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 코로나19 확산으로 유초중고 개학이 3주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으며, 대학은 개학 연기와 함께 코로나19 종식까지 온라인수업으로 전환했다. 방학과 입시 일정 등 이유로 수업일수 축소 없는 더 이상의 개학 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수업일수 축소는 수능 등 재수생과 고3생 간 역차별 우려도 있어 쉽게 결단할 문제는 아니다. <에듀인뉴스>는 교육계가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변화를 촉진하는 기회로 작동하길 바라며 좌담 ‘코로나19가 가져온 개학연기와 온라인수업 그리고 미래교육’을 준비했다. 기획 의도에 맞게 좌담은 지난 8일 오후 8시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방송은: 유튜브와 에듀인뉴스에서 2020 에듀인뉴스-온라인수업과 미래교육 관련 좌담회를 검색하면 가능하다.

참석 : ▲사회 : 정성윤 에듀인뉴스 논설위원(대구 중앙중 교장, 구글 크리에이터) ▲패널 : 이주호 전 교육부장관(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조기성 스마트교육학회장(서울 계성초 교사)/ 함진호 학습혁명포럼 회장(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전문위원)/ 홍진우 대구 심인고 교사 정리: 지성배 기자

왼쪽부터 함진호, 이주호, 조기성, 홍진우
왼쪽부터 함진호, 이주호, 조기성, 홍진우

"등교하지 않는 개학 고민 서둘러야, 개학 후 확진자 발생 시 매뉴얼 준비를"

▲코로나19로 인한 학교 개학연기를 어떻게 생각하나. 언제까지 연기할 수 있다고 보나.

이주호=이미 3주 연기해 더 이상 연기는 여러가지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온라인 학습 등을 통해 학생들이 개학을 하더라도 등교하지 않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물론 한번도 해보지 않은 것이라 다양한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이번 코로나19 위기를 계기로 등교하지 않고도 좋은 학습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학교폭력이 큰 문제가 되었을 당시 대책위원회가 총리 산하에 만들어져 범정부 차원으로 대응했다. 여러 정부부처 도움이 필요하다. 하루 빨리 총리 산하에 TF팀을 만들어 정리해야 한다.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설 때가 됐다.

함진호=개학을 하게 되면 또 다른 상황이 다시 발생할 것이라 본다. 현재 남은 2주의 시간을 잘 활용해 미리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오늘 온라인으로 좌담을 하지만 준비하는 과정 쉽지 않았다. 학교 환경은 더 열악할 것이다. <에듀인뉴스>에서 이번 좌담도 처음에는 대면으로 기획했다가 상황에 맞게 온라인으로 변경했다. 이 과정처럼 여러 대안들이 나온다면 학교 교육현장에도 활기를 줄 수 있을 것이다.

조기성=정말 예측하기 어렵다. 계속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의심환자가 나오고 있다. 확진자 증가가 없고 치료약이 개발된다면, 개학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확진자가 줄어든다고 서둘러 개학하면 자칫 학교를 매개로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

홍진우=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 증가 추세를 보면 23일 개학은 어렵다고 본다. 확진자 정체나 감소 시점이 개학 논의의 분수령 될 것이다. 그러나 개학 이후 학교 내 확진자가 생겼을 경우 매뉴얼 등이 아직 준비 안 되어 있다. 매뉴얼이 먼저 준비돼야 개학이 가능하며, 이 기간 온라인수업 등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

▲전국 모든 유초중고 개학이 3주 연기됐다. 시도교육청들은 교사에게 온라인수업을 진행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어떻게 생각하나. 교육계에 변화가 올 것 같은데. 코로나19가 교육계에 미칠 긍·부정을 예상한다면.

이주호=등교는 힘들지만 개학을 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대학의 경우 개강 후 온라인수업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그렇지만 교수 가운데 1% 미만 만이 온라인수업을 해봤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교수들도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대학 자체로 교수가 온라인학습을 책임질 수 있도록 전문적인 팀에서 지원하거나 규칙 등을 바꾸고 있다.

대학은 온라인수업을 20%까지 인정한다. 그래도 3주 이상은 못 넘긴다. 이번 학기에 한시적으로 20%를 넘어도 되도록 정부가 융통성 있게 발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초중등에서도 이런 노력이 필요하다. 교사들이 온라인수업을 할 수 있도록 법규, 규칙 등을 한시적으로라도 풀어야 한다. 관계 부처 등이 머리를 맞대야 하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TF팀을 만들어 대응해야 한다.

