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중등 원격 수업 출결·평가·기록 지침' 발표
학년 아닌 학급별 시간표 짜는 것이 원칙 안내

서울시교육청이 8일 현장에 안내한 중등 원격수업 출결·평가·기록 지침 일부.(자료=서울시교육청)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원격수업은 동시간대 같은 주제로 여러 반을 만들 수도 있고 공간 제약이 없다. 따라서 기존 학급별 수업시간표를 유지하지 않아도 된다.” 

지난 1일 ‘중등 원격수업 운영지침’을 발표하고, 학년별로 동일한 시간표를 적용‧운영할 수 있다고 밝힌 서울시교육청이 온라인 개학을 하루 앞두고 돌연 ‘실제 수업과 나이스 시간표를 일치하도록 하라’고 지침을 수정해 현장이 혼란에 빠졌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6일 보완된 교육부 출결‧평가‧기록지침에 따라 8일 '중등 원격수업 출결·평가·기록 지침'을 현장에 다시 안내했다. 

(자료=서울시교육청)
지난 1일 서울시교육청이 안내한 시간표 지침.(자료=서울시교육청)

Q&A 형식으로 안내된 지침에는 온라인 개학 첫 1주일은 학년별 임시 시간표를 운영해도 되지만, 이후에는 학급별 시간표로 운영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명시돼 있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무부장은 “어떻게 이렇게 손바닥 뒤집듯이 자신들의 지침 내용을 바꿀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너무 황당하다는 말밖엔 할 수 없다”고 어이없어 했다.

서울시교육청에 항의했다는 한 고교 교사는 “학년별 시간표를 짜면 일부 교사에게 업무가 과중된다. 학생부 기록을 하려면 학급별 시간표를 짜야한다”며 “원격수업이 장기화되면 학사운영을 안정화 시켜야 하므로 학급별 시간표를 짜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해가 되지 않는 말이다. 원격수업 하면서 시간표는 오프라인으로 짜라는 것 아니냐"면서 "시울시교육청은 교사에게 도움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키는 곳인가”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중학교 교사는 “학년 단위 시간표를 짜 원격수업을 하면 다른 교사는 놀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것 아닌가”라며 “지금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일일이 전화하고, 안내하고, 가입시키고, 상담하고 할 일이 얼마나 많은 지 현장에 한 번이라도 와 보고서 지침을 내리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엄민용 교사노조연맹 대변인도 “원격수업에는 2시간 단위 블록수업이 더 적합하다. 현장 상황에 맞지 않는 이상한 지침”이라며 “현 상황에서는 현장에 일괄 지침을 내리기 보다 융통성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