 개정 관련 토론회 개최에 대한 ‘에듀인뉴스’ 9월 22일자 기사(“학생 없으면 학교급식 멈춰야 할까?...안 하면 이전 제공 모두 불법 Vs 교육 뺀 매식 현장 만드는 무례한 해석”)를 보다 가슴이 턱 막혔다.


교사는 왜 밥 달라고 “찡찡”거렸나


이 기사, 저 기사, 이 댓글, 저 댓글 보다 “교사들 밥 안 준다고 찡찡대는 것 보면 토악질이 나온다”는 댓글을 봤다. 저간의 사정은 자세히 설명하지 않으면 잘 알지 못한다. 일반 사람들이나 일부 학부모들 눈에는 교사들이 밥 달라고 “찡찡” 거리는 걸로 비치는 이유다. 

그렇다고 교사들은 상황을 정확하게 아느냐, 하면 또 그렇지도 않다. 최소한 학교급식법 제4조가 어떤 건지 정도는 알아야 하는데, 몇몇 관심 있는 사람들 빼고는 대부분 잘 모른다. 더 알려는 노력은 생략하고 그저 특정 분야 종사자를 비판하는 것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어 아쉽다고 느낀 적도 많다. 

발단은 이렇다. 코로나 창궐로 인해 꽤 긴 휴업과 원격수업이 진행되면서 한동안 학생들이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학생 없는 학교에서 급식은 불필요해 보였다. 학생 없는 학교에 급식이 없는 건, 처음에는 그렇게 어색하지 않았다. 

새 학기를 준비하기 위해 교사들이 출근하는 2월에 학생들은 없다. 그 몇 주간 교사들은 나가서 밥을 사먹거나, 배달음식을 시켜 점심을 해결했고, 그건 당연하다 생각했다. 항상 그래왔다.

하지만 이번 휴업과 원격수업은 양상이 조금 달랐다. 학교에 학생이 아예 안 오진 않았기 때문이다. 긴급돌봄 학생들은 계속해서 학교에 나왔다. 비록 소수라 해도 말이다. 그리고 기간이 너무 길었다. 

3월 초부터 긴급돌봄 학생들이 학교에 나왔으니, 등교개학이 시작된 5월 말, 6월 초까지는 거의 3개월 동안이다. 이렇게 오랫동안 급식이 없었던 적은 없었다. 

교육당국은 휴업 기간을, 방학을 대체한 것으로 보았다. 휴업을 하는 만큼 방학이 줄어드는 것이다. 급식조리 공무직은 보통 방학에 나오지 않으므로, 휴업 초기에 공무직 급식조리원은 출근하지 않도록 했고, 그러므로 급식이 없는 것이 한편으로 당연했다. 

이때까지는 당연히 급식을 주지 않는다고 누구도 뭐라 하지 않았다. 교사 또한 출근과 재택근무를 번갈아 하고 있었으니 더 그랬다. 

문제는 3월 23일 이후, 급식조리원이 출근하면서부터다. 하루 이틀이나 일주일 정도면 그러려니 할 수 있다. 학생들이 없는데 굳이 그 며칠을 교사 또는 긴급돌봄 학생을 위해 급식을 해달라는 게 오히려 어색하다. 하지만 앞으로 언제까지 학교에 학생들이 안 올지 모르는 상황으로 가고 있었다. 

솔직히 매번 배달음식을 시키거나, 외출을 달고서 외부 식당에서 사먹는 건 불편한 일이다. 비용도 만만찮다. 급식이 엄청 맛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물론 나는 진심으로 학교급식이 항상 맛있었다), 가성비로는 누구도 따라오지 못하는 건 사실이다. 

대안이 없다면 그 불편함도 참고 견디는 게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찡찡’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제껏 수 백 명, 수 천 명의 학생들 급식을 책임져 왔던 베테랑 급식조리원들이 버젓이 학교로 출근하고 있었다. 시간이 갈수록 이해가 가지 않은 것이다. 

지금 학교에 교직원들도 출근하고 있고, 긴급돌봄 학생들도 있는데, 왜 급식을 해 주지 않는 거지? 급식을 안 해주면 그 분들은 뭐하고 있는 거지? 그런 의문으로 그 분들을 바라보니, 급식실 및 교내 청소와 소독을 하고 계셨고, 그럴수록 더 이해는 가지 않았던 것이다. 

