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방역 준비 99% 완료...현장 "우리 모두 1%?"

방역용품 점검하는 조희연, 유은혜(오른쪽) 부총리. (사진=교육부)
방역용품 점검하는 조희연, 유은혜(오른쪽) 부총리. (사진=교육부)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장갑, 마스크, 보호구, 장비는 4월 22일 현재 99% 이상 학교가 완료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교육부 학생건강정책과장

교육부는 4일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 특수학교 및 각종 학교의 단계적, 순차적 등교 개학 방안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교육부 학생건강정책과장은 학교 방역 준비는 99%이상 완료했다는 답변이 질의 응답을 통해 나왔다. 

방역준비 99% 발언은 이날만 나온 것도 아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서도 지난달 24일 2만445개 모든 유초중고 전수조사 결과 "99% 준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두 발언은 같은 조사를 언급한 것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99% 방역 준비 완료가 된 학교는 도대체 어디인가, ‘우리학교만 1%에 해당하는 상황인가’라고 토로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의 한 보건교사는 “일시적 관찰실에서 대기한 보건교사가 방호복 마스크, 고글 장갑 등을 끼고 5분 간격으로 학생 체온을 잰다는 게 가능할까”라고 전했다. 

또 다른 교사는 “우리 학교는 예산이 없어 방호복 대신 우비를 구입했고, 급식실 가림판도 설치하지 못했는데”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 외에도 교사들의 sns에는 “1교실 1체온계를 준비하라고 하는데 비대면 체온계를 2월에 주문했지만 계속 취소돼 겨우 7개를 주문했다” "급식실 칸막이 구입해 설치한 학교는 저희 구에 2개 있고 나머지 학교는 모두 아직이다. 급식지도 계획도 못 세우고 있고, 발열체크 등 계획 연수한 학교도 없는데 어떻게 99% 완료인지 답답하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그렇다면 중대본과 교육부가 말하는 '학교 방역 준비 99% 완료'의 범위는 무엇일까.

학급마다 체온계, 손 소독제를 1개씩 배치해 학생들에게 매일 ‘발열검사’를 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대규모 학교 열화상 카메라 구입, 마스크 비축, 책상 거리 확보 등도 포함된다. 

현장에서 생각하는 방역준비 완료와는 그 갭이 상당히 크다.
 
백번 양보해 교육부 범위대로 축소해 봐도 학급당 30명에 육박하거나 넘는 대도시 학교는 책상 전후좌우 1미터 이상 거리 확보는 불가능하다. 체온계도 비접촉 체온계를 말하는 것이 맞다면, 교실 당 1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이런 사실을 교육부는 모르는 것일까. 아니다. 이날 브리핑에서도 분명히 “교실과 학교는 거리 두기가 어려운 상황이니, 마스크를 항상 착용하도록 한 것”이라고 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99% 방역 완료를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13일, 또는 20일, 아니 6월 1일까지 학교에 모두 준비시킬 수 있다는 점괘라도 내려 받은 것일까. 아니면 준비가 완료 됐으니 책임은 운용하는 학교의 몫이라는 뜻일까. 현장도 이런 우려에 '비상시기 총괄, 최종 책임자는 교육부와 교육청'이라는 성명을 발표한 것인 지도 모르겠다. 

이도저도 아니라면, 교육부는 며칠 후면 드러날 '99% 방역 완료' 발언은 거두고 '현장에 지금 무엇이 부족한 지 제대로 살펴 지원' 하기를 바란다. 학생과 교사의 안전을 위한 가장 기본적 보루인 방역을 “(김정은의 유고를) 99% 확신한다”고 말한 정치인처럼 '아니면 말고'식 사과로 마무리 할 수는 없지 않은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