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애 경기 안양 관양고 수석교사

함께 하니 즐겁고, 신나는 '프로젝트 수업'

[에듀인뉴스] 학교현장 곳곳에서 수업 혁신을 추구하는 교사들이 늘면서 프로젝트 수업이 각광받고 있다. 주입식 수업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직접 체험하고 토론하면서 답을 찾아가는 프로젝트 수업은 아이들의 창의성을 길러줄 뿐만 아니라 자발성과 적극성을 높이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에듀인뉴스>에서는 학교현장에서 프로젝트 수업을 실천하고 있는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 연구회 교사들과 함께 '수업 혁신을 꿈꾸는, 또 프로젝트 수업을 시도하고자 하는' 교사들에게 경험을 공유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연재 순서

1. "프로젝트 수업,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라" - 고영애 경기 관양고 수석교사
2. 문답으로 푸는 프로젝트 수업 '오해'와 '진실' – 유희선 경기 양오중 수석교사
3. 학생과 교사 진일보에 최적 '프로젝트 수업' - 양혜인 경기 민락중 영어과
4. 세상과 소통하는 '수학', "뭐 그게 어려운가?" -이보라 경기 능동고 수학과
5.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프로젝트 수업 - 진연자 경기 신곡중 과학과
6. 프로젝트 수업, 한걸음 내딛기 - 이영옥 경기 신곡중 도덕과
7. 프로젝트 액츄얼리 “Project actually is all around” - 임성은 경기 늘푸른중 영어과
8.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프로젝트 수업' - 이지영 대구 화원중 국어과
9. 미래를 준비하는 수업! 프로젝트 수업 – 소은숙 충남 청양중 과학과
10. 지식도 꿰어야 보배! 프로젝트 수업 - 신윤기 경기 분당고 영어교사

고영애 경기 안양 관양고 수석교사
고영애 경기 안양 관양고 수석교사.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 연구회 부회장. 수업이 즐거운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2018년) 공저자

프로젝트 수업 걸림돌 없애기

가. 동료 교사와의 협력 끌어내기

고등학교에서의 프로젝트 수업은 반드시 필요하다. 학생들 스스로 주제를 선정하여 계획, 자료 조사 및 분석, 결과물 도출, 실행까지 한다는 것은 다양한 역량을 함양하는데 매우 의미 있다.

그러나 ‘프로젝트 수업을 평가와 연결할 때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과 민원 제기에 대한 두려움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프로젝트 수행평가를 해 본 경험이 없는 교사들이 모여 평가까지 연결하고자 할 때는 심적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

또한 평가는 한 명의 교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학년 같은 교과의 동료 교사와 함께해야 한다. 따라서 프로젝트의 진행에 가장 중요한 것은 ‘함께 도전하자’라는 동료 의식과 이를 바탕으로 동료 교사와의 협력을 끌어내는 것이다.

동료 교사의 협력을 끌어내는 방법 중 하나는 “제가 다 하겠으니 함께 하기만 하시죠”라는 말을 할 수 있는 한 사람의 희생이다. 한 사람이 희생하여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동료 교사들에게 피드백을 받는 것이다.

프로젝트의 흐름, 학생 안내문, 학생활동지 등까지 미리 준비하여 다른 동료 교사들은 따라 오기만 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런 상황이 되면 동료 교사들은 미안한 마음에서라도 거절하지 못하고 함께 하게 된다.

나. 프로젝트의 목표를 확인 시키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학생들에게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아 원하는 목표 지점까지 도달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좀 더 체계적으로 그리고 좀 더 자세하게 안내서를 제시해야 한다.

정책 제안서 제작이라면 정책이 무엇인지,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안내가 반드시 필요하다. 교사의 입장에서 당연히 알 것으로 생각하고 학생들에게 명확히 설명해 주지 않으면 정책 제안서가 아닌 모양만 흉내 낸 그냥 제안서가 결과물로 나오게 된다.

