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속 교사 "중등교원 양성 문제 많지만 교육 실습 등 질적 문제 해결부터"
현장 교사 "교과 아닌 교육학 중심으로 가야, 교대체제 문제 없어 질 하락 우려"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교원양성체제 개편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미 10년 넘게 미래 사회에 적합한 교원양성체제 개편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학령인구 감소를 체감하면서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었다. ▲교육전문대학원 도입 ▲교사대 통합 ▲커리큘럼 개편 ▲임용 절차 개선 ▲실습기간 확대 등 그동안 논의된 다양한 연구 보고서를 바탕으로 <에듀인뉴스>는 교원양성체제 개편으로 제안되고 있는 내용들이 어떤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지 3회에 걸쳐 살펴보고자 한다.

‘교원 양성 및 임용 체제 개편 방안’(김병찬 외, 2018) 연구 보고서 표지 일부 캡처.
‘교원 양성 및 임용 체제 개편 방안’(김병찬 외, 2018) 연구 보고서 표지 일부 캡처.

교대와 사대, 교직과정 등으로 나뉜 교원양성체제 개편의 한 방안으로 꾸준히 논의된 교육전문대학원(교전원) 도입에 대해 현장 교사들의 의견은 어떨까.

현직 교사들의 의견이 담긴 최근 연구 ‘교원 양성 및 임용 체제 개편 방안’(김병찬 외, 2018)에서는 찬성과 반대로 의견이 갈렸다.

찬성 의견으로는 중등교원자격 소지자 과다 공급 문제와 중등교원양성기관의 질적 격차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았다.

반대 의견으로는 시스템 전환이 아닌 운영상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즉 체제 변경이 아닌 양성 과정에 대한 질적 문제 해결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것.

또 현행 체제보다 2년 연장하는 것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을 보냈다.

연구 간담회에 참여한 한 교사는 “2+4 체제로 갈 경우 특히 초등은 2년간 교과 내용학을 중심으로 한 전공 학습이 과연 적합한 것이냐”며 실질적 효과에 대한 의구심을 표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교육실습 강조를 요구하며 최소 1년 수준으로 실습 기간 연장, 실습 전담교수 배치, 실습 학점의 전공 학점화, 수습교사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현장 “교전원 교과 중심이면 안 돼” “교대 현 체제 우수, 보완하면 돼” “양성체제 개편 아닌 임용시험, 수업 내용 개선 먼저”


보고서 밖 현장 교사들은 더 실랄한 비판을 내놨다. 

교대 교육과정과 교사 정체성에 관심이 많은 A초등교 교사는 “교전원 도입 취지나 방향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교육학이 핵심 과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대학원이 되는 만큼 교사를 연구자로 양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교과중심 교육은 초등교육 전문성을 살리지 못한다. 초등 교육학이 중심이 된 책도 별로 없다”며 “초등교육 시기에 맞는 교과를 넘어서는 교육과정을 통해 전인적인 기초기본 교육과정이 주가 되어 학습자를 성장시키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이들 발전이 포커스인데 교과 내용을 좀 더 쉽게 가르치라고 한다는 게 초점”이라며 “초등은 중등을 위해, 중등은 대입을 위해 가르친다. 이보다는 내용을 무엇으로 채울 것이냐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립 교사대 통합에 대해서도 찬성하는 의견을 냈다. 다만 교대 중심으로 통합이 되지 않으면 교과 중심주의가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

그는 “교사대 통합 필요성은 인정하나 교과주의를 벗어나려면 교대 중심으로 통합이 돼야 한다”며 “사범대 중심으로 통합될 경우 교과주의를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 시스템은 이상적으로 좋은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만약 교전원으로 간다면 교대를 6년제로 변경하는 방식이 현실성이 높고 실습 기간도 늘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교대를 6년제 교육대학원 체제로 변경하면 현재 운영하는 4년의 교대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전문성을 강화할 2년의 시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며 “2년 기간에는 수습교사제, 협력교사제 등을 운영해 학교 현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면서 개인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면 초임 기간의 혼란은 없을 것이다. 다만 이때는 일정 수준 보수가 지급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캐나다의 교원평가는 교사가 1년간 어떻게 아이들을 발전시킬지 연구계획서를 쓰고 이를 어떤 방법으로 이행했고 목표에 도달했는가를 본다. 교사를 연구자로 보는 것”이라며 “연구 역량이 수업과 평가로 이어진다고 보는 것이다. 우리도 학생의 학습과 성장과정을 질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연구자로 기르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굳이 교전원으로 체제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냐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현행 교대 체제도 우수하며 부족한 것은 개선하면 된다는 뜻이다.

일반대학 졸업 후 교대를 거쳐 초등교사가 된 B 교사는 “현재 교대의 교원양성체제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굳이 교육전문대학원으로 변경하려 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초등교사는 교사가 되고 싶어 높은 경쟁률을 뚫고 교대를 진학해 4년의 과정을 거치며 교직관에 신념이 더해지는 등 철저한 정신무장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며 “실습기간 부족은 임용 시험에 통과한 예비 교원을 대상으로 급여가 지급되는 수습교사제 등을 도입해 현장 적응력을 높이면 된다. 체제 자체를 바꾼다는 것은 다른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범대 문제는 사범대학에 대한 정책으로 풀어 가면 될 일”이라며 “교사대 통합 및 교전원 도입은 교직의 질적 저하를 가져올 것이다. 이는 학교 교육을 바라보는 부정적 시선만 더할 뿐”이라고 예상했다.

교원양성체계 개편에 앞서 임용시스템, 교육 내용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학교교육의 기본을 주장하는 C 고교 교사는 “교원양성체계를 바꾸기 위해서는 교원임용시스템 개편 및 학교 시스템 개선 방안을 우선 논의해야한다”며 “현실을 안 보고 이상만 이야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식 교육에서 멀어지는 시점에 교사가 되기 위해 임용시험을 교과 내용으로 봐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교사들에게 이야기하는 탈지식 시대와 임용 시험 내용이 맞지 않는 부분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전공에서 교과교육학이 9학점, 나머지는 교과내용학이었으나 교사가 되니까 교과 내용은 검색하면 나온다며 필요 없다고 한다”며 “그럼 대학에서 가르치지 말아야지 왜 가르치나. 스스로 교사 양성을 위해 어떤 수업이 필요한지 정의도 못하면서 교사를 양성하는 시스템을 바꾸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교육전문대학원으로 바뀐다고 바뀔 것은 없을 것”이라며 “왜 예비교사들이 노량진 강의에 의존하는지 자기 성찰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