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 교수 칼럼] 주민자치라니, 오가작통법과 인민위원회로의 퇴행일 뿐.
[김성진 교수 칼럼] 주민자치라니, 오가작통법과 인민위원회로의 퇴행일 뿐.
  • 황윤서 기자
  • 승인 2021.05.22 0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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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민주주의가 아닌 잡초 무성한 '인민독재'
주민자치기본법 발의는 "입법과잉이며 입법독재"
퇴행적인 쇠퇴도상국을 벗어나는 길은 '정명(正名)'
부산대 김성진(한문학과)교수.
부산대 김성진(한문학과)교수.

 

[에듀인뉴스=황윤서 기자] 

지난 1월 27일에 더불어민주당의 김영배의원을 대표발의자로 하는 주민자치기본법이 국회에 발의되었다. 이와 함께 지방자치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5건의 연계법안이 발의되었다. 21세기에 오가작통법으로 백성을 통제하고 상호감시하게 했던 조선시대로 퇴행하려는 반문명적 굿판이 여의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주민들에게 끔찍한 악몽일 수밖에 없었던 4.3사태와 6.25동란 당시의 인민위원회가 주민자치라는 허울 좋은 이름을 내걸고 또아리를 틀기 시작한 셈이다.

이미 지방자치법이 있는데, 주민자치라니. 그야말로 옥상옥이요, 주민자치를 빙자한 체제전복촉진법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야말로 공자가 말한 교언영색(巧言令色: 교묘히 꾸며대는 말과 아첨하는 낯빛)의 전형적인 예이다. 공자는 교언영색을 잘하는 사람들 중에 어질고 덕망있는 사람이 드물다고 했다. 2,500여년 전에 공자는 이미 정치꾼들이 저지르는 사악하고 간교한 술수를 경계했던 것이다.

 

풀뿌리민주주의가 아닌 잡초 무성한  '인민독재'

김영배의원은 마을민주주의와 풀뿌리민주주의의 실현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마을민주주의는 무엇이고, 또 풀뿌리민주주의는 자유민주주의와 어떻게 다른가? 마을에 적용되는 민주주의는 지방자치법에서 지향하는 민주주의와 별개의 것인가? 

풀뿌리민주주의라고 하니 그럴싸하게 보일 법도 하지만, 풀이 무성하면 야채나 과일은 제대로 자라지도 못하고 결실을 맺기도 힘들다. 버섯은 독성이 강할수록 외양이 화려한 것처럼, 사악한 의도가 있는 악법일수록 이름과 명분이 그럴싸해보이는 법이다. 이들은 대학시절부터 그저 보고 들은 것이라고는 북한의 인민위원회와 무상급식, 협동농장, 오호담당제 등밖에 없다 보니, 주민자치라는 외투를 입혀 인민위원회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지방자치제가 부활되었을 당시, 지방의회 의원은 무보수의 명예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들이 받는 세비도 세비려니와, 그 권력이 점점 비대화되면서 온갖 갑질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그러다보니 심지어 구군의회 폐지론까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이제 그런 완장부대를 3천여개의 읍.면.동에까지 확대배치하겠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잡초만 무성한 인민독재국가를 만들겠다는 발상이 아니고 무엇인가? 

아파트가 도시형 주거형태로 자리잡기 전인 유신시대에 반상회라는 것이 있었다. 반상회에 불참하면 벌금을 내기도 하고, 공무원들이 반상회에 참석하는 경우도 있었다. 근래에는 반상회가 아파트주민회의로 바뀌었는데, 워낙 참여율이 낮으니 아주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아파트주민회의는 성원 자체가 어렵다. 그런데 그런 식의 회의를 아예 법제화하겠다는 것이다. 

 

주민자치기본법 발의는 "입법과잉이며 입법독재"

주민자치기본법이 법제화되면 읍.면.동의 주민총회가 행정사무의 위임과 위탁, 주민감사와 조례 발안 등 청구권 결정, 국.공유재산 활용계획 심의, 주민세율 및 부담금 신설 제안 등처럼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공적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주민자치회에는 사무국이 설치되어 주민총회의 결정 및 위임사항을 집행할 수 있고 지방자치단체의 행.재정 지원이 의무화된다. 

더구나 주민자치기본법상의 주민총회에는 거주자뿐 아니라 해당주소지에서 일하거나 배우는 사람도 주민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요컨대 조직력이 강한 전교조나 민노총과 같은 좌익 집단이 전국의 주민총회를 장악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려 하는 것이다. 이것이 북한식 인민위원회가 아니고 무엇인가. 김영배의원등은 북한식의 협동농장이라도 만들겠다는 것인가?

