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 단상] 실수와 용서...조희연 교육감 SNS 논란에 부쳐
[에듀인 단상] 실수와 용서...조희연 교육감 SNS 논란에 부쳐
  • 김상백 경남 서포초 교감
  • 승인 2020.03.1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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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시교육청)
사과하는 조희연 교육감.(사진=서울시교육청)

[에듀인뉴스]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집단과 '일 안 하면 월급 받을 수 없는' 두 집단이 학교에 있다는 글을 남긴 분을 우연히 1980년대 사회구성체 논쟁 글을 통해 접한 적이 있다.

그 분은 교육감이 되었다.

그 분의 댓글 한 줄로 졸지에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집단이 되어 버린 교사들은 들끓었고, 또 이런 교사들을 폄훼하는 글들도 난무했다.

그 분은 의도와 다른 표현의 실수였다고 사과했다.

그 분을 지지하는 그룹은 실수를 사과했으니, 역효과가 우려된다며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대단한 혜안은 없지만, 나는 한 인간의 과거 행적을 통해 현재의 행보를 추측하곤 한다.

현재 행보가 과거 행적보다 관용과 이해의 폭이 넓으면, 성장하는 인간으로 판단한다.

그런 측면에서 논란의 주인공은 1980년대 사회구성체 논쟁 당시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의도와 다르게 표현되었다고 사과했지만 학교를 바로 보는 시각이 과거의 행적에 머물러 있다는 생각이다.

교육감이 될 자격이 있느냐 없느냐를 논증하자는 것이 아니다. 교육감이 되었으면 학교를 어느 한쪽의 시력으로만 보지 말아야 한다.

교육감이 되기 전 양 쪽 눈의 시력 차이가 있었다면, 교육감이 된 후에는 학교를 제대로 진단하기 위해 시력 차이를 교정하는 작업이 이루어졌어야 했다.

지지자들은 대변자로 그분을 선택했다. 그 분이 취임하면 당장 우리 뜻에 어긋나는 정책을 폐지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이런저런 상황은 핑계가 되었다. 그러자 지지자들은 지지를 포기하겠다고 압박한다. 공개적으로 압박하면 다른 그룹에게 이익을 제공할 수 있다며 사적 그룹을 통해 밀도 있는 압박을 가한다. 과거와 다른 점이다.

특정 그룹만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변화를 통해 학습된 우리들의 정서가 그렇다는 것이다.

지지한 그룹을 기반으로 묶어두기 위해서는 그들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

지지한 그룹의 요구가 그분의 역량 한계를 벗어나고 사회 정서가 그 요구와 부합되지 않을 때 지지자가 직접 대항하기 힘든 상대를 교정되지 않은 시력으로 쏘아붙인다.

지지한 그룹은 이런 행위가 지속될 때마다 그가 우리라며 정제되지 않은 박수를 보낸다. 그 박수로 인해 그의 시력은 점점 교정 시기를 잃어간다.

지지하는 그룹은 그 분을 통해서만 학교를 변화시키려 한다.

그 분은 지지하는 그룹의 지지만으로 학교를 나름대로 변화시키는데 한계를 느낀다.

그 분은 지지하는 그룹의 요구가 얼토당토 아닌 경우에도 그나마 있는 기반을 잃는 것이 두려워 솔직한 충고보다 달래기에 급급하다.

이런 관계가 지속될수록 역관계에 있는 그룹의 세력은 확대된다.

역관계 그룹의 세력이 예사롭지 못함이 인지되고, 그분의 정치적인 야망이 싹이 틀 때 지지의 파이를 키우기 위한 성급한 마음으로 은폐한 과거 행적이 바탕이 된 정치적 야망이 은연 중에 드러난다.

드러난 표현이 현재의 행보를 지지한 그룹의 소원과 부합되지 않을 때 사적인 압박이 노골적으로 공개된다.

그분은 실수라고 얼버무리고 지지자는 대변자를 잃는 것이 두려워 용서를 택한다.

내 경험상 학교가 그랬다.

내 생각이 아무리 좋아도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내 좋은 생각을 왜 따르지 않느냐고 수년을 원망하며 살았다.

그런 원망이 쌓일수록 나만 학교에서 멀어졌다.

내 좋은 뜻과 그 분들의 좋은 뜻이 섞여야 그나마 한걸음 나아갈 수 있었다.

그 분들의 좋은 뜻에 내 뜻을 얹어 놓는 지혜가 더 필요했다.

얹기 위해서는 많은 것을 내려두고 버려야 했다.

내려놓고 버린 것에 대한 이해보다 푸대접과 무시로 돌아올 때는 억울해서 잠도 오지 않았다.

요즘도 가끔...

학교가 이러한데 학교 밖은 더 그렇겠지 생각한다.

지지자와 그 분의 행보가 실수와 용서를 반복하며 앞마당을 황폐화하는 것보다 희생과 겸손, 수용과 아량으로 울타리를 허물고 텃마당도 넓힐 때, 그 분의 정치 야망과 지지자들의 소원이 앞당겨지고 오래가지 않을까?

늦지 않았다.

김상백·나쁜교사(불온한 생각으로 성장하다) 저자&nbsp;<br>
김상백·나쁜교사(불온한 생각으로 성장하다) 저자

김상백 경남 서포초 교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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