조기성=3주는 말 그대로 개학 연기다. 수업일수와 수업시수에는 변화없이 방학을 줄이는 것이다. 그럼에도 온라인수업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3주로 끝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준비기간을 두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만약 개학연기가 장기화하면, 어쩔 수 없이 수업일수와 시수를 줄이겠지만 온라인수업이라는 방법도 함께 사용해야 한다. 중국은 온라인수업을 실시간 수업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못 할 이유는 없다.

학교 수업이 지금까지 오프라인으로만 진행되었지만 이제는 시간과 공간을 넘어 학습 할 수 있는 기술 및 기반이 갖춰져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교사들이 원하든 원치 않든 온라인수업이나 실시간 화상수업을 경험할 수가 있게 된 것이다. 긍·부정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교사와 학생들이 일단 새로운 것을 알게 된 것에 의미를 둘 수 있다.

홍진우=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수업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에 대한 화두가 던져진 것이다. 갑작스레 닥친 상황이지만, 어떤 형태의 온라인수업을 어떤 방식으로 운영해 수업일수나 시수를 어떻게 인정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들을 아직 매끄럽게 해결하지 못해 우려된다.

이주호=위기상황이다.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이 있다. 대학처럼 시수를 허용한다거나 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이 사태가 종료된 다음에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교육이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 법제화하는 단계로 가야 한다. 교육부를 넘어서는 결정을 해야 할 것이다. 재차 말하지만 총리 산하에 TF를 구성해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온라인수업 체제 구축 기술은 충분, 학교에 맞는 표준 마련해야" 

▲온라인수업을 하기 위한 기술은 어느 수준까지 와 있다고 판단하나.

조기성=지난 10여년간 스마트 수업을 하면서 새로 나오는 대부분의 솔루션을 사용해 봤다. 일단 실시간 화상수업은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온라인수업은 실시간 수업도 있지만 과제를 주고받고 자료를 찾고 기존에 제작된 학습 도구를 학습하는 방식도 있다.

교사들이 익숙한 원격연수 방식도 있다. 지금도 온라인수업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이 갖춰져 있다. 수업 속에서 학생들 데이터가 쌓이면 분석을 통한 맞춤형 수업이 가능해진다.

함진호=기술은 이미 다 개발돼 있다. 기업체에서도 이미 쓰고 있다. 그러나 학교는 기업체와 달리 학교에 맞는 표준을 마련해야 한다. 또 회사는 전문가가 있어 문제가 생기면 바로 해결할 수 있지만 학교는 어렵다.

수업은 중간에 조금만 끊겨도 전체 효과가 낮아질 수 있다. 각각의 기술보다 기술이 적용될 때 생길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할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학교마다 기계의 성능이 다르면 상호 연동이 안 될 것이다. 기술은 있다. 다만 기술을 쓸 수 있게 고민해야 한다. 기술이 되니까 쓰라고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온라인수업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또 어떤 단점이 있나.

홍진우=장점은 오프라인 교육에서 할 수 없는 것을 상쇄하고 보완하는 것이다. 산간벽지, 농촌지역 등 학생들에게 유명한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보여주고 싶어도 실제로 데려가긴 어렵다. 그러나 기술과 온라인수업의 힘으로는 가능하다.

물리적 장애 극복은 물론 교사와 학생들 간 교수학습도 잘 이뤄지면서 그 기록이 온라인상에 그대로 남는다는 게 장점이다. 또 피드백과 평가가 프로그램 안에서 이뤄질 수 있게 플랫폼이 개발되어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단점은 다양한 플랫폼 중에 교사의 의도대로 선택해 사용하는 것이 맞겠지만, 교사마다 플랫폼 차이가 있을 경우 학생들은 혼란스러울 것이다. 또 어떤 것은 수업으로 인정받고 어떤 것은 못 받을 수 있는데, 이 논의가 아직 덜 됐다. 이 부분이 해결되면 온라인 수업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조기성=장점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다는 것이다. 또 학생들 수준에 맞게 학습할 수 있고 데이터가 저장되기도 한다.