주민자치기본법의 발의는 전형적인 입법과잉이며 입법독재 행태이다. 압도적 절대과반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집권세력이 무엇이든 자신들이 마음만 먹으면 빵 구워내듯 법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오만과 편견에 사로잡혀, 읍면동 주민총회에 기대어 영구집권을 노리고 있다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법이란 물 수(水)에 갈 거(去)가 붙은 한자의 뜻처럼, 물처럼 흘러가는 상태가 최선이다.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는 말이 있듯, 대부분의 사람들은 법을 의식하지 않고 생활을 한다. 개개인이 이성적이고 상식적인 판단의 틀 위에서 일상생활을 영위해도 전혀 불편함이나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 사회가 문명국가인 것이다. 

잘못된 이념바이러스에 감염된 자들은 자신들의 편견에 반하는 법과 제도는 무시하면서, 몽상적인 법과 제도로 온 국민을 옭아매려 한다. 인류는 지난 백여 년의 역사를 통해, 공산.사회주의가 관념적 공정과 허구적 공평에 불과하다는 것을 입증해 보였다. 북한처럼 국호에조차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나라들은 한결같이 가난과 폭압정치에 시달리고 있다. 더 이상 무슨 논리가 필요한가. 소련의 붕괴로 대표되듯 전 세계 공산.사회주의는 몰락하고 있는데, 유독 대한민국에 기생하고 있는 좌편향적 인사들만이 여전히 음침한 독버섯군락지 속에서 서민대중을 유혹하고 있다.

 

퇴행적인 쇠퇴도상국을 벗어나는 길은 '정명(正名)'

주민자치기본법의 발의는 대한민국이 퇴행적인 쇠퇴도상국으로 가는 신호탄이다. 국가의 조직과 경영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모든 조직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사람의 몸과도 같아, 단 하나의 조직이라도 유기적인 연계성과 통일성에서 벗어나면 곧 반신불수처럼 되기 마련이다. 주민자치기본법은 3천여개의 읍면동이 주민자치라는 미명하에 핵분열하거나, 아니면 완장 찬 홍위병들이 날뛰는 북한식 인민위원회로 향하도록 만드는 이정표와 같은 것이다.

문재인대통령은 취임 초기 한반도운전자론을 제시한 바 있다. 문제는 대통령이 4년 내내 한반도운전은 고사하고 후진기어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는 데 있다. 세상에는 개발도상국이 있는 것처럼 쇠퇴도상국도 있을 터인데, 문재인정권하의 대한민국이 곧 쇠퇴도상국의 처지에 놓여져 있는 셈이다. 탈원전정책, 태양광발전, 남북군사합의, 공수처강행, 정치방역, 법치파괴 등등. 하는 일마다 나라 망치는 일뿐이니, 탄소중립을 외칠 것이 아니라 기어를 중립에 놓고 다음 운전자를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 나올 법하다.

대한민국이 퇴행적인 쇠퇴도상국의 신세를 면하는 길은 곧 정명(正名)이다. 입으로만 공정과 공평, 정의를 말하지 말고, 법과 제도에 붙여진 이름 그대로 명실상부하게 될 수 있도록 정명을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임금은 임금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아비는 아비답게, 자식은 자식답게 행해야 한다는 신라향가인 <안민가>의 내용처럼, 그 지위와 직책에 맞도록 행동해야 한다. 법의 이름이 법의 내용에 부합되어야 한다.

대통령은 국토를 수호하고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하며, 대법원장은 법치주의수호자로서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 헌법재판소장은 헌법수호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 국무위원들과 국회의원, 교육자, 종교인 등등은 모두 그 이름에 맞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그런데 대통령이 K방역이란 말에 취해 세계 10위의 경제강국 대한민국을 백신후진국으로 만들고, 대법원장은 공직선거법을 무시하고 선거소송을 뭉개면서 거짓말의 명수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헌법재판소장은 헌법이 아닌 정권을 지킨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앞장서 공직선거법을 무시하고, 야당은 그 많은 4.15불법부정선거의 증거들을 애써 외면한다. 교육이란 이름으로 교육을 망치고, 주민자치의 이름으로 인민위원회통치를 하려 한다. 종교인이 이단 운운하면서 종교탄압의 빌미를 제공하고, 여성가족부가 가족제도를 무너뜨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지난 문재인정권 4년 동안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 되어버렸다. 전진할 수 없다면 그 자리라도 지켜야 할 것 아닌가. 후진기어 넣은 채 가속페달 밟지 말고 쇠퇴도상에 있는 대한민국을 제발 정상으로 되돌려 놓으라. 정명이 곧 답이다.

 

◇ 김성진 교수는?

⊙부산대 국어국문학과 학• 석•박사(문학박사)
⊙전 부산대 인문대학장
⊙2018년 부산시교육감 범보수단일후보
⊙ 1984년 부산 금성고 교사로 시작으로 부산여상, 덕문여고 교사를 거쳐 1992년부터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황윤서 기자  tgreenk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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