교사들이 정말 엄청나게 밥 달라고 찡찡거렸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 ‘찡찡’거림의 기원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교사들의 의문이 그렇게 ‘찡찡’거린다는 비아냥을 받을 정도로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당연히 들 수 있는 생각들이다. 

예컨대 급식조리원들이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거나 정말 조리를 할 수 없는 상황이 있었다면, 애초부터 불만 비슷한 것도 가지지 않는다. 교사들은 그렇게 불만 많은 집단이 아니다. 불만이 오히려 적은 집단이어서 문제라면 문제인 집단이다. 위에서 하라고 하면 다소 억울하고 힘들어도 웬만하면 군소리 없이 한다. 교사 욕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별로 동의하지 않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이후 급식조리원 공무직들에 대한 일부 교사들의 비아냥과 그들 노조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늘어난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교사들의 그러한 비판적 시선엔 합리적인 부분도 물론 있었지만, 약간 과한 측면도 나는 있었다고 생각한다.

온라인 개학 준비를 위해 출근한 교사들이 점심 도시락을 배달해 나누고 있다.(사진=SNS 캡처)
온라인 개학 준비를 위해 출근한 교사들이 점심 도시락을 배달해 나누고 있다.(사진=SNS 캡처)

급식조리원은 왜 급식을 조리하지 않았나


물론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그에 대한 해석도 다 제각각이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 왜 급식종사자는 급식을 하지 않았는지 말이다. 물론 모든 지역이 다 급식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제주도교육청의 경우 3월 초부터 긴급돌봄학생과 교직원들을 위한 급식을 꾸준히 해왔고, 4월 초부터는 서울교육청, 전남교육청, 세종교육청 등에 소속된 학교들은 전부는 아닐지라도 많은 수가 급식을 해왔다. 하지만 대부분 지역은 등교개학 전까지 급식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문제가 된 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학교급식법 제4조’의 존재였다. 그게 대체 뭐길래 급식을 할 수 없게 만들었을까? ‘학교급식법 제4조’는 이렇게 나와 있다.

‘학교급식은....(중략).... 학교 또는 학급에 재학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학교 또는 학급에 ‘재학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다는 그 한 문장은, 교사들을 위한 급식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다소 황당할 수 있으나, 법이란 것을 우리가 얕게 볼 수는 없는 것이다. 그 한 문구가 너무나 마음에 들지 않아도, 그게 법이라면 일단은 따르는 게 맞다. 그러나 법은 때로 해석 싸움이기도 하다. 

여기에 또 다른 해석의 여지가 있는 걸까? 있다. 그 다른 해석에 대해서는 다시 살펴보도록 하자.

여하튼, 급식종사자가 급식을 하지 못한 첫 번째 이유는 학교급식법 제4조가 크다. 물론 급식종사자 개개인이 학교급식법을 의식하며 급식 조리를 거부한 건 아닐 것이다. 일차적으로 ‘전국교육공무직본부’의 ‘교직원만을 대상으로 한 학교급식 불가 안내’라는 제목의 공문이 보여준 반대의견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학교 현장에 보낸 '교직원만을 대상으로 한 학교급식은 불가하다'는 내용의 공문 일부.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학교 현장에 보낸 '교직원만을 대상으로 한 학교급식은 불가하다'는 내용의 공문 일부.

그러나 공무직 노조의 다른 갈래인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의 경우 “휴업기간이나 온라인 개학 이후 긴급돌봄 학생들을 위한 학교급식 운영 업무를 반대하지 않는다”고 한 것을 보면(오마이뉴스, “급식노동자들 출근하는데 왜 ‘긴급돌봄’ 학교급식 안 될까?”, 4월 7일자 기사 참조), 공무직 성원들의 의견이 하나로 통일되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이후 공은, 지역 교육청으로 넘어 갔고, 교육청의 노력 여하에 따라 긴급돌봄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급식을 시행하는 지역이 있는가 하면, 없는 지역도 있었던 것이다. 이 때 급식을 시행한 지역도, 학교급식법 제4조를 의식해, 긴급돌봄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급식은 ‘학교급식과 별도로 운영’하라는 이상한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급식을 급식이라 부르지 못하는 이상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학교급식법에 대한 또 다른 해석에 대하여


학교급식법에 대한 다른 해석 첫 번째는, 학교급식법 4조에 나온 학교급식 대상 규정이 학생을 대상으로 한다고 할 때, 교직원 배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학생 급식이 정상적으로 유지되기 위한 필수조건으로 교직원 급식이 당연하게 따라온다는 것이다. 

