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교육부총리가 대입 공정성 강화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교육부)
유은혜 교육부총리가 대입 공정성 강화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교육부)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7일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새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당에서 요구하고 본인이 동의하면 언제든지 대통령은 장관들을 당에 내놓을 것”이라고 밝혀 추가 개각도 임박했음을 알렸다.

이런 흐름 속에 유은혜 교육부 장관의 거취도 관심사다. 개각 때마다 항상 거론되기 때문이다. 유 장관은 19·20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1998년부터 정치와 밀접한 활동만 해 정치인 색채가 강한 인물이다. 때문에 2018년 교육부 장관 내정 당시부터 2020년 총선에 맞춰 떠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그 시점을 언제로 잡느냐가 결국 그의 임기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이에 더해 역대 교육부 장관의 임기가 짧았다는 점도 이러한 예상을 뒷받침한다.

2000년 이후 역대 교육부 장관 임기를 보면, 이주호 장관(이명박 정부, 교육과학기술부)이 2년7개월(2010년8월30일~2013년3월10일)로 최장수를 기록해 유일하게 임기 2년을 넘겼다. 나머지 장관들의 평균 임기는 1년 내외로 채 한 달을 채우지 못한 장관도 둘이나 된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김상곤  장관이 1년3개월(2017년7월4일~2018년10월2일)을 기록했으며 후임 유은혜 장관도 1년3개월(2018년10월2일~현재)을 맞이하고 있다.

유은혜 장관 역시 인사청문회에서 같은 당 박용진 의원의 “1년짜리 장관 지적은 뼈아프다”는 말에 “역대 교육부 장관 평균 임기가 1년 2개월이었다”고 답해 이미 떠날 조건을 만들어놓은 것으로 보인다.

2018년 10월2일. 당시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나라 최초 여성 부총리이자 23년 만의 여성 교육부 장관이 됐다.

유 장관은 취임 이틀 만에 논란이 되었던 유치원 방과후 영어를 허용하고, 다음날엔 이와 연계된 초등 1,2학년 방과후 영어도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결단력을 보였다. 특히 사립유치원과의 전쟁을 선포, 국민적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겪으며 청와대 뜻에 따라 정시확대로 대입정책을 1년 만에 바꿔 현장 불만을 증폭시켰다. 시도교육청 평가를 통한 자사고·외고 폐지 추진이 계획대로 되지 않자 교육부가 직접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에 나서 역시 조변석개 정책이라는 원성을 사기도 했다.

결국 현재는 이른바 보수·진보를 가리지 않고 유은혜 장관의 정책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그에 더해 지난 9월 찾아간 한 학교에서는 적성고사 폐지 이유를 설명해달라는 학생 질문에 동문서답 하는 등 내정 당시부터 논란이 된 전문성의 한계까지 노출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 재임 1년3개월 동안 교육계는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그러나 유 장관이 추진한 일 중에 논란이 된 사립유치원 개혁을 위한 유치원 3법은 패스스트랙으로 지정됐으나 야당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할 예정이라 통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또 자사고·외고·국제고 폐지를 위한 시행령 제정은 어차피 정권이 바뀌거나 장관이 바뀌면 다시 바뀔 수 있어 논란에 기름만 부었다는 평가다. 정시확대 역시 다음 정권에서나 실제 이뤄질 일이다.

상황만 놓고 보면 유은혜  장관은 역대 교육부 장관보다도 더 크게 교육 문제를 이슈화한 인물이다. 선출직 국회의원 출신답게 사람들의 이목을 한몸에 받은 게 사실이다.

여기에 우리나라 최초 여성 부총리이자 23년 만의 여성 교육부 장관이라는 개인 브랜딩까지 마쳤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활동이 전부였던 유 장관이 다음 발걸음이 어디로 향하든 브랜딩 하나는 완벽히 가져갔다.

내년 총선 예비후보등록이 지난 17일 시작됐다. 유은혜의 선택은 무엇일까. 교육부에 남을까, 정치의 길로 다시 들어설까.

어떤 선택을 해도 그가 교육부 장관에 재임하는 동안 추진해 온 정책은 여전히 교육계 몫으로 남게 될 것이다.  

지성배 기자
지성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