하지만 오프라인수업이 가진 사람들과의 관계가 없다. 인간이라는 단어의 뜻이 사람과 사람이 함께 하는 것인데 함께 뛰어 놀고 생활하면서 함께 체온을 느끼며 지내는 인간관계가 없다.

그래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온라인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고 개별화 학습은 학교 공간에서도 가능하게 해야 한다.

학교라는 공간에서도 각자 다른 학습을 할 수 있고 또 협업 학습이 가능하고 문제해결을 함께하고 함께 뛰어 놀 수 있는 온·오프가 함께 하는 학교 모델이 내가 설계해놓은 모델이다. 실제 우리 학교에서도 오프라인 교실에서 온라인을 함께 활용하면서 수업을 하고 있다.

이주호=기술적인 부분이 해결해줄 수 있는 게 많지만 교육은 교사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결국 상호 보완적이라 생각한다. 온라인만으로, 에듀테크만으로 모두 대체되지 않는다.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가르치느냐와 어떻게 가르치느냐다. 무엇을 가르치냐는 기술 발전으로 개별화 수업은 가능하지만 기본적으로 지식에 관한 것만 해줄 수 있다. 암기하고 이해하는 정도다.

중요한 것은 지식을 응용하고 분석·평가하고 창조해나가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이는 교사의 몫이다. 에듀테크를 현장에 도입해도 교사를 대체할 수 없다. 교사들의 역할을 높은 수준의 역량을 기르게 하는 쪽으로 전환하는 데 도움 되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오전에 교실에서 아이패드를 활용해 온라인으로 수업하고 오후에는 스포츠, 토론, 체험 등 하이터치 방식으로 바뀐다. 하이테크를 활용한 수업과 교사들과의 인간적인 접촉을 강화하는 하이터치가 결합돼야 좋은 교육이 된다. 궁극적으로 교사의 역할을 바꾸는 데 목표를 둬야 한다.

"온라인 수업 두려움 벗고 도전해야"

▲오프라인에서 수업하는 것과 온라인 방송을 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교사들의 현실적 어려움은 무엇인가.

조기성=예전의 실시간 화상수업이라면 특별한 단말기에서 특별한 기술이 필요했다. 하지만 현재 시스템들은 누구나 잠깐만 사용방법을 익히면 쉽게 진행할 수 있을 만큼 기술이 발달했다. 교사들의 현실적 어려움은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대한 두려움이다. 대한민국 교사 수준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두려움을 갖지 않고 과감히 새로운 것에 도전해볼 필요가 있다.

홍진우=학교 내에서 교사들 간에 온라인 수업에 대한 온도차가 크다. 교사들의 능력도 달라 멀리하고자 하는 경시 등 태도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 학교 관리자가 구성원을 잘 다독여 이끌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1년간 고3 수업을 온라인으로만 한다면 힘들 것이다. 고3의 경우 진학상담 등 관리 측면도 많기 때문이다. 온라인 수업만으로는 어렵다. 교사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엄청 걱정할 것이다.

▲코로나19로 가장 직격탄을 맞은 대구 교사들을 주축으로 학교가자.com과 온라인배움교실.com 등을 오픈해 학생들의 학습을 돕고 있다. 교사들의 이같은 움직임을 평가한다면.

이주호=교육에 희망을 보는 반가운 소식이다. 교사들의 역량 잘 보여주는 것이다. 역시 한시적 허용 등으로 개별 교사들에게 자율권을 더 주고 해결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

교사 입장에서 전에 해보지 않은 것을 갑자기 하는 것이라 두려움과 걱정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할 수 있다는 환경 조성 및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대구 학교의 경우 국가차원에서 집중 지원하는 방식 등으로 좋은 사례를 만들길 바란다. 온라인수업 활성화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

조기성=학교가자.com, 온라인배움교실 등에 대구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교사들도 함께 참여하고 있다.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이런 사이트를 만든 이유는 온라인수업이나 학급에 익숙하지 않은 교사들이 쉽게 접근하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또 그보다 우리 학생들을 위한 마음으로 시작을 했다. 나도 미약한 힘을 보태고 있긴 하지만, 참여하는 교사들께 응원과 격려를 해주면 교사들이 힘을 더 내서 더 좋은 콘텐츠를 공유할 것이다. 학생들을 위한 일이다. 응원해 달라.

