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새해에는] 소의 해,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愚)를 범하지 않기를
[2021 새해에는] 소의 해,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愚)를 범하지 않기를
  • 김승호 청주외고 교사/ 에듀인리포터
  • 승인 2021.01.09 01: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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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인뉴스] 신축년 새해 여러분들이 바라는 올해 교육 소망은 무엇인가요. 각자의 위치에서, 전문 분야에 따라 원하는 것도 다르겠지요? <에듀인뉴스>는 새해 우리 교육에 대한 여러분의 소망을 함께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하며, '2021년 새해에는' 코너를 1월 한 달간 진행할 예정입니다.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올 한해! 다 함께, 만들어 갑시다."​

(사진=YTN 뉴스 캡처]
(사진=YTN 뉴스 캡처]

[에듀인뉴스] 2020년은 전례 없는 한 해였다. 혼란 속에서 마치 각자 살아남기 위한 달리기 경주를 하는 것 같았다.

위기 상황에서는 날쌘 조직이 돋보인다. 공교롭게 2020년이 경자년, 쥐의 해였던 것이 떠오른다. 열두 간지의 달리기 시합에서 가장 기민하게 움직이고 대처를 잘했던 것은 쥐가 아닌가?

발 빠르게 움직인 학교들은 코로나 상황에서 훌륭한 대처 능력을 보였다. 이 추세에 덧붙여 학급당 학생 수 감축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반면에 2021년은 신축년, 소의 해다. 알다시피 쥐가 1등을 한 이유는 소에 올라탔기 때문이다. 쥐가 했던 방법은 쥐니까 가능한 것이다. 호랑이나 개가 소 등에 올라탔다면 소가 눈치 챘을 테니 말이다.

반면에 소가 택했던 방법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일찍 일어나 꾸준히 걸었다. 묵묵히 차분히. 2021년은 이런 소의 걸음들이 주목받았으면 한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2021년에는 학교가 어떤 공간이 되어야 할까?


교각살우(矯角殺牛)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소의 뿔을 바로잡으려다가 소를 죽인다는 뜻이다. 학교를 억지로 바로잡으려 하기보다는, 학교에서 더 많은 대화와 소통을 장려하고 숫자로 판단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첫째, 학생의 목소리가 더 많이 들렸으면 좋겠다.

혼란의 2020년에 가장 많은 목소리는 교육부가 냈다.

3,4월에는 교육부의 발표를 통해 등교 여부를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보냈고 이후에도 모의고사, 수능, 등교 방법 등에 대해 계속해서 교육부의 목소리를 들으며 학교와 교사 학생은 움직였다.

위기 상황에서 컨트롤 타워의 중요성은 말할 것도 없다.

교육부는 컨트롤타워로서 기능을 했다. 그러나 2020년의 일을 굳이 2021년에 똑같이 반복할 필요는 없다. 아무 것도 모른 채 다급하게 지나갔던 시기를 거쳤으니, 이제는 아래로부터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교육의 맨 아래에는 학생들이 있다. 학생 개인들이 모인 집합체가 학생회다.

각 학교 학생회들이 지역연합-전국연합을 꾸려 의견을 나누고, 교사에게 학교에게 교육청에게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말할 수 있는 구조가 갖춰지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교육청, 학교, 교사의 인식 개선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수업 권한은 교사의 것이지만, 학교의 일에 대해 학생들도 의견을 내고 요구할 수 있다.

가장 혼란한 시기에 정작 학생들의 대표된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던 것은 커다란 아쉬움이다.

둘째, 소음을 줄이고 소통을 늘려야 한다.

소통은 업무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또 하나의 무기다. 하지만 소음은 다르다. 소음은 일의 집중과 몰입을 방해한다.

업무에 필요한 소통은 늘리고 불필요한 소음을 줄여야 한다. 당장 코로나로 인해 수많은 온라인 대화방이 생기면서 얼마나 많은 소음이 생겼는지 떠올려보자.

앞서 말했듯 2020년은 저마다 대처하기 급급해 무엇이 최선인지 고민해볼 틈이 없이 마구 달리기부터 시작했다.

그러나 2021년은 달라야 한다. 우선 무엇을 소통할지부터 생각해보자. 전날 어떻게 지냈는지, 퇴근 후에 저녁은 무엇을 먹을지 묻는 것이 소통이 아니다.

