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경훈 청사진 공동대표/ 에듀인뉴스 칼럼니스트

[에듀인뉴스] 최근 교육, 일자리 등 청년의 삶과 밀접하게 연계된 사회문제들이 이슈로 대두되면서, 청년들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자 사회활동 참여를 높여가고 있다. 20대 정치인의 탄생은 물론, 각종 사회활동단체의 대표를 청년이 직접 맡으며 그들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에듀인뉴스에서는 청년들이 바라는 세상을 독자에게 알리고자 ‘전지적청년시점’을 연재한다.

백경훈 청년이여는미래 대표
백경훈 청사진 공동대표/ 에듀인뉴스 칼럼니스트

[에듀인뉴스] 조선은 고립된 나라였다. 중국이 실크로드를 통해 동서양 문명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갈 때, 일본이 네덜란드라는 창구를 통해 동양에서 가장 개방적인 나라의 모습을 만들어 갈 때, 조선은 세계를 향해 더 높은 담을 쌓아 올렸다. 세계 문명과는 거리가 먼 우물 안 조선이었다.

이후 대한제국을 세웠지만, 국세는 이미 기울어 있었다. 그렇게 제국 일본의 제물이 되었다. 35년간의 흑역사는 이를 경험하지 못한 후손들에게도 아물지 않는 상처로 남아있다. 1945년 8월 15일 우리는 제국 일본으로부터 독립한다. 그리고 한반도 이남 지역은 자립적인 문명국가, 근대국가로써 본격적인 출발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그렇게 지난 70여년간, 드디어 전 세계 문명의 흐름에 올라타 번영해 왔다. 후발주자였지만, 추격자로서 부단히 그 흐름을 쫓아 전 세계 문명 발전을 압축한 상징적 존재가 되었다. 건국 이후 역대 지도자들과 1~3세대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 과정에서의 진통과 상처도 여전히 남아있지만, 더 나은 방향으로 꾸준히 진보해온 것만은 사실이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데니 태극기'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74주년 광복절을 맞아 15∼21일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실 내 대한제국실에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데니 태극기'가 공개된다. (사진=국립중앙박물관)

광복 74주년, 언제까지 일본으로의 독립에 얽매일 것인가

이제 중요한 것은 우리는 지난 70여 년간의 번영을 앞으로의 70여 년 동안에도 재현해낼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2019년 8월15일은 74주년 광복절이다. 여전히 일본으로부터의 독립 만세만 외치고 있기에는, 우리의 국가 위상과 규모가 너무나 커졌다. 경제 12위의 대국이 되었고, OECD를 이루는 선진국 대열에 서 있다. 문화, 스포츠 분야에서도 그 힘이 오롯이 반영되고 있다.

일본으로부터의 독립 이후 추격자로서 세계 문명을 쫓아왔다면 기술의 진보와 달라진 국제환경에서 우리가 세계 문명을 이끄는 선구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할 때이다.

2019년 우리의 광복절 미션은 일본으로부터의 소극적인 독립보다, 과거로부터의 적극적인 독립이 되어야 한다. 세계문명의 선구자로써 대격변의 시대 미래를 향해 항해해가야 한다. 자칫 과거에 머물며 바꿀 수 없는 역사를 가지고 답 없는 미로에 갇혀 버려서는 안 된다.

최근 일본과의 대립은 우리가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게 하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 아베의 일본은 정치, 외교, 경제를 하나의 고리로 묶어 우리를 고립시키려 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의 아픈 상처를 끄집어냈고, 분노를 일으켰다.

과거를 통해 집권, 과거를 이용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이들은 일본에도 있고, 한국에도 있다. 안타깝게도 분노의 한일전으로는 어떤 것도 해결할 수 없다. ‘Lose-Lose Game’이다. 분노로 먹고사는 이들에게 우리 미래를 휘둘리게 놔둘 수는 없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달라진 대한민국 위상, 우리는 앞으로 어딜 보고 가야 하는가

단기적으로는 눈앞의 정쟁을 슬기롭게 이겨내야 한다. 분노 가득한 험한 말들을 걷어내고 나면, 제일 중요한 것은 최전선에서 고분분투하는 기업과 일본을 매개로 먹고사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냉정한 대안을 찾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에 가장 악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이 운동권 학생회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 청와대 386 참모들과 여당 의원들이다. “죽창 들고 반일 하자”, “의병 일으켜 제2의 독립운동 하자”, “자립경제 구축하자”며 일차원적인 대응만 보여주고 있다.

국정 운영의 책임자로서 어떤 외교적, 정치적, 경제적 해법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경제, 외교, 안보의 영역에서 철저히 국익을 지키는 방향으로 판을 읽고 전략을 짜야 한다.

정글 같은 외교무대 한가운데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주변국인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그리고 북한까지도 철저히 자국의 이해와 논리에 따라 전략적으로 움직인다. ‘우리는 옳고, 정의롭다’는 자기방어적 태도로는 철저히 이용만 당할 뿐이다.

정글 같은 국제사회 질서 속에서 도덕적 입장만 고수한다고, 우리 편 들어주는 나라는 없다. 우리도 철저히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절대 선도 악도, 절대 아군도 적군도 없다.

장기적으로는 작은 바람에 휘둘리지 말고 세계 문명의 흐름과 계속 함께 나아가야 한다. 지난 70여 년간의 번영은 우리가 셀 수 있는 역사 중 가장 위대한 것이었다. 새로운 빛을 찾는 광복은 세계를 향해야 한다. 독립 만세는 일본을 넘어 세계를 향해 외쳐야 한다. 자유무역과 인류 보편적 가치에 동의하는 일본 국민, 세계인들과 함께 가야 한다. 문명국가 일본도 결국 이 궤도에서 벗어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