홍진우=학생들의 수업을 지원하는 교사들의 움직임에 큰 박수를 주고 싶다. 단시간 내에 사이트를 완성해 낸 것에 감명 받고 고무적이었다.

다만 첨언 드리면 수업 참여를 확인 및 점검하는 플랫폼과 접목한다면 좀 더 완성도 높은 사이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중등에서도 이런 사이트가 운영돼 학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온라인수업이 되길 바란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등에서 위두랑, e-학습터, 디지털교과서 등으로 교사들의 온라인수업을 돕겠다고 한다. 현재 기관에서 운용하는 시스템은 어떤 장단점이 있나.

홍진우=프로그램을 접해보니 콘텐츠 운영 주체 등이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집중돼 있다. 효용성은 좋다. 경남지역에서는 다음 주부터 초중학생 대상으로 위두랑과 디지털교과서를 바탕으로 온라인학습을 한다고 들었다.

고등학교 같은 경우 직접적 연계가 안 돼 아쉽다. 수업 차이 때문이라 느꼈다. 초등은 한 교실에서 수업이 가능하고 수업도 학생들의 흥미나 재미를 중심으로 할 수 있는 반면, 중학교로 넘어가면 자유학기제와 절대평가, 고등학교는 상대평가 입시체제이다 보니 콘텐츠를 다 담아내기에 아직은 조금 부족한 것 같다.

콘텐츠가 보완돼서 온라인공동교육과정, 온라인 학교 등을 넘어서는 좀 더 큰 틀에서 구축되면 더 좋을 것으로 본다.

조기성=말씀하신 시스템 모두 조금씩은 관여하고 있어 장단점을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학교에도 수업을 위한 인프라 즉 무선 인터넷이 원활하게 전 교실에 도입된다면 학생들과 위에서 말한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융합된 수업을 할 수 있다.

위두랑, e학습터, 디지털교과서 등은 그런 수업을 위한 기초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민간에도 좋은 학습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서로 장점을 흡수해 더 좋은 시스템으로 발전하리라고 생각한다.

유튜브 생방송 화면 캡처.
유튜브 생방송 화면 캡처.

"우리교육에 우리 것 활용 인식이 가장 큰 장벽"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에도 온라인수업을 돕는 프로그램이 있다. 공교육에 들어왔을 경우, 가장 큰 장벽은 무엇인가.

조기성=우리 교육에는 우리 것을 활용해야 한다는 인식이 가장 큰 장벽이라고 생각된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시스템은 글로벌 회사의 제품이다. 우리 아이들은 이미 글로벌 시대에 살고 있어 글로벌 시스템을 쓰는 것은 당연하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우리만의 더 좋은 시스템을 개발해 오히려 글로벌로 수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아이들은 글로벌 세계에 살아야하는데 글로벌 제품을 못 쓴다는 게 이해되나. 글로벌 시대에 맞게 함께 활용할 수 있게 교육되어야 한다.

10여년 전에 삼성전자를 도와 만들었던 스마트스쿨 시스템에는 구글이나 MS에서 활용되고 있는 솔루션이 다 구현되어 있었다. 그때 무료로 정책을 펼쳤다면 글로벌 기업보다 훨씬 더 앞서갈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홍진우=개별적으로는 가능하지만 단위학교 내에서 여러 교사가 여러 형태의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은 장벽이 될 것이다. 학생들은 개별 교사의 플랫폼에 적응해야 하고, 교사들도 자기 것을 고집하면 교수학습자체가 어렵다. 교사들의 융합과 협력 또한 힘들다. 학교마다 일관된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급선무고 공교육에서 가장 필요한 측면이다.

이주호=에듀테크 생태계를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가 중요 과제일 것 같다. 글로벌 기업과 정부주도 기관, 민간업체가 함께 경쟁하면서 좋은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냐의 문제이다.

주목해야하는 것이 사교육이라고 치부해왔지만 기술의 발전은 사교육 시장이 에듀테크 시장으로 전환하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외국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해야 한다.

정부가 직접 에듀테크 관련을 제공해야 한다는 관념을 탈피해야 한다. 외국 기업과 경쟁하려면 공공보다 민간에서 치고 나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에듀테크 생태계는 크게 디바이스, 네트워크, 플랫폼, 콘텐츠가 있다. 우리나라 상황에서 보면 모든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주자로 나설 수 있다. 이렇게 좋은 환경이나 디바이스, 소프트웨어가 학교 안으로 못 들어가는 게 현실이다.

