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인 "특정 직종 사람 지칭하는 듯해 불편"
sns 중심으로 청원 반대 의견도 상당수 제기
"해마다 이런 청원 반복 불쾌" "왜 스승의 날만 고치려는지..."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2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및 제안에 <스승의 날을 '교육의 날'로 바꿀 것을 청원합니다>라는 청원이 등장해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오는 5월15일 스승의 날을 앞두고 등장한 스승의 날을 '교육의 날'로 변경하자는 청원에는 이날 오후 9시50분 현재 1079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우리나라 정부에서 운영하는 국가기념일은 47개로 각종 기념일을 주관하는 정부부처가 정해져 있고 관련 분야의 의미를 해마다 기념하고 있다"며 "그런데 스승의 날은 특정 직종의 사람을 지칭하는 듯 해서 불편한 감이 있다"고 청원 배경을 밝혔다.
청원인은 구체적인 사례로 ▲‘보건의 날’이지 의사의 날이 아니라는 점 ▲‘과학의 날’이지 과학자의 날이 아니라는 점 ▲‘법의 날’이지 판사의 날이 아니라는 점 ▲‘철도의 날’이지 기관사의 날이 아니라는 점 ▲‘체육의 날’이지 운동선수의 날이 아니라라는 점 등을 들었다.
청원인은 "그런데 ‘교육의 날’ 대신 스승의 날이 있다"며 "교육부에서 해마다 스승의 날을 기념하여 유공교원 표창을 하고 있지만 교사로 살아가며 스승의 날이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또한 "종이 카네이션은 되고 생화는 안 되고, 이마저도 학생대표가 주는 카네이션만 된다는 식의 지침도 어색하기만 하다"며 "오죽하면 스승의 날을 폐지해 달라는 청원까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스승의 날을 정 못 없애겠으면 차라리 '교육의 날'로 바꾸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교육의 3주체는 교사, 학생, 학부모라고 한다"며 "그렇다면 스승의 날을 교육의 날로 바꾸어서 학교구성원 모두가 교육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의 날을 언제로 정하는지는 충분히 또 논의를 해가면 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어찌 됐든 정부가 학교를 최초로 인정한 날인 2월 21일로 해도 괜찮을 것 같다"며 "교육의 날을 언제로 정할지는 앞으로 더 활발한 논의를 해가기로 하고, 시대 변화에 맞추어 스승의 날을 교육의 날로 바꿀 것을 청원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같은 청원이 등장하자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게 제시되고 있어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반대 의견을 낸 A 교사는 "스승의 날이 선생님이 주인공이 아니라 단순한 행사나 학생들이 집에 일찍가는 날로 전락된 것 같아 씁쓸하다"며 "차라리 노동자의 날처럼 학교나 선생님들을 자유롭게 해주는 게 더 좋겠다"고 제안했다.
B 교사는 "어린이 날, 어버이 날, 근로자의 날, 학생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노인의 날, 국군의 날, 경찰의 날도 있지 않냐"며 "스승의 날이 있어 교권이 올라가는 건 아니지만 왜 스승의 날을 고치려는 건지, 이것도 교권하락의 추세"라고 했다.
C 교사는 "어버이 날이 있어 그나마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찾아뵙기라도 하는 게 현실 아니냐"며 "스승의 날이 있어 아이들이 선생님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있을 텐데 '청탁금지법'이 스승의 날을 참 우습게 만드는 게 아쉽다"고 밝혔다.
이어 "스승의 날 없애는 것 반대한다"며 "해매다 이런 청원이 올라오는 게 불쾌하고, 교권도 땅에 떨어졌는데 스승의 날도 교사 스스로가 없애는 건 안 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형식적으로도 교육의 날은 기념일 자격이 되지 못한다"고 밝힌 D교사는 "스승의 날이 진정한 스승의 날이 될 수 있도록 교사가 스스로 삶의 자세를 성찰해야 한다. 스승이 갖는 지자와 현자로서 그리고 지행합일의 표본으로서 아이들과 역사와 사회에 주체적으로 다가서는 날이 되도록 채워나가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