게다가 만약 지금처럼 법 해석을 융통성 없이 해석한다고 하면, 학생만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급식을 교직원은 절대 먹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여태껏 교직원은 왜 급식을 아이들과 함께 먹었으며, 그에 대한 문제제기는 왜 한 번도 없었는가? 

매우 타당한 지적이라고 생각하지만, 학교급식법에 나온 문구는 너무도 명확하다. 거기에 교직원도 포함시켜야 한다는 당위를 피력할 수는 있지만, 그리고 지금껏 교직원도 함께 먹은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따져 묻는 것은 매우 타당하지만, 교직원이 이미 포함돼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다소 받아들이기 힘들다.

다른 해석 두 번째는, ‘학교급식법 시행령 2조 2항 9호'에 따라 긴급돌봄학생 및 교직원 급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학교급식법 시행령 2조 2항’에 따르면, 학교장이 학운위 심의 또는 자문을 거쳐 학교장 재량으로 ‘그 밖에 학교의 장이 학교급식 운영에 관하여 중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을 결정할 수 있도록 두었다. 

이 시행령에 따라 충분히 융통성 있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부분 교육청은 그런 융통성 있는 해석을 하지 않았고, 교육청 산하 학교들은 당연히 교육청의 분위기를 따라가게 되어 있었다. 


교직원 급식, 대체 뭐가 그리 힘든가


학교급식법에 대한 해석에는 이견이 있다. 물론 나는 긴급돌봄 학생을 위한 급식은 당연하거니와, 교사만을 위한 급식을 해도 큰 무리가 없다고 보는 편이다.

그러나 법 비전문가인 내가 보기에도 학교급식법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어 개정이 필요해 보인다. 좀 더 명확하게 그 대상과 범위를 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나는 강민정 의원의 학교급식법 개정안이 무척 필요하다고 보는 편이고, 시의 적절하게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 강민정 의원의 개정안에는 학교급식 대상을 기존 ‘학급에 재학하는 학생’에서 ‘초·중등교육법’ 제23조에 따른 ‘교육과정에 참여하는 학생과 그 운영에 참여하는 사람’으로 확대하는 것이 포함돼 있다.

지금 현재 ‘학교급식법’에 학교급식은 학생을 대상으로 한다고 나와 있으니, 당장은 교직원 급식을 보류하고, 법 개정 후 실시하자는 주장에 나는 충분히 동의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법 개정은 불필요할 뿐만 아니라, 교직원만을 위한 급식은 원칙적으로 옳지 않다는 의견에는 쉬이 동의할 수 없다. 거창하게 말하자면 이건 급식에 대한 철학의 문제인데, 이 철학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법 개정을 하고서도 말이 많을 것이다.

대체 교직원 급식, 뭐가 그리도 힘든 걸까? 반대 논리들을 살펴보자.

대한급식신문 홈페이지 캡처
대한급식신문 홈페이지 캡처

‘대한급식신문’의 2020년 7월 16일자 “학교급식에 교직원 포함? 또 다른 학교급식 몰이해”라는 제목의 기사 글의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해 보려 한다. 이 기사는, 강민정 의원의 개정안 발의를 설명하면서, 그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다. 

첫째, 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학교급식 관계자들은 급식 대상 확대가 학교급식법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반대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강민정 의원이 개최한 학교급식법 제4조 개정 관련 토론회에서 “학교급식은 교육이다. 먹는 문제인 동시에 그것을 통해 학생에게 영양 및 식생활 교육을 실천하는 교육의 장”이라며 “학생 없이 교직원만을 위한 급식에는 단순히 먹는 문제만 남게 된다. 이는 교육활동 없는 매식 현장으로 전락시키는 것으로 무례하기까지 한 요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라고 한 정명옥 전교조 영양교육위원장(안양 삼성초 영양교사)의 말과 일맥상통한다. 

