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규의 교육칼럼] 우리아이는 전교 1등?
[강명규의 교육칼럼] 우리아이는 전교 1등?
  • 권호영 기자
  • 승인 2018.01.25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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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교육정보 사이트 '스터디홀릭'에 게시된 강명규 운영자님의 글을 재게시함을 알려드립니다.

전교 1등 아이를 둔 엄마들

학부모님들 상담을 하다 보면 조금 과장해서 전교 1등 아이를 둔 엄마들을 발에 치일 정도로 많이 만나게 됩니다. 최상위권 아이를 둔 엄마들의 교육열이 높다 보니 전교 1등 엄마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제가 생각하는 전교 1등과 엄마들이 생각하는 전교 1등의 차이가 커서 이런 현상이 더 많이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전교 1등이란 평균점수 기준으로 전교 1등을 꾸준히 하는 아이들인 반면, 엄마들이 생각하는 전교 1등은 전혀 그렇지가 않거든요.

꾸준한 전교 1등은 커녕, 이제까지 단 한 번이라도, 그것도 단 한 과목에서라도 전교 1등, 심지어는 1등도 아닌 1등일 것 같은 성적이나 1등이나 마찬가지(?)라고 우기는 성적을 받은 적만 있어도 엄마는 전교 1등이라고 생각하시지요. 중간고사, 기말고사 등 교과시험은 물론이고 각종 교내대회 전교 1등까지 포함해서요.

간단히 1학기 중간고사, 1학기 기말고사, 1학기 최종성적만 쳐도 1학기에만도 1등이 최대 3번까지 나올 수 있습니다. 물론, 한 명이 1등을 3번 다 독식할 수도 있지만 3번 다 다른 학생이 할 수도 있지요.

즉, 학기당 최대 3명의 전교 1등이 나올 수 있으니 산술적으로만 따진다면 3학년-6학기 동안 한 학교에서 최대 18명의 전교 1등이 나올 수 있습니다. 학교당 학생 수가 200~300명 정도이니 이론적으로는 1등급(4%) 인원보다 많은 최대 6~9%의 학생이 전교 1등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되네요.

그런데 대부분의 부모님들께서는 이러한 현실을 정확히 알지 못하시다 보니 전교 1등이라는 단어 하나에 어깨가 으쓱해지시지요. 주위 엄마들이 전교 1등 엄마라고 추켜세우며 한 턱 쏘라고 부추기면 콩나물 값도 깎던 알뜰주부 지갑이 나도 모르게 열리기도 하고요.

그러다 아이 성적이 곤두박질쳐도 우리 애는 원래 전교 1등이라며 이번은 실수로 1등을 놓쳤을 뿐 언제든 마음 먹으면 전교 1등을 다시 할 수 있다고 스스로 최면을 걸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아이의 등수를 물어보면 전교 1등이라고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이 계시지요.

엄마들의 기대와 다른 입시 현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엄마들의 막연한 기대일 뿐 입시에서의 현실은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그렇다 보니 상담을 받으시다가 깜짝 놀라시는 분들이 많지요. 엄마가 보는 내 아이 수준과 입시전문가들이 보는 아이의 수준은 큰 차이를 보이거든요.

최소한 이 정도 고등학교, 이 정도 대학은 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입시전문가라는 사람들은 전혀 엉뚱한 학교를 이야기 하거든요. 이상과 현실의 괴리라고 할까요?!

물론 자식에 대한 믿음과 기대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러한 믿음과 기대가 있어야 부모님들도 자녀교육이라는 힘들고 기나긴 길을 지치지 않고 걸어가실 수 있지요.

그러나 자식에 대한 믿음과 착각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믿음과 착각은 종이 한 장 차이일 수도 있지만 그 작은 차이가 입시에서는 합격과 불합격을 가르기도 합니다. 소중한 아이의 지원 기회를 허투로 날려버리는 원인이 될 수도 있고요.

혹시, 이제까지 우리 아이가 받아온 가장 좋은 성적에 엄마의 기대치까지 더 한 성적을 우리 아이의 실제 실력이라고 생각하고 계시지는 않은가요?

'나는 그렇지 않다'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상담을 해보면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대부분 위와 같은 생각을 하고 계시더군요. 대입 수시전형에서 수능 최저등급을 받지 못해 불합격하는 하는 경우도 대부분 위와 같은 생각 때문이고요.

모의고사 성적만 놓고 봤을 때는 조금 부족하지만 우리 아이의 진짜(?!) 실력은 그 보다 뛰어나고, 아직 수능까지 시간도 남아있으니 내 아이 수준에 맞는 대학에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하시거든요. 그리고는 아이에게 수능 최저등급 미충족이라는 불합격의 고배를 안겨주게 되지요.

부모가 자기 자녀를 객관적으로 보며 기대를 줄인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내노라 하는 입시전문가들조차 자기 자식 입시에서는 실수하는 경우가 많을 정도거든요. 그러니 일반 학부모님들께 기대를 줄이라는 말씀을 드리는 것은 너무 과도한 요구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입시는 도박이 아니기에 아쉬움을 조금 남겨두는 선에서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내 아이의 현재 실력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입시에서 필요한 것은 엄마 마음 속의 1등이 아니라 성적표에 적혀 있는 숫자 1 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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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호영 기자  lovtome34@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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