교사들에게 바우처를 주고 활용하게 하면 좋겠다. 플랫폼은 학교 단위로 구입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재정지원만 하면 된다. 민간 에듀테크 기업들이 학교와 적극적으로 협업해 하이테크 학습에 선두로 나서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학부모의 지적처럼 특히 부유한 가정에서는 이미 많은 에듀테크나 온라인 학습을 받아들이고 있는데 저소득층 아이들의 경우 잘 안 될 수 있다. 그러나 그대로 방치하면 교육격차가 훨씬 벌어질 것이다.

교육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도 학교가 적극적으로 기술을 받아들여야 한다. 코로나19 위기가 위기에서 멈추지 말고 학교현장에서 최신 기술이 적용될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정부는 지원만, 직접 에듀테크 관련 제공 관념 탈피해야"

▲보안 문제로 인해 민간기업의 교육계 진출이 어렵다. 학습 편의를 돕고 능률을 올리는 시스템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일명 에듀테크 기업이라 불리는 이들과 교육부는 어떤 관계를 가져가야 할까. 

함진호=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외국 기업의 잘 준비된 것들을 사용할 수 있어 한편으론 고맙다고 생각한다. 단지 수업을 받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수업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가공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은 이 데이터가 개별 서버로 가고 있는데, 데이터를 분석해 학생들이 무엇을 잘 하고 전체적 수업은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등 피드백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나라 같은 규모의 경제와 기술력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학교에서는 중요한 데이터에 준해 네트워크가 운용되고 있다. 지금도 학교장 재량 하에서 자유롭게 쓸 수 있긴 하다. 하지만 학교장들이 자유롭게 쓰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도 현실이다. 개선이 필요하다.

이주호=학교, 교사가 구입을 결정하고 정부는 지원해야 한다. 제품은 해외 것이든 국내 것이든 공적기관 것이든 사기업 것이든 사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줘야 발전할 수 있다.

학교 입장에서 당장 하루이틀 만에 에듀테크 제품을 보고 선택하는 게 쉽지 않다. 써봐야 아는 것 아닌가.

최근 영국에서는 교육산업을 집중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이에 맞춰 정부가 에듀테크 상품을 지원하고 학교현장에서 시행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교사들의 반응이다. 영국은 캠브리지, 옥스포드가 있는 전통적으로 교육이 강한 나라다.

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가 교육 강국이다. 우리가 영국처럼 못 할 이유는 없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에듀테크를 키우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조기성=교육은 정부제품과 교과서로만 해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너무 구식이다. 현재도 에듀테크 기업들이 좋은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고 나는 그 기업들에게 자문을 해주는 등 도와주고 있다. 에듀테크 기업들이 좋은 제품을 만들면 결국 혜택을 보는 것은 교사와 학생이다.

의사를 예로 들면, 기술이 발달하면 진단을 더 정확히 하고 고칠 수 있는 병이 더 늘어난다. 기술이 발달해서 의사 수가 줄었나. 아니다. 전문의와 전문의 안에서 또 전문분야가 생겨 결국 의사 수는 늘었다.

에듀테크 역시 교사들이 학생들을 더 정확하게 알수 있고 그로 인해 학생들의 여러가지를 도울 수 있다. 기술이 발달한다고 교사 수가 줄어드는 것이 아닌 교사들의 전문성이 더 강화되는 것이다.

우리학생들이 사회에 나가면 활용할 기술들을 학교에서부터 활용하는 것은 당연한 교육자들의 책무가 아닐까 싶다.

▲온라인수업 역시 미래교육의 한 모습일 수 있다. 하지만 기술적 시스템만으로 미래교육을 이야기할 수는 없다. 미래교육의 방향은 무엇이라고 보나. 그 속에서 기술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또 기술을 바라보는 교육 당국의 정책은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

이주호=우리나라에서 미래교육이라 이야기하지만 다른 나라를 방문해보면 이미 하고 있다. 미래교육이라고 먼 미래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기술적 도입은 수단일 뿐이다. 궁극적으로 교사의 역할을 변경하는 것이다.

