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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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존경하는 대한민국 교육계 수장이자 사회부총리이신 유은혜 교육부 장관님에게 온 정성을 다해 청하는 바입니다.

학생들의 기초학습 부족 실태 점검을 전국단위에서 실시해주십시오.

여기서 나온 객관적인 자료를 대한민국 교사들에게만 공개, 교육활동 기초 자료로 활용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정 어렵다면 초등 1, 2학년만을 대상으로라도 추진해주시길 간곡히 요청드리는 바입니다.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푸르른 초록의 시간과 태양의 열정이 열매를 맺게 하는 여름을 지나 수확의 기쁨을 누리는 풍성함의 계절인 가을까지도 우리는 코로나19라는 역병과 함께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을도 무르익어 가는 10월을 넘어서고 있음에도 풍성함의 기쁨을 누리기보다는 역병이 기회를 살피는 이 땅 대한민국에는 오히려 걱정이 풍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고 하는 교육계의 방역 소식이지만 2학기 들어 커다란 블랙홀을 만났습니다. 

바로 학생들의 학업 성취, 특히 기초학습 성취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이 날로 증폭, 마치 코로나19가 급작스레 퍼지던 지난 봄의 불안감과 같은 속도로 학생 학부모뿐만 아니라 교사들조차 비판적 시각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를 진단하는 방식에 있습니다. 이곳저곳에서 기초학습이 더 부족해졌다는 이야기를 하고 설문 결과를 발표합니다만, 구체적으로 얼마나, 어느 정도나 상황이 나빠졌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 하나도 없습니다.

“~가 어떻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으로 어떤 해답을 내놓을 수 있겠습니까. 또 그 해답(解答)이 해답(害答)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비상식적이고 비전문적인 방법과 이를 활용해 입을 놀리는 간사한 자들이 갈등과 분란과 논란만 조장하는 꼴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온 문제인 만큼 '올해에 한정해 지극히 예외적으로 초등 1, 2학년만을 대상'으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아이들의 기초학습 수준이 어느 정도에 그치고 있는지 점검해주시길 바랍니다.

각 시도교육감들은 올초 신년사를 발표하며 너나 할 것 없이 기초학력을 높이겠다며 책임교육을 약속했습니다. 또 기초학력진단 도구를 교육청별로 개발, 학생들의 학업 성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습니다.

각 교육청이 알아서 자신들의 형편에 맞춰 진행하되 관련 정보를 교육청에 보고하지 않도록 제약을 걸어주시길 바랍니다.

전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의 목적은 '교사들이 학생의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교육 활동에 나서기 위함'임을 적시해 주십시오. 

분명 일각에서는 일제고사라는 프레임으로 접근할 것입니다. 일제고사가 되려면 객관화한 자료를 한 곳에 모아 누군가가 서열을 매기고 이를 정책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즉 자료 수집과 활용에 있어 제약을 걸어 두시면 일제고사라는 비판을 피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이를 일제고사라고 비판하는 집단이 있다면 교육계를 해하는 집단으로 매도하고, 국가의 미래를 팔아먹는 매국노라고 강하게 비판해주십시오.

협업 능력, 창조 능력 등을 키워가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라고 말하며 비판하는 자들에게 지식은 필요 없는 것인지를 되묻고 그들의 머리에서 지식을 꺼내 소각해 주십시오.

흑백논리로 가득 차 한 쪽만이 옳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회색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공부해보라고 강요해주십시오.

그래도 비판에 목이 멘 자들,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매몰된 자들의 눈에서 벗어나기 위해 줄세우기가 아닌 현황 파악, 실태 파악에 몰입될 수 있는 적절한 모든 조치를 강구해주십시오. 

지금 이 글을 쓰는 본(本)은 학생들의 학업 능력에 대한 걱정이나 오히려 이를 정쟁의 대상으로 몰고 가는 자들로부터 거리를 두기 위한 위한 방법을 제시했듯, 본말이 전도되는 현상을 꼭 막아 주십시오.

초등 1, 2학년 단계에서 학업 성취가 떨어지면 학년이 높아질수록 그 간극이 더욱 커지는 것을 장관님은 알고 계실 것입니다. 100세를 살아야 하는 이 시대 10세에 인생의 향방이 결정된다면 그 어떤 인생보다 허무하지 않겠습니까.

교사들에게 누군가의 주관적 답변이 아닌 객관적 자료를 제공, 스스로 이 위기를 타개할 능력이 있음을 만천하에 드러낼 기회를 만들어 주십시오. 

새로운 것 같으면서도 전혀 새롭지 않은, 예견된 문제인 학습 능력 부족 상황에 대한 화살을 교사들에게 돌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지 않길 바랍니다. 

호시탐탐 침투의 기회를 노리는 바이러스 상황 속에서도 학생들을 걱정한 교사들에게 비난의 화살이 가는 것을 막고, 그들이 교육자로 우뚝 서 나라를 바로 세울 수 있게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님께서 용단을 내려주십시오.

지성배 기자.
지성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