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육연합네트워크, '등교 개학' 주제 공감 토크 열려
"어렵다" 공감...등교수업 필요한 건 오히려 고1, 2 주장도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교육부가 오는 20일 예정인 고3 개학 연기는 없다고 밝힌 가운데 입시를 위해 아이들 목숨 담보로 학교 보내고 싶지 않다는 강력한 반대 주장이 나왔다.

16일 전국교육연합네트워크가 경기도교육연구원에서 개최한 ‘2020 교육공동체 공감토크’에서는 ‘등교 수업’에 대한 교육 관계자들의 의견을 공유하고, 청중이 의견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최우성 경기 대부중 교사가 16일 경기도교육연구원에서 개최된 '2020 교육공동체 공감토크'에 등교 수업 관련 발제에 나서 학교 현장이 왜 아이들의 등교를 받을 준비가 안 되어 있는지를 설명했다.2020.05.16(사진=지성배 기자)
최우성 경기 대부중 교사가 16일 경기도교육연구원에서 개최된 '2020 교육공동체 공감토크'에 등교 수업 관련 발제에 나서 학교 현장이 왜 아이들의 등교를 받을 준비가 안 되어 있는지를 설명했다.2020.05.16(사진=지성배 기자)

등교 수업을 주제로 기조 발제에 나선 최우성 경기 대부중 교사(전국교육연합네트워크 공동대표)는 “학교는 수업 시간 외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수 있는 조건이 안 된다”며 “특히 급식을 위해서는 수업 시간의 두 배가 넘는 시간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변기 네 다섯 개 밖에 없는 화장실은 이용조차 불가능할 것이 뻔히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학하면 교사들의 주업무는 수업이 아닌 방역이 될 것”이라며 “200장 이상 넘어가는 교육부 방역대책을 보면서 가능성이 있는 대책인지 의문부호를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음 주 개학하는 고3은 6~7월 동안 수행평가와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치러야 한다”며 “수행평가만 해도 30개는 해야 한다. 매주 시험에 시달려 학교는 시험 지옥이 될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의 등교 개학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토론에 참여한 공기택 동원고 교사는 등교 개학은 고3이 아닌 고1, 2에게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공 교사는 “교육부가 대입 일정을 이유로 고3 등교 개학을 추진하는데 고3은 인생이 걸려있어 놔둬도 충분히 알아서 한다”며 “온라인 수업으로 세특 등 준비도 가능하다. 정작 등교해서 배움을 시작해야 하는 것은 고1, 2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고3은 이미 1학기가 거의 지난 만큼 현실적으로 오프라인에서 1학기 활동사항을 채우기 어렵다"며 "솔직히 학원을 통해 수능 준비는 하고 있다는 것을 다 알고 있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또 “교육부가 스스로 대입부고 입시부라는 말을 증명하고 있다”며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어떻게 할 것이냐가 아니고 대학입시를 어떻게 할 것이냐를 중심에 놓고 생각한다. 12월 3일 정시 일정을 정해놓고 고교 일정을 짜고 있다”고 지적했다.

청중들도 등교 개학은 시기상조라고 입을 모았다. 

경기도 광주의 한 초등 학부모는 “현재 학교 상태는 안전하다고 마음을 놓을 수 있나”라며 “우리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는 전교생 2400명이 넘는다. 아이들 목숨을 담보로 학교 보내고 싶지 않다”고 안정적 시스템이 먼저 마련돼야 함을 강조했다.

고3 학부모 청중은 “학부모들은 대학이 인생의 50% 이상을 정한다는 믿음이 있다. 대학 잘 가야 좋은 일자리를 얻어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고3이 모두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도록 하는 방법 등을 고안하기 위해 교육부는 대학에게 올해 아이들 어떻게 선발할 것인지, 기준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의논하고 밝히라”고 말했다.

이어 “개학하면 해결될 것이라고 믿었는데 오늘 자리를 통해 치러야 할 평가 등이 엄청 많다는 것을 알았다”며 “특히 고3 개학 이후 코로나19 확진자나 접촉자가 발생하면 누가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인지 등 대책이 없는 상태에서 개학은 무리로 본다”고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이태원발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해 지난 13일에 개학하려던 고3 등 전체적 등교 일정을 한 주 연기해 오는 20일부터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박백범 차관은 지난 14일 브리핑에서 “고3의 20일 등교 수업 연기여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못박았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도 지난 15일 “현재 대로라면 고3 등교개학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 내용을 중대본에서 논의한 바 있다”고 말했다.

지난 한 주 동안 이태원발 감염 확산 특히 다수 원어민 교사가 이태원을 방문한 것으로 밝혀져 시도교육청별로 교직원 등을 상대로 연휴 기간 이태원 방문 여부를 확인하는 조사를 진행됐으며, 방문자에 대해서는 검사 후 자가격리 조치가 이뤄졌다. 이들 가운데 현재까지 확진자는 없다. 

중대본은 “이번 주말이 이번 이태원발 코로나 감염 확산에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말해 등교 개학은 다음 주에도 뜨거운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