정명옥 위원장은 또 “그동안 교직원이 학교급식을 먹을 수 있었던 것은 교직원이라는 지위가 주는 특별한 혜택이었다”며 “이 혜택이 학생들의 부재로 인해 누릴 수 없게 되었다고 해서 그동안 누렸던 혜택을 지속하고자 학교급식의 본질적 의미와 근본 목적을 왜곡하려는 시도는 매우 비교육적이고 이기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에듀인뉴스, “학생 없으면 학교급식 멈춰야 할까?...안 하면 이전 제공 모두 불법 Vs 교육 뺀 매식 현장 만드는 무례한 해석”, 2020년 9월 22일자 참조) 

언어도단이다. 학교급식이 교육인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그 급식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던 사람들이 다름 아닌 교사들이었다. 한 번 물어보자. 교직원만을 위한 급식을 하면 정말 그 본질적 의미와 근본 목적이 왜곡되고 비교육적이 되는 것일까?

교직원만을 위한 급식을 하는 기간은 학생들이 학교에 나오지 않으니 ‘교육’이 빠지는 건 맞다. 그런데 학생들이 나오지 못해서 교육을 ‘못’하는 것이, ‘비교육적인 것’으로 이어지는 것이 과연 논리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비교육적’이라는 건 적어도 학생들이 있을 때를 전제한다. 학생들이 나오지 않으니 비교육적이고 싶어도 비교육적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혹시 학생들이 나오지 않는 기간에 교직원만을 위한 급식을 하다가, 학생들이 나오는 등교 개학을 하게 돼 아이들이 급식을 먹게 된다면, 교사들이 기존과 달리 급식 교육을 포기하거나 비교육적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일까? 아이들에게 기본적인 급식 예절도 가르치지 않고, 영양가 없는 음식을 먹이고, 음식의 소중함 따위 무시하라고 가르칠까? 교직원만을 위한 급식 기간에 교사들에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날 거라 생각하기에, 그런 말도 안 되는 염려를 하는 걸까?

정명옥 위원장의 말대로 교직원만을 위한 급식에는 단순히 먹는 문제만 남게 된다. 교육활동이 빠지게 되는 것도 맞다. 그런데 그게 대체 왜 문제가 되며, 무례하기까지 하다는 건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먹는 문제만큼 중요하고 소중한 것도 없다. 교육활동이 없다고 해서 먹는 문제가 하찮아 지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아마도 교사들은, 이 시국에 학교에서 밥을 먹을 수 있게 된 것을 다행이라 여기며 감사히 먹을 것이다. 별 감흥 없이 먹는 교사들도 물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다시 한 번 물어보자. 그게 대체 뭐가 문제인가?

단언할 수 있다. 교직원을 위한 급식을 한다고 해서 학교급식의 본질적 의미와 근본 목적은 절대 왜곡되지 않는다. 

둘째, “여기에 자칫 성인인 교직원의 영양과 기호도를 반영한 급식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법상 교직원이 급식 대상으로 명확해지면 교직원 본인들의 기호 등을 고려한 식단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것.”

이 또한 너무 지나친 우려다. 대체 교직원들에 대한 불신이 얼마나 깊으면 저런 우려를 할까. 교직원들만 먹는다면 그럴 수도 있다. 교직원 본인들의 기호가 반영될 수도 있고(사실 ‘교직원’들의 기호라기 보단, ‘어른’들의 기호지만) 그건 차라리 긍정적인 것이다. 무엇보다 먹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지 않겠는가. 먹는 사람의 의견을 반영해 식단을 조정하는 게 뭐 그리 큰 문제인가. 

하지만 아이와 같이 먹는 음식이라면, 그에 대해서 교직원들이 과연 본인들의 기호를 요구할까? 그렇게 얘기할 교직원들이 얼마나 될까? 교직원들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교사들은, 급식 교육을 하는 주체들이다. 급식이 맛이 없다고 투덜댈 수는 있겠다. 그렇다고 아이들은 생각하지 않은 채 자신들의 기호대로 해달라고 할 교직원들이 얼마나 될까? 신뢰가 없어도 이렇게 없을 수가 있을까? 솔직히 당사자로서 저런 논리는, 불쾌하다.