또 각 과정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한두 번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설명하고 강조해야 각 과정에서도 열심히 참여하게 된다.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직접 서울부터 부산까지 이어지는 문화 투어. 학생들은 이를 '여행으로 배우는 건축학 개론'이라 명명했다.(사진=고영애 수석교사)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직접 서울부터 부산까지 이어지는 문화 투어. 학생들은 이를 '여행으로 배우는 건축학 개론'이라 명명했다.(사진=고영애 수석교사)

다. 점수 부여하기

프로젝트 평가에서는 개별 평가와 모둠 평가가 동시에 이루어진다. 이 때 ‘점수 부여 비율을 어떻게 정하느냐’하는 것도 중요하다.

모둠점수의 비율이 너무 높을 경우 무임승차자의 문제 그리고 열심히 참여한 정도에 따른 차등 점수 부여가 어렵게 되어 불만이 생긴다.

개별 점수의 비율이 너무 높을 경우 프로젝트를 통해 협력적 문제해결력을 향상시킬 수 없다는 문제가 생긴다. 개별 활동만 열심히 하고 모둠 활동은 적당히 하는 개인주의적인 모습이 나타난다.

개별 평가와 모둠 평가의 적정 비율은 프로젝트를 시도하면서 찾아 갈 수 있다. 여러 번의 경험이 적정 비율을 찾아 가는 방법이다.

라. 욕심 버리기

프로젝트 수업 진행 시 교사는 프로젝트 과정에서 성취기준의 달성, 교과 역량의 신장, 모둠원간의 협력, 의미 있는 결과물 등 다양한 목표를 달성시키려고 한다. 즉, 과욕을 부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과욕이 생기면 내용이 많아지고, 활동이 복잡해지며, 수행해야 할 과제들이 증가하게 된다.

결국, 과욕이 프로젝트 진행과정 내내 교사와 학생을 괴롭히게 된다. 과욕을 버리고 최소한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도록 기대수준을 낮추는 연습을 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한 프로젝트로 시작한다면 다음 프로젝트도 시도할 수 있게 된다.

프로젝트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이 직접 의제를 선정하고 자료조사 후 만든 '우리나라 음식 먹방 투어' 지도.(사진=고영애 수석교사)
프로젝트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이 직접 의제를 선정하고 자료조사 후 만든 '우리나라 음식 먹방 투어' 지도.(사진=고영애 수석교사)

"프로젝트 수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라"

프로젝트 수업을 시도하기에는 여러 가지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하고 싶어도 시도하기 어렵고, 해야 하지만 다음으로 미루는 경우가 많다. 누구나 해보지 않은 것을 처음으로 시도하는 도전은 쉽지 않다. 특히, 관련 정보를 구하기 어려운 경우는 더욱 시도를 어렵게 만든다.

이 경우 가장 좋은 방법은 일단 도전하는 것이다. 즉, 일단 수행평가 계획서에 프로젝트를 넣는 것이다. 수행평가 계획서에 포함시키면 어쩔 수 없이 진행해야 한다. 스스로 시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자신을 스스로 압박하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프로젝트 수업을 해야 할까’를 고민하는 상황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이것이 프로젝트 수업을 도전하게 만드는 힘이 된다.

현실적으로 이상적인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여러 번의 도전이 우리가 가야할 방향으로 이끌 것이다. 프로젝트 수업을 시도하기 어렵게 만드는 99가지의 걸림돌이 있어도 프로젝트 수업을 해야만 하는 1가지의 분명한 이유가 있다면 도전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시행착오 속에서 우리는 보다 능숙하고 의미 있게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프로젝트 수업의 경험이 없는 사람은 어렵다고만 이야기 한다. 그러나 프로젝트 수업을 경험한 사람은 의미 있는 지점을 먼저 이야기 한다. 걸림돌은 줄여나가면 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도전할 수 있는 용기이다.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 연구회는 전국적인 학교 밖 전문적 학습공동체 모임으로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를 위한 프로젝트수업을 실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