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새해에는] 답습할 것인가, 근본적 질문을 던질 것인가
[2021 새해에는] 답습할 것인가, 근본적 질문을 던질 것인가
  • 민천홍 강원 춘천 남산초 교사
  • 승인 2021.01.1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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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인뉴스] 신축년 새해 여러분들이 바라는 올해 교육 소망은 무엇인가요. 각자의 위치에서, 전문 분야에 따라 원하는 것도 다르겠지요? <에듀인뉴스>는 새해 우리 교육에 대한 여러분의 소망을 함께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하며, '2021년 새해에는' 코너를 1월 한 달간 진행할 예정입니다.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올 한해! 다 함께, 만들어 갑시다."​

민천홍 강원 춘천 남산초등학교 교사
민천홍 강원 춘천 남산초등학교 교사

2020년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개학 연기와 원격 수업 전면 도입 등 전례 없던 상황에 따른 다양한 논의와 시도가 나타난 시기였다. 예측할 수 없던 상황 속에서 유의미한 노력이 많았지만, 우리에게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남아 있다.

만약 2020년이 교육계에 던진 질문을 '원격 수업 등장'에만 국한한다면 2021년, 그리고 앞으로 일어날 여러 변화에 대해서도 우리는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어려울 것이며 2020년 초에 느낀 혼란을 매번 반복하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2020년에 찾아낸 미봉책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2020년이 던진 질문을 더 구체적으로 던지고 풀어가며 실험하는 2021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2021학년도에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떤 실험과 도전을 해야 할 것인가?

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의 등교가 처음 이뤄진 지난해 5월, 교문을 향해 뛰어가는 아이들의 모습.2020.05.27.(사진=지성배 기자)
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의 등교가 처음 이뤄진 지난해 5월, 교문을 향해 뛰어가는 아이들의 모습.2020.05.27.(사진=지성배 기자)

첫째, 무엇을 배움으로 정의하고, 어떻게 이뤄지게 할 것인가


사상 초유의 전면적 원격 수업은 능동적으로 도입한 것이 아니라 제한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대체 방안으로 선택된 것이었다.

그렇기에 원격 수업에 대한 다양한 논의와 물음은 원격 수업 자체에 대한 물음에 국한되기보다는 '학교에 간다는 것', '배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를 우리에게 묻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즉, 원격수업 자체의 체계화와 발전을 위한 논의도 중요하지만, 더 우선해야 할 것은 배움, 수업의 의미, 학습자와 교사의 역할에 대한 성찰이다.

원격수업 도입 여부를 두고 논의가 활발하던 2, 3월 학교 현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흐름은 '원격 수업 상황에서 어떤 활동이 학습자에게 유의미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였다.

하지만 원격수업 관련 각종 세부지침이 나오자 학교 현장은 '기존 시스템의 시수 인정을 원격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수업에 대한 고민을 압도해버렸다.

‘수업 일수’, ‘수업 시수’, ‘출결’, ‘접속 시간’, ‘강의 시간’ 모두 우리의 학교 교육이 그간 얼마나 시간 수(시수)를 우선으로 작동하고 유지됐는지를 보여주는 단어들이다.

배움의 본질에 대한 질문은 급하게 닫혀버리고 시간 수에 대한 인정과 그로 인한 증빙자료의 수집에 관한 이야기, 행정 절차만 남은 것이다.

물론 공교육 체계가 기존에 진행하던 관리 체계를 한순간에 전면적으로 바꿀 수는 없던 일이고 상황이 워낙 급하게 진행되면서 행정적인 처리가 어려울 수 있다는 사실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올해 또는 다음 원격수업 도입과 관련 이런 급하게 만들어진 규정을 답습할 것인지, 배움이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전면적인 개편이나 실험적인 시도를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사실 입시와 직결된 고등학교에서는 기존 방식과 유사하게 진행되는 것이 어느 정도 이해될 수 있으나 의무교육의 출발점인 초등학교에도 이러한 과거 기준의 시스템을 무리하게 적용하는 것은 미래 사회를 살아갈 초등학교 학습자들의 역량 발달 가능성을 저해할 수 있다.

오히려 이런 위기 상황이나 새로운 시도가 필요한 시기에 초등 교육에서부터 '무엇을 배움으로 정의하고, 어떻게 이뤄지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학습자의 성장과 더불어 변화된 중등 교육 및 교육 전반에 대한 우리 사회의 생각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둘째, 다양한 주체의 참여 강화 방안은 무엇이며, 책임과 권한 범위는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가


앞선 질문을 통해 배움에 대한 본질을 논의하는 것이 부족한 문제를 지적하였는데 사실 교육부나 시도교육청 처지에서도 '행정적 지침은 교육부와 교육청이 내리지만 실제적인 교육 실천은 학교에서 더 고민해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목소리를 낼 수 있다.

