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교육, 20년 교육] 깊숙이 들어 온 정치, 교육의 주인이 '정치 세력'인가
[19년 교육, 20년 교육] 깊숙이 들어 온 정치, 교육의 주인이 '정치 세력'인가
  • 서혜정 기자
  • 승인 2020.01.21 12: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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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희 경기 마산초등교 교사
박석희 경기 마산초등교 교사
박석희 경기 마산초등교 교사

[에듀인뉴스] 교육의 ‘주인’은 누구일까? 

교실에 앉아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있다 보면, 선생님들은 학교의 주인은 학생 여러분이라고 하시곤 했다. 

그렇다면 학교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가 시설과 지역 자원으로 이루어지는 교육의 주인 역시 학생이 아닐까. 아니면 교육에 들어가는 비용 일반을 부담하며 교육 정책을 책임지는 대통령과 지역 교육감들을 뽑는 국민들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교사와 교직원들은 교육제도 안에서 전문성을 발휘해 교육의 본질을 구현하여 학생들이 더 나은 어른이 되어 국민들이 안심하고 사회를 후배 세대에게 맡길 수 있도록 하는 전문가들이다. 

국민들이 교육의 주인으로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길 원한다면 교사와 교직원들이 제대로 자기 전문성을 향상시키고 발휘하도록 교육 본연의 일들에 집중할 수 있게 되기를 크게 바랄 것이다.

2019년 교육을 되돌아보면, 국민들을 교육의 주인으로 모셨고 교사와 교직원들이 전문가로서 존중 받았다고 할 수 있을까. 

(사진=KBS 캡처)
(사진=KBS 캡처)

긍정적 변화는 있었다. 교원지위법이 개정되어 날로 악화되는 교권 침해 사건과 교실 붕괴에 대해 제재 조치와 관할청 고발을 명시하였다. 교권 문제가 단순히 교사 개인의 문제와 책임이 아니라 사회적 차원에서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야 하는 것이라는 공감대가 제도적인 변화로 이어진 것이다.

학교폭력법 개정은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교육지원청으로 이관하였다. 기존 학폭법으로는 학교가 교육기관이기보다는 학교 주변에서 이루어지는 사건들의 뒷수습에 더 관심을 쏟게 되고, 어린 학생의 사소한 행동이 과한 절차와 책임으로 돌아오게 되는 비교육적인 상황들이 속출했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던 자극적인 학교폭력 사건들은 시대 변화에 따른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일어난 일이었지, 학교가 학교폭력 사건 처리 과정을 완전히 책임지지 않거나 엄격한 형벌을 내리지 못해 생긴 것들이 아니었다. 

오히려 교육기관인 학교에 적합하지 않은 학폭 처리 과정은 엉뚱한 제도의 피해자들을 낳는 경우도 많았다. 

학교가 분쟁 처리기관으로 전락하여 교육력을 집중하지 못해 학폭 처리 교사의 학생들은 교사로부터 최선의 집중과 수업을 받지 못했다. 이는 엄연히 제도가 조장한 교육 결손이었다.

학폭법 개정은 이러한 현실에 대한 반성에서 학교폭력 문제를 학교에만 전가하지 않고 적절하게 교육지원청과 역할을 분배하여 학교가 부담을 덜고 교육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회복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사진=KBS 캡처
사진=KBS 캡처

아동복지법 개정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방송에 자주 나오는 모두가 분노할만한 아동 학대 사건들도 일어나지만 현장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상황들과 까다로운 규정들, 민원들로 인해 아동 학대의 혐의를 받게 되는 교사들이 많았다. 이에 대한 강력한 취업 제한은 교사들이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하게 만들어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신 있게 교육 활동을 진행하지 못하도록 위축시켰다. 

법 개정으로 인한 취업제한 완화는 교사들이 더 적극적으로 교육 활동을 하고 보호받을 수 있게 했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교사를 잠재적 아동학대 가해자로 상정하고 형벌로 윽박지르는 것이 오히려 교육의 발전을 저해하여 학생들에게 부정적이라는 공감이 제도에 반영된 것이다.

언급한 법 개정들은 교사들을 일방적으로 가해자와 개혁 대상으로 간주하던 시각이 교육 현장에 얼마나 부정적인 파국들을 가져왔는지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된 것들이었다. 