2020년도에 수업을 각자 어떻게 했는지 학교 내에서 솔직하게 터는 시간부터 갖자. 각자 어떤 플랫폼으로 어떤 수업을 운영했는지부터 얘기하자. 좋았던 점과 어려웠던 점을 나누자. 이를 바탕으로 2021학년도 계획을 설계하자. 원격 기간에 학생과의 소통에 대해서도 나누자.

에듀인뉴스에 몇 번 언급했듯이 내 경우에는 이 부분이 너무 어려웠다. 좀 더 나은 방법들을 공유하고 더 나은 2021년을 준비하자.

행정 업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난 해 어느 도에서는 교사들의 조퇴 횟수를 파악하는 도의원 요구자료에 논란이 된 일이 있었다. 교사들에게 오는 공문의 대부분은 이유도 없이 그저 맡겨지는 일들이 대부분이다. 지난 해 가장 큰 논란 중 하나가 네이버로 파악하는 학교 등교시기였던 것을 상기해보자.

모든 행정조직은 언론 보도내용이 아니라, 공문을 통해 일을 한다. 교육부에서 시도교육청, 시도교육청에서 교육지원청, 교육지원청에서 학교로 오는 동안 공문시행의 목적과 이유는 생략되고 내용만 첨부된다.

일선에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언론에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공문에 왜 이 업무를 하는지 명시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구성원들에게 소통해야 한다.

셋째, 숫자로 교육을 만들려고 하지 말자.

요즘은 학생 한 줄 세우기에 대해 문제점을 인식하는 것 같다. 장점을 살려주고 키워주기를 요구하며 모든 학생의 특기를 발견해달라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와 교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교사들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잘 하도록 해야지, 단순 수치로 표현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원격수업이다.

지난해 1학기 실시간 쌍방향 수업비율은 14.8%였는데 2학기 55.7%로 확대되었다. 많은 사람들은 2021학년도에도 원격수업이 진행된다면 실시간 쌍방향 비율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왜 수업 내용과 형태가 하나로 제공되어야 하는가? 동영상을 더 잘 만들 수 있는 교사는 동영상을 제작하고, 과제와 피드백 형태의 아날로그에 강한 교사는 아날로그 형태의 온라인 수업을 기획하면 안 되는 것인가?

원격 수업 뿐 아니다. 어느 학교에서 효과를 본 것들을 여기저기 복사 붙여넣기를 시도하는 형태도 지양되어야 한다. 혁신, 미래, 그린, 스마트, 무엇이든 마찬가지다.

단순 숫자를 늘리는 정량화된 교육 변화는 최고나 최선이 아니라 최면이다. 그저 수치상으로 늘어났으니 좋아진 것이라는 주장은 2021년엔 사라지길 바란다.

학교마다, 교사마다, 학생마다 적절한 처방은 다르다.

수주대토(守株待兎)의 뜻을 떠올려보자. 토끼 한 마리가 나무 그루터기에 부딪혀 죽었다고 해서 그 나무 그루터기에 그대로 서 있으면 토끼들이 계속 죽는 것이 아니다.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고 했다. 각 학교, 교사, 학생에 맞는 환경의 교육을 위해서는 학교와 교사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 간의 소통을 적극 장려해야 한다.

2021년, 학교가 소통의 공간이 되길 바란다.

김승호 청주외고 교사/ 에듀인리포터
김승호 청주외고 교사/ 에듀인리포터

김승호 청주외고 교사/ 에듀인리포터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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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만이살길 2021-01-09 09:33:21
2020년.. 코로나, 원격 수업을 경험하며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뼈저리게 느꼈어요. 주변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원격 수업과 관련하여 교육부, 교육청에 무척 불만이 많더라고요. 이들의 역할은 학교 교실에서 원격 수업이 원할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서포트하는 것인데, 과연 선생님들이 원하는 것을 해주었는 지? 본인들이 원하는 것을 했는 지? 심각하게 반성해야 하고 요식행위식 설문이 아닌 실제 반영을 위한 설문을 다시 실시하여 2021년에는 같은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합니다. 나라의 미래를 위해 근시안적인 태도는 버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