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초등 보건교과서 10년 만에 수정...교육감協 "교육청 자율" 결정
[단독] 초등 보건교과서 10년 만에 수정...교육감協 "교육청 자율" 결정
  • 지성배 기자
  • 승인 2020.01.1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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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제70회 총회서 학교 자율 결정
보건교육포럼 "서울·경기 교과서 언제든 사용할 준비 마쳐"
경기도교육청 "교육감 권한, 행정 절차 등 내년 3월 사용 가능"
서울시교육청 "교육부 방침 나와야, 교육감 의사에 따라 진행"
지난 2009년 서울시교육감이 인정한 초등보건교과서.(사진=지성배 기자)
지난 2009년 서울시교육감이 인정한 초등보건교과서.(사진=지성배 기자)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초등보건교과서 수정을 학교자율에 맡기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현재 보건교과서를 인정한 서울·경기·대전·부산·경남 등 5개 교육청은 자체 수정 작업에 착수하면 된다. 이 중 경남을 제외한 교육감들이 수정동의 의사를 밝혀 전국적으로 수정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협의회)는 지난 13일 강원도 속초에서 제70회 총회를 열고,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12월 공식적으로 논의를 요청한 ‘초등 보건 인정도서 수정’ 관련 안건을 이같이 처리하고 더 이상 협의회 차원에서 논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창의적체험활동을 통해 진행하는 보건수업은 기존 교과를 활용해 진행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학교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존 교과를 활용한다는 것은, 현재 운용하는 2015 교육과정에 고시된 교과를 활용해 보건수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국회는 지난 2007년 학교보건법을 개정하면서 초중고 모든 학생들에게 체계적으로 보건교육을 하도록 시수, 도서를 정했다. 이후 2008년 초등 5‧6학년, 중‧고교 1개 학년에서 보건교사가 17차시 이상 보건교육을 하도록 교육과정을 고시하면서 시도교육청 인정도서로 보건교과서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초등 보건교과는 2009 교육과정과 2015 교육과정에서 인정받지 못해 보건수업은 법률로만 존재할 뿐 과목이 없다. 이에 학교는 창의적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해 17차시 보건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과정 고시가 없다보니 교과서 수정 및 개정 역시 2009년 이후 진행되지 않았다.

이같은 상황 속에 보건교육포럼 등은 지속적으로 시도교육청에 수정 및 개정을 요청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지난 9월 보건교육포럼과의 간담회에서 “인정도서 제정 및 수정은 교육감 권한”이라며 “학생들의 학습권을 위해 보건교과서 수정을 바로 허용하겠다”고 밝혔다.(관련기사 참조)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수정 신청이 있을 경우 당장 해당 절차를 밟을 것”이라며 “내년 3월부터 현장에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우옥영 이사장은 “이미 서울시 인정 교과서는 수정을 완료했고, 경기도 인정 교과서는 90% 완료한 상태”라며 “바로 교과서 수정을 신청해 내년 3월부터 현장에서 활용하는 데 문제가 없도록 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경기도교육청과 우옥영 이사장의 말을 종합하면, 경기도의 경우 내년 3월에는 학교 현장에서 수정된 초등 보건교과서를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6월 교육부는 기 인정된 교과용 도서의 경우 수정 보완은 교육감 위임사무임을 명백히 한 내용의 공문을 (사)보건교육포럼과 서울시교육청에 보냈다.(자료=(사)보건교육포럼)
2019년 6월 교육부는 기 인정된 교과용 도서의 경우 수정 보완은 교육감 위임사무임을 명백히 한 내용의 공문을 (사)보건교육포럼과 서울시교육청에 보냈다.(자료=(사)보건교육포럼)

반면 서울시교육청은 보건교과서 수정에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이다. 서울은 지난해 6월 교육부로부터 교육감 위임사무라는 공문을 받고서도 협의회에 해당 안건을 논의해달라고 요청, 보건교사들로부터 “의도적인 지연행위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도 했다.

협의회 결정 이후 기자와의 통화에서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협의회에서 아직 관련 자료를 받지 못했지만, 결과가 그렇다면 교육감 의사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면서도 “교육과정 고시가 없다는 이유로 교과서 수정에 난색을 표하는 교육부 정책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인정교과서 심의위원회 개최 등 관련 행정 절차로 인해 올해 3월 당장 사용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며 “2022년 교육과정 개정도 예고돼 있는 만큼 교육부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로부터 교육감의 위임사무임을 밝힌 공문을 받고서도, 교육부 방침이 최우선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옥영 이사장은 “그간 의도적인 지연행위를 한 서울시교육청이 그들이 요구한 시도교육감협의회의 결과를 받고서도 수정 절차를 밟지 않는다면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서울시교육청이 아이들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정책을 추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09년 서울시교육청이 인정한 보건교과서는 이미 수정을 완료한 상태라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게 준비해놨다"며 "당장 수정 작업에 착수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6월 (사)보건교육포럼과 서울시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기 인정된 인정도서의 인정 취소 절차가 없었다면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역량, 내용 등을 반영하기 위한 수정·보완 등 관련사항은 교육감이 판단해야 할 사항”이라며 교육감 위임사무임을 명백히 한 바 있다.

우 이사장은 "교육부가 개정은 불허하지만 교육감 판단으로 수정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명백히 한 것"이라며 "서울시교육청의 입장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한편 본지 취재 결과 회의회 총회에서는 6개 교육청이 부동의, 7개 교육청은 동의, 나머지 3개 교육청은 부분동의 및 수정동의 의사를 밝혀 과반 이상이 수정 필요성을 인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정도서를 발행하는 서울·경기·대전·부산·경남 등 5개 교육청 중 경남을 제외한 모든 교육청이 수정에 동의하는 입장을 냈다.

지성배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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