자신을 개혁자의 위치에 올려 군림하고 지금까지 교육 현장에서 벌어진 사고와 폐단들을 일방적으로 교사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편리하고 신나는 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결국 현장에서 학생들과 만나 그들과 소통하고 발전을 끌어내야 하는 것은 교사들이기 때문에 그러한 시각의 변화들은 교육을 왜곡시켰고 학생들을 더욱 불행하게 만들었다. 

개혁의 고민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을 어떻게 도와 줘 그들의 전문성과 책임을 어떻게 끌어낼 수 있을지에 있어야지, 교사들을 어떻게 하면 더 곤란하게 만들 것인지에 있어서는 안 됐다. 

그러나 2019년 교육은 그러한 교훈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던 일들도 많았다. 2018년 숙명여고 사태에 이은 조국 사태는 중등교육, 고등교육 할 것 없이 교육기관 전반의 신용을 추락시켰다. 

교육기관들은 거창한 명분을 내세우고 책임을 회피하면서 특권층들이나 몇몇 범죄자들이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해 조직적으로 자신의 자녀들에게 유리하게 점수를 조작하고 상급학교 입시에 활용하게 만드는 카르텔로나 보이게 된 것이다. 

악화되는 여론을 무마하고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정권은 갑자기 정시 확대와 자사고 폐지를 내걸었다. 백년의 대계로 장기적 시야와 높은 철학에 근거해 다양한 행위자 입장을 경청하고 제대로 된 법적 절차에 의해 신중하게 변경되어야 할 교육정책이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정치적 입장과 변덕에 따라 하루아침에 바뀐 것이다. 

교육의 주인은 국민도 교육 가족들도 아니고 특정 정치 세력이었고, 교육 법정주의는 정치 변화에 따른 이해관계 앞에서 공허한 구호에 지나지 않았다. 

공교육은 정치가 목적을 이루기 위한 하나의 도구에 불과했던 것이고 정부기구를 움직이는 몇몇 사람들에 의해 무력하게 휘둘리는 하부기구였을 뿐이다. 정책 하나하나에 대한 입장이 어떠하든 학생들이 어떤 미래를 맞이하거나 현장에서 연구하고 가르치는 교사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그 결정에 어떤 영향도 끼치지 못했다.

2020년 교육을 생각한다. 강한 정치적 갈등의 해였던 2019년의 교육 문제들은 2020년에도 여전히 교육의 문제다. 

기초학력 문제는 학력 검사 도구가 외부로부터 주어지지 않을 때 학교 자체적으로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책임질 수 있는지, 학생 중심 교육이나 프로젝트 수업과 같은 교육 철학과 교수법에 이어 혁신학교라는 제도까지 논쟁의 대상 위로 올리고 있다. 

지필 시험은 반드시 나쁜 것인지, 학생 중심 수업과 프로젝트 수업, 혁신학교가 학생들의 학력 신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지는 다양한 의견을 가진 선생님들이 현장에서 연구하고 검증하고 서로 터놓고 이야기해야 할 사안이다.

(사진=KBS 뉴스 캡처)
(사진=KBS 뉴스 캡처)

[에듀인뉴스] 2019년에 해소되지 못했던 정치적 문제들은 학교가 이러한 도전들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 또한 던지고 있다.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진행됐던 반일불매운동과 교사들의 정치적 성향이 교실에서 그대로 여과 없이 옮겨졌을 때 그에 반대하는 의견을 가진 학생들이 제대로 존중받지 못해 인헌고 사태가 불거졌다. 이는 학생과 학교가 부딪힐 수 있는 사안 중에 비교적 새로운 양상이었다. 

선거권 연령 하향으로 몇몇 학생들이 국민으로서의 참정권을 행사하게 되면서 학교가 적절하게 올바른 정치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교육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정치는 이제 교육 현장에 새로운 도전으로 찾아왔다.

교육은 사회의 변화에 따라 언제나 새로운 도전들과 직면해 왔다. 그에 따라 적절하게 변화하여 더 나은 교육을 베풀기도 했고, 변화하지 못해 다양한 사건사고를 빚으며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일 때도 있었다. 

그러나 결국 학생들이 배우는 곳은 학교이고 어쨌든 교사와 교직원들과 소통하게 된다. 

2020년의 교육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우리가 처한 문제들을 성실하고 객관적으로 직면하면서도, 일방적으로 교육 현장과 교사를 매도하고 잠재적 가해자로 여기기보다는 어떻게 전문성을 발휘하여 새로운 도전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한다. 교육은 몇몇 선생과 몇몇 남의 집 아이들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들 모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서혜정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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