타당한 말이다. 교육과정의 실제적인 운영이 진행되는 곳은 학교 현장이며 학교가 학생들과 가장 가까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현장으로부터의 고민과 움직임이 작동하지 않았거나, 작동했더라도 유의미한 움직임이 되지 못한 것은 그간의 교육부가 학교 현장을 통제해온 방식, 실제로 통제하지 않더라도 업무 시스템에 남아 있는 방식 때문이 아닌지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학교 현장이 교육의 본질에 맞게 고민하며 능동적으로 움직이길 바란다면 그러한 권한의 이양 과정과 허용 범위를 명확하게 안내해줘야 하고 안내나 권유를 넘어 업무 시스템 역시 그러한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이는 결국 교육 자치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지는데 현재는 교육 자치의 확대라기보단 민원과 갈등이 늘어가는 모양새다.

지난해 교육계의 이슈가 된 단어 중 하나가 '맘카페'다.

보도자료가 유출된 사례, 각종 원격수업 진행 관련 민원이나 성토, 혁신학교 지정 취소 여론 형성 등으로 ’맘카페‘가 언급되었다.

이는 '맘카페'의 문제라기보다는 우리의 교육 시스템이 제대로 된 의견 수렴 및 합의 시스템의 문제라고 볼 필요가 있다.

굳이 맘카페가 아니더라도 참여의 확대가 편중된 '목소리 큰' 사람들의 무리한 요구 행위가 되지 않을 수 있도록, 모든 구성원이 정보에 접근하고 합의 과정을 참여하거나 관찰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이는 물론 모든 것이 교육 자치로 단번에 해결되는 낭만적인 기대를 그리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자율권이 확대될수록 근본적인 본질을 벗어나는 행위(자치를 빌미로 일부 이익 집단이 공교육의 공적 가치를 사유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교육부가 개입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교육 자치와 그에 따른 참여를 강화하면서 실제로 학교에 이양할 수 있는 결정권과 아닌 사항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고 그런 항목들의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실제로 원격 수업 및 등교 상황과 관련하여 학생 및 학부모의 참여로 많은 논의를 학교 단위에서 하지만 그 결정의 상당 부분을 학교가 할 수 없는 부분이라면 그러한 논의를 진행한 학교의 교직원들은 무력감을 느끼고 자치의 영역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셋째,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사회의 역할을 어떻게 확대할 것인가


올해 초의 유초등 돌봄 공백, 미등교 기간 중고등 학생들의 일탈 사례, 얼마 전 전 국민의 분노를 일으킨 16개월 영아 학대 사망 사건 등 최근 들어 아동과 청소년 관련 이슈가 떠오른다.

이는 단순히 '학교(어린이집)에 가지 못해서'가 아니라 학교 그리고 학원 등으로 한정된 아동 청소년에 대한 지역 사회의 역할 확대가 필요함을 알리는 신호로 봐야 한다.

과거 아동 및 청소년의 일탈과 어려움을 개별 가정의 문제로 바라보던 시선과 학교 교육의 문제로 다루어 학생 생활 통제 및 각종 법정 의무 교육들을 학교에 추가하였지만, 그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일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아동·청소년은 한 가정의 자녀, 학교의 학생이 아니라 지역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으로 바라보며 그들에게 맞는 다양한 시설과 프로그램, 복지 지원은 무엇인가를 깊게 고민해야 한다.

당장에 물적 인적 자원의 투입 강화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고 기존에 학교가 가진 아동 청소년에 대한 역할을 급작스럽게 축소하는 것도 타당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최소한 지금보다는 지역 사회가 아동 및 청소년에 대한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 방안에 대한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미래교육, 추상성을 벗으려면 과거교육 고민부터


코로나19라는 위기는 결국 우리 사회에 본질적인 질문을 던졌다.

‘미래 교육’이라는 말도 자주 등장하지만 사실 손에 닿지 않을 듯 떠다니다가 우리의 의지나 행위와 상관없이 우리를 덮치는 '미래 교육'은 없다.

어제로부터 이어졌으며, 오늘 우리의 움직임으로부터 조금씩 변화되는 그러다 그 힘의 축적이 폭발적으로 상호작용할 수는 있겠으나 현재 시점에서는 사소할 수 있는 '지금 교육'이 있을 뿐이다.

'미래는 이렇게 변할 것이다'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는 이랬는데 변화를 위해 이제 이런 교육을 한다’라는 목적과 행위에 대한 고민의 주체가 필요하다.

2021년은 그러한 주체로 성장하기 위한 질문을 함께 고민하고 의미 있는 실험과 도전이 이어지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민천홍 강원 춘천 남산초 교사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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