그러나 에듀테크가 활성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교사의 역할을 바꾸면 기존에 하던 것에 더하기가 돼 부담으로 다가 온다. 결국 교사들이 힘들어 해 정책은 뿌리를 내릴 수 없다.

에듀테크는 교사들이 기존에 하던 일의 부담을 굉장히 많이 줄일 수 있다. 특히 지식이나 개념에 대한 것은 그렇다. 교사들은 단순히 암기하고 외우는 것에서 벗어나 아니고 지식을 적용하고 평가하고 분석하고 창조하고 협업하는 역량을 키워주는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미 많은 나라에서 시작됐다. 에듀테크는 그것을 촉발하는 촉매역할이다.

조기성=학생들이 행복해지는 교육이 미래교육이다. 기술은 학생들이 행복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미래를 찾고 그 길을 가는 길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각자의 장점을 살려 협업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기르면서, 경쟁이 아닌 함께 하는 수업을 통해 학생들을 학교에서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은 도울 뿐이다.

"에듀테크는 교사 부담 덜어 줘...활용해 시작만 하면 돼"

▲마지막으로 못 다하신 말씀이 있다면 자유롭게 한 말씀식 남겨주시기 바란다.

홍진우=코로나19로 인해 모든 학사일정이 연기되고 취소된 상황에서 물리적 개학이나 등교를 통해 해소하는 게 최선이겠지만, 온라인수업 형태로도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최전선에서 일하는 의료인, 공무원, 민간인 등의 분들이 수고가 많다. 좋은 학습 콘텐츠 제작에 열심이신 교사들과 재택학습에 열심인 학생들을 응원한다.

함진호=알파고를 계기로 우리나라에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늘었고 세상이 바뀐다는 것을 알았다. 코로나19가 가져온 긍정적 효과는 학습이 에듀테크를 기반, 온라인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준비는 다 되어 있고 시작하느냐 안 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을 뿐이다.

조기성=코로나19로 인해 봉사하시는 의료진, 공무원분들 그리고 이 시간에도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학생들을 위해 콘텐츠를 찾아 올리는 교사들께 감사와 응원을 보내달라. 학교에 가지 못해 친구들을 만나지 못하고 지루해 하고 있는 우리 학생들에게 집에서 할 수 있는 재미있는 것을 많이 만들어주면 좋겠다. 이 방송, 기사를 보는 연예인 등이 있다면 응원하는 콘텐츠를 많이 제작해 달라.

이주호=상당히 많은 희망을 봤다.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해서 난관을 극복하는 희망스런 모습을 본 것 같다. 희망적인 이야기다. 정부가 이런 분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결정들을 빠른 시간에 해야 한다. 시수 인정을 애매하게 한다든가 개학 결정을 미룬다기 보다는 총리 차원의 TF팀을 만들어서라도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강한 의지로 현장에서 노력하는 교사들에게 힘을 실어달라.

◇ 시청자 의견 및 질문 & 답변

-지금도 라이브 수업 플랫폼이나 평가 프로그램 등은 제법 많이 있다. 다만 수업의 엄정성이라는 이유로 수업으로 인정이 안 되는 게 문제다.

-기술뿐만 아니라 기술을 가진 인력 지원도 필요하다.

-대학의 경우 시스템을 기업들에서 좋은 취지로 지원해주고 있지만 교수자가 선호하는 플랫폼이 다양하다 보니 학생들이 혼란을 가질 수도 있다.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국가차원에서도 고려하면 좋겠다.

-온라인공동교육과정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 실시간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다. 초중고에서도 고교학점제 관련하여 특정 과목의 경우 온라인수업이 정규수업과정에 들어와야 한다. 예를 들어 고등학교 수업교사가 심리학을 오픈하고 일과 수업 중 여러 학생들이 동시 접속한 수업도 가능하다.

-학교단위로 사례가 만들어지고 공유되어야 교사 집단 전문성이 향상될 것이라 본다. 학교에 한두 명 소수의 교사들은 시너지가 부족하다.

-모든 학교, 모든 교수자, 모든 학습자에게 최적, 제일의 방법은 불가능하다. 온라인 오프라인간 차이뿐만 아니라 각 당사자들의 기술에 대한 태도나 접근 능력 등 다양한 상황이 존재한다. 모든 당사자를 신뢰하는 가운데 각자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자유를 주어야 한다.

