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배 기자
지성배 기자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등교수업이든 원격수업이든 할 친구들은 알아서 해요. 문제는 학교에서 억지로 하던 아이들이 원격으로 하니 건들지도 않았다는 것이에요. 어른들도 다 알고 있지 않나요?”

지난주에 만난 중3 학생이 나에게 되물었다. 나는 답을 하지 못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그린 스마트 스쿨’을 교육계 뉴노멀로 제시했다.

이어 17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 사업계획’을 발표하며 1단계로 2021년부터 5년간 총 15조5000억원을 들여 40년 이상 경과된 노후건물 중 2835동을 미래학교로 조성한다고 알렸다.

1학기 코로나19로 인한 학교 상황을 간접적으로나마 두 눈으로 확인한 한 사람으로서 교육부의 발빠른 행보에 박수를 보낸다.

그런데 뭔가 허전하다. 빠진 것 같다. 왜 그럴까.  

코로나19가 닥치며 원격수업으로 전환했지만 와이파이 등이 안 돼 불편함을 호소했던 모습. 정부의 발표에 따라 계속해서 수정해야 했던 학사일정, 재택근무로 전환한 교사들이 활용한 41조 연수의 적합성, 긴급돌봄 시행으로 인한 교사와 돌봄사들의 갈등, 첨예하게 대립한 학교 공무직과 교사들이 이야기, 교사만을 대상으로 한 급식제공 불가, 수업이 끝나도 아이들을 몰아 넣고 급식을 제공해야 하는 학교...

지난 3개월의 학교는 하나하나 짚어내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은 내용적 측면(콘텐츠)의 문제가 발생했다.

또 순차개학하고 보니 학습이 전혀 되어 있지 않아 다시 가르치는 교사들, 하루 일과를 수행평가에만 매달릴 수밖에 없는 교사와 아이들, 마스크를 쓰고 수업하고 수업 받으며 고통 받는 교사와 학생들...

원격수업을 하면서 또 순차적 등교개학이 이뤄지며 이전과 다른 체제로 바뀌고 있는 학교는, 지금, 제대로 된 길을 가고는 있는 것일까.

한 중학교 교장은 “교사들이 등교한 아이들의 학습 능력을 살펴보니 원격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돼 다시 수업을 하고 있다”며 “같은 일을 세 번 반복하고 또 다시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등 학교의 모습이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학교의 본질은 겉모습(플랫폼)을 바꾸는 것이 아니다. 

학교의 역할은 혼란의 시대에도 교육 내용을 따라가지 못하는 아이들을 앞에서 이끌고 뒤에서 밀어주는 교사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적어도 교사들은 그렇게 믿으며, 오늘도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교육부는 코로나19 상황에서 그 약속을 진정으로 지키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99%에 육박하는 원격수업 참여율 수치만을 믿고 달려가는 것은 아닐까. 앞서 언급한 학생의 이야기를 정말 듣지 못한 것일까.

PISA 학업청취도가 계속해서 떨어진다고 지적하는 상황에서도 아이들의 행복도는 올랐다며 모른 척 하는 사람들. 그 아이들이 행복하다고 한 진실된 이유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답을 줄 수 있을까.

노후 학교를 미래학교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교육부는 원격수업으로 진행하면서 학교 현장에 어떤 혼란이 닥쳤는지, 아이들에게 가르친 것이 무엇이고 무엇이 부족했는지를 먼저 파악해야하는 것은 아닐까.

원격수업 참여율 98%가 넘는다는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다. 플랫폼을 고쳐나가기 전에 콘텐츠에 대한 점검이 우선 이뤄져야 할 것이다. 다 알고 있는 어른들이 모른척,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