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려제에 바란다] 피해자 입장, 정말 단 한번이라도 이해한 적 있나요?
[숙려제에 바란다] 피해자 입장, 정말 단 한번이라도 이해한 적 있나요?
  • 한치원 기자
  • 승인 2018.12.02 10:2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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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하 학생 

교육부가 지난 10일부터 ‘학교폭력 제도개선을 위한 국민참여 정책숙려제’에 들어갔다. 주요 내용은 경미한 학교폭력 사안일 경우 학교장 ‘자체종결제’ 도입 고려다. 이를 위해 전문가·이해관계자 30명으로 구성된 정책 참여단을 구성하고, 최근 일반인 1000여명에 대한 설문조사 진행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에듀인뉴스>에서는 학교폭력 담당 교원 및 변호사, 전문가 등에게 ‘학교폭력 숙려제에 바란다’ 릴레이 기고를 기획, 학교폭력 제도개선 방안을 고민해 보고자 한다. 

사진=학교폭력 공익광고 유튜브 캡처
사진=학교폭력 공익광고 유튜브 캡처

‘경미한’ 학교폭력이란 건 없다. 학생들은 ‘폭력’과 ‘장난’의 기준을 학교폭력 예방 관련 동영상이나 광고, 캠페인 등을 통해 알고 있다. 오히려 폭력을 장난처럼 아슬아슬하게 이용하는 학생도 적지 않다. 중요한 건 피해학생들은 그것이 ‘폭력’인지, 아니면 ‘장난’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장난이 아닌 폭력으로 느껴지는 순간, 경미한 학교폭력이란 말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이번 교육부가 제시한 안에서 ‘피해자를 위한 조항을 찾아볼 수 있는가?’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눈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다’고 말할 것 같다. 우리 학생들을 위해 학교장 자체종결을 하고, 학생부 미기재를 하는 것인지 학교 현장의 편의를 위한 것이지 되묻고 싶다.

지금 이 순간마저도 어디에선가 학교폭력이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디에서는 그 사실이 은폐·축소되고 있을 것이다. 그런 것은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일' 이라며 부정해도 직접 학교폭력을 겪은 입장에서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학교장 자체종결, 생기부 미기재를 추진하는 것은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우리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어른들이 없는 것은 아닐까'라는 슬픈 생각이 든다.

학교의 교육적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 갈등이 일어난 피해자와 가해자를 억지로 서로 웃으며 손잡고 사과하고 또 그걸 받아주며, 도장 찍고 사인하고 끝냈더니 학교폭력이 확 줄어들고 갈등도 사라진다? 보이지 않는 압력이나 회유, 합의, 은폐, 축소를 시도할 경우에는 줄어들어 보이는 착시현상을 줄 수 있다. 모르는 입장에서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것을 직접 겪는 입장에서는 과연 진실로 화해하고, 반성하는 과정을 통해 교육적으로 해결되어 기쁘게 다시 학교를 다닐 수 있는 학생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라는 생각이 든다.

진실로 교사들과 전문가들이 우리 학생들과 피해자들을 위한다면 피해자를 보호하고 다시 적응하고 회복할 수 있게 도와주는 노력을 보이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다.

가해자가 다시는 폭력을 반복하지 않게, 보다 더 강력한 학폭법을 통한 안전장치도 필요하다.

나사를 하나하나 제대로 꽉 조여야 완성되는 전자제품들이나 기계를 힘들고 귀찮다고 대충 조여 조립하면 아예 제대로 된 가전제품, 제대로 된 전자제품, 제대로 된 기계를 만들 수 있겠는가? 그리고 그것들이 잘 운용되겠는가?

전문가들이나 교사들의 주장대로 했을 때, 그리고 그렇게 법안이 개정되었을 때 ‘도대체 우리 피해학생들은 어떻게 치유 받고, 보상을 받습니까?’ 하는 의견들에는 양심이 있다면 할 말이 없어야 한다. 제시된 안들을 보면 피해자들의 입장을 정말 단 한번이라도 이해한 적이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학생이 목을 매고, 옥상에서 뛰어내리며 자살을 해야 말을 들을지 모르겠다.

우리 피해자는 마음속으로 피눈물을 흘리고, 기타 다른 학생들은 자신들이 당할까봐 방관하고, 피해자는 오히려 가해자를 피해 전학을 가는 현상. 가해자는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여 자신들이 개선장군이 된 것 마냥 행동하는 현재 학교사회에 묻고 싶다. 이번 정책 숙력제가 피해학생들을 진정으로 생각하고 하는 것인가?

학교폭력 피해학생들이 이런 불합리 대우와 시선 속에서 고통 받다 견디다 못해 옥상에서 뛰어내릴까봐, 목을 맬까봐 그것이 나는 두렵다. 피해자가 더 이상 고통 받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학생들이 스스로 학교폭력을 막는 그런 사회가 온다면 더 이상의 바람은 없다. 제발 정책숙려제가 현재도 고통 속에 있는 우리 피해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썼다.

한치원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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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 2018-12-03 02:27:53
일반 범죄도 경미한 범죄, 그렇지 않은 범죄로 구분 할 수 있습니다. 강도와 소매치기가 같게 처벌 받아야 하나요? 학폭위에서도 경미한 사안, 그렇지 않은 사안 구분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