▲답변(홍진우)=자율적으로 선택하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이다. 다만 집단 내에서는 합의가 도출되면 좋겠다. 하나의 솔루션을 선택하면 교사들이 믿고 동참해 단위학교 내에서는 같은 플랫폼으로 운영되면 좋겠다. 중고등학교의 경우 수업을 여러 반 들어가야 해서 꼭 필요하다. 모든 교사가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한다면 학생들은 어느 반 수업에서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 교사들 간의 공동평가와 협업 또한 원활히 진행될 수 있다.

▲답변(조기성)=어떤 플랫폼이든지 교사가 본인에게 맞는 플랫폼을 자신 있게 쓴다면 초등은 가능할 것이다. 중등은 교과단위이다 보니 통일이 필요할 수 있다.

-대학에서는 교수학습센터에서 거의 담당한다. 이러한 변화가 기존 인력들에게는 매우 부담이 될 수 있다.

-초등 부모 입장에서 좋긴 한데, 온라인 학습할 때 부모가 반드시 옆에 있어야 되더라. 학생들 발달 수준에 따라 온라인학습 가능성에 차이가 있고 각 가정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답변(조기성)=차상위계층 등 온라인이 불가능한 환경에 있는 학생이 있다. 이 경우 매년 학교에 네트워크 지원에 대한 공문이 온다. 정부에서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것이다. 디바이스도 렌탈 방식으로 가능하다. 지역 공부방 등을 통해 관리형으로도 온라인으로 진행 가능하다. 온라인 학습방 등을 통해 부모가 없어도 온라인 학습이 가능한 시스템을 지원해야 한다. 온라인은 개인차를 고려해 개별화할 수 있는 최적화한 환경일 수 있다. 다만 초등 저학년에게 온라인으로 학습하라는 것은 무리가 있다. 최소 3학년 이상은 되어야 한다.

-단위학교의 학생과 교사의 선택권 중요하다는 말씀. 다른 대학에서는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지스윗 구축된 학교는 거의 구글클래스룸 쓰는 것 같다.

-지스윗 같은 경우 구축하기 불편하다. 작년에 신청하려다 포기했다.

답변(홍진우)=지스윗 구축하는 것은 나도 처음에는 힘들었다. 지금은 사례도 많고 시도교육청별로 구축하는 방법들 자세히 안내된 상황이다. 쉽게는 동료 등 옆 학교에 있는 교사들에게 물어보는 게 좋고 안 되면 나에게 물어보라. 포털에 검색하면 자세히 잘 나와 있기 때문에 찾아보길 추천한다. 일주일 안에도 지스윗 구축 가능하다.

-지스윗 구축돼 있지만 대부분 교사들이 사용하지 않는다. 공립의 경우 교사 인사이동이 잦은 것도 하나의 이유이다.

-대학의 경우 영상이든 파일이든 교내 자체 LMS 상에 업로드 되어야 수업으로 인정되는 상황이다. 다만 외부콘텐츠의 링크를 어느 정도 인정할 것이냐가 문제인 것 같다.

-기기 도입이나 수단보다 교사내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티칭에서 코칭으로 교사의 역할이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깊이 받아들여야만 실제적 변화가 가능할 것 같다.

-교육을 정부 주도형으로 한다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다. 에듀테크 기업의 혜택은 교사&학생들이다. 교사가 학생들을 더 정확하게 파악하고 도울 수 있다. 교사의 전문성이 강화하는 것 이를 활용하는 것은 당연한 교사의 책무이다.

-담론에 머물러 있는 미래교육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기술일 수 있지만 결국 변화는 공동체적 성찰을 수반한다. 교사의 공유된 철학과 수업 디자인이 우선되어야 한다.

-조기성 회장님은 개학 연기 기간 학생들에서 어떻게 학습하라고 안내하였나.

▲답변(조기성)=학교 전체에는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시스템을 안내해줬다. 플릿그리드를 활용, 학생들 개개인 인사를 남기도록 해서 친구들 얼굴도 보고 익숙해질 수 있게 해 놨다. 앞으로는 실시간 화상으로 게임 학습도 하고 재밌는 이야기도 하는 다양한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일단 아이들과 레포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를 주고 있다. 아이들에게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과제를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