셋째, “이번 개정안으로 급식 대상이 확대되면 예산에도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대한급식신문’에는 “현재 학교급식은 다수의 학생들, 즉 식수인원이 보장돼 급식비 중 식재료비를 제외한 전기·가스·수도 등의 운영비와 인건비 비중은 낮게 책정되어 있다. 이 때문에 교직원들은 일반 식당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친환경·유기농 식재료가 포함된 급식을 제공받을 수 있었다”며 “온라인 개학으로 학생 없는 교직원 급식이 운영되면 결국 공과금과 인건비 등은 세금으로 쓰여질 수밖에 없다”고 경남 한 영양교사의 말을 전했다. 

이 부분에 와서는 논리를 억지로 끌어와 붙이는 수준이다. 특히 전기·가스·수도 등의 운영비와 인건비를 얘기하는 부분에 와서 더 그렇다. 운영비와 인건비가 낮게 책정돼 학교 급식비가 저렴한 건 사실이고, 그만큼 싼 급식비로 여태껏 교직원들이 학생들과 함께 급식을 먹어온 것도 사실이다. 

그래, 행운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교직원만을 위한 급식을 한다고 해서 그 운영비와 인건비가 평소보다 더 나가는가? 평소와 똑같은 전기, 가스, 수도를 쓰는 것 아닌가? 평소 학생들이 있을 때보다 급식의 양이 현격히 줄어드니, 전기, 가스, 수도도 덜 쓰면 덜 쓰게 되지, 더 쓰진 않을 것이다. 

인건비는? 인건비는 교직원만을 위한 급식을 하든 안 하든, 계속해서 항상 일정하게 별도로 나가는 부분이다. 교직원만을 위한 급식을 한다고 해서 안 써도 될 인건비가 추가되는 게 있는가? 그 시기, 아예 급식을 안 하게 되면, 급식종사자들은 할 일이 없게 되는데도 불구하고 인건비를 받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오히려 인건비가 허투루 나가는 꼴이 된다. 

물론 식재료 부분은 좀 다르긴 하다. 학생 급식을 함께 하던 기간에는 식재료 대량 구매를 하기에, 아무래도 단가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 그러나 소량 구매를 하게 되면 단가가 올라갈 가능성도 많아지는 건 물론이고, 구매 자체가 힘들 수도 있다. 

실제로 2학기 들어서, 서울 관내 초등 돌봄 점심 급식 제공이 난항을 겪었는데, 서울친환경유통센터가 마진 등 이유로 식재료 납품을 거부한 것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 서울친환경유통센터는 서울시 친환경무상급식 등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학교 급식 식재료 공급을 위해 설치된 기관이다. 

이런 현실적 어려움으로 교직원 급식이 힘들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높아진 식재료 단가만큼, 급식비가 올라가는 것도 충분히 감수할 수 있으니 교직원 급식비를 올리시라. 위의 논리들 중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은, 오직 이 부분이 유일하다. 

칸막이 설치된 급식실에서 점심식사 하는 장면.(사진=대구시교육청)
칸막이 설치된 급식실에서 점심식사 하는 장면.(사진=대구시교육청)

학교급식의 본질적 의미와 근본 목적은 훼손되지 않는다


강민정 의원이 대표 발의한 ‘학교급식법 일부개정법률안’에서 개정한 부분은, 오직 학교급식 대상 부분이다. 다른 부분은 손대지 않았다. 즉 이 법의 취지와 목적은 그대로라는 소리다. ‘학교급식법 제 1조(목적)’은 이렇게 나와 있다.

“이 법은 학교급식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학교급식의 질을 향상시키고 학생의 건전한 심신의 발달과 국민 식생활 개선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

강민정 의원의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일부 급식관계자들의 지나친 우려대로(아무리 봐도 지나치다), 학교급식의 본질적 의미와 근본 목적은 훼손되지 않는다. 

교사들 밥 먹고 싶다고 ‘찡찡’대는 논리에 억지로 끌어들인다는 비난은 듣고 싶지 않아, 여태껏 이 글에서는 언급을 많이 하지 않았지만, 긴급돌봄 학생들에게도 질 좋은 급식밥 먹이자. 그리고 교직원들도 그 옆에 꼽사리 껴서 좀 먹게 해 달라. 이 요구가 정말 그렇게까지 과한 요구인가. 

밥 빌어먹기 참 힘들다. 

곽노근 경기 적암초 교사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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