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룰 수 없는 혁신학교 혁신 "반성부터 시작해야"
[기고] 미룰 수 없는 혁신학교 혁신 "반성부터 시작해야"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07.08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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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원 전북 전주 완산고 교사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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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학교 성장방식 거점만 성장하고 일반학교 소외시켜

[에듀인뉴스] 혁신학교에 대한 찬반논란은 항상 뜨겁다. 특히 그 공과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지만 혁신학교를 옹호하고 지속하며 그 초심을 이어가려면 새겨들어야 할 이야기가 있다.

세상 모든 이치가 그러한 것처럼 혁신학교 또한 내재적 문제를 갖고 있다. 그 점에서 혁신학교에 대한 교육청의 태도나 2015 개정교육과정을 지역적으로 재구성한 ‘새로운 학력’이 교수학습방식의 다양성이나 과학적 학습 원리를 경시하고 한국교육의 상대성을 소홀하게 여긴다고 비판하면 “경쟁교육을 옹호한다”고 배제하는 풍토는 바람직하지 않다.

어떤 혁신학교 정책 중에는 비상식적이거나 비합리적인데도 화사한 말잔치로 포장되어 있거나 반대논리만을 지우는데 급급한 경우도 있다. 학교가 학문적 진실을 가르치고 배우는 곳이며 교육청이 학교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사회적 기관이라면 그처럼 편협한 행태를 지양해야 하는데 깊은 고민이 없는 듯하여 안타깝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모두 또는 일부의 교육청이 추진했거나 새로 검토하는 정책 중에는 ‘학생의 개인적인 발달과 사회적인 성장’에 기여한다고 보기 어려운 것도 있는데 그 모든 것이 ‘학생의 존엄한 배움과 성장’에 긍정적이라니 몹시 당황스럽다.

최근 모 교육청에서 나온 ‘◯◯교육청 혁신학교 정책 현황과 전망’이라는 보고서는 대표적이다. 인용된 ‘혁신학교 백서’를 포함해 내용을 보면 의아한 대목이 여럿인데 교육청의 책임 있는 관료가 혁신학교 정책에 대해 보고서를 썼는데 기승전결은 그만두고라도 혁신학교의 실태를 객관적이고 사실적으로 파악했는지조차 의심스러웠다.

혁신학교의 당위성만 나열되어 있지 상황을 면밀하게 분석하여 문제를 파악하고 적절한 대안을 제언하는 보고서는 아니었다. 마치 정치적 뜻을 같이 하는 정당의 기관지인 듯 했다.

교육청은 국민의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청이지 정치적 결사체가 아닌데도 현실을 도그마적인 틀에 끼워 맞추고 있으며 그 내용은 약동하지 못했다. 혁신학교 교육의 장점이라고 자평하던 세계에 대해 긍정과 부정을 총체적으로 바라보는 ‘비판적 사고’ 역시도 찾기 어려웠다.

보고서에 따르면 혁신학교가 국가교육의 패러다임을 지역교육과정으로 바꾸며, 교육과정-수업-평가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자평하지만 교육에서 어떤 성장이 있었는가에 대해서는 근거가 없다.

확실한 점은 지난 10년 사이에 한국교육에서 ‘기초학력 미달자’와 ‘보통학력 미달자’가 급증했다. 국가교육과정을 지역에 적용한 지역교육과정을 공적이라고 말하지만 그를 입증할 상당한 객관성을 갖춘 평가보고서도 찾아볼 수 없다.

그런데도 그처럼 자평하고 자부심을 느끼는 태도에서 한국교육을 바꾸겠다는 비장미는 엿볼 수 있지만 국민 정서와는 거리가 멀고 권력적인 독단성만을 엿볼 수 있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교육청이 공적기관이며 아직도 혁신학교에 대해 교육적 논란이 뜨거운데도 ‘뚜렷한 성과’, ‘질적 성숙’이라는 표현을 거침없이 쓰는 점이다.

교육의 주체가 국민이고 그 수혜자도 국민이라면 정당이 아닌데도 교육청의 공식적인 평가보고서에서 그런 표현을 쓰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다. 더구나 그처럼 표현하려면 근거가 설득력을 지녀야 하는데 근거도 없거나 미흡하다. 그런 태도는 교육청의 혁신학교 관계자의 평가가 항상 선이라는 독선에 빠져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전북대 강준만 교수는 ‘독선사회’에서 한국사회에서의 가장 큰 적은 ‘독선’이라고 지적했다. “정치적 입장을 막론하고 스스로의 똑똑함과 확신에 치우쳐 싫어하는 정치세력을 쓰레기로 매도하면서 악마화하고, 면책 심리를 키우는 카타르시스적인 증오마케팅의 버릇을 버리자”고 제안한다.

교육청의 혁신학교에 대한 정책평가보고서가 상식적이고 합리적이라면 강준만 교수의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세 측면으로 기술되는데,

첫째, 혁신학교의 양적, 질적 성장으로 혁신학교 수의 증가, 민주적인 학교문화의 구현, 교육과정의 혁신, 학생인권 존중, 학부모를 포함해 지역사회와의 협력이다.

둘째, 일반학교에 대한 혁신지원 및 혁신교육 공감대의 확산으로 혁신학교에서 새로운 학력이 안착되었고 일반학교까지 확산되었다고 본다.

셋째, 지역교육공동체 구축이다.

도교육청을 중심으로 각 교육지원청이 주도하는 혁신특구를 조성했다고 말한다. 즉 혁신학교는 교육성장을 위한 거점학교가 되어 그 긍정적 효과를 주변에 파급하였다는데 긍정과 부정이 혼재되어 있기 때문에 모두 다 그렇다고는 할 수 없다.

성장거점 혁신의 효과도 있었지만 부작용도 상당했다. 새로운 학력의 경직된 적용으로 일반학교에서 전반적인 학력저하 등의 몇 가지 심각한 교육문제가 두드러진 것도 부정할 수 없다.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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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학교 문제점을 내부적 시각에서 벗어나 외부에서 들여다봐야

보고서에는 혁신학교 관계자가 혁신학교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지만 진단이나 처방에서 충분하지 않다.

첫째, 지금 혁신학교 수가 과도하거나 충분하기 때문에 더 이상 혁신학교를 늘리기보다는 혁신학교 안착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혁신학교에 대한 국민적 인식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으로 큰 방향에서 옳다. 하지만 혁신학교에 대한 도그마적 시각을 메타적으로 사고해봐야 하는데 그런 사고방향을 찾을 수 없다.

둘째, 고강도 업무혁신 방안을 모색하자고 한다.

고강도 업무혁신이란 혁신학교 교사의 교육행정업무 경감을 말하는데 일종의 특혜적 행정지원을 뒷받침하라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왜 혁신학교가 그런 지원을 받아야 하나? 혁신학교만이 그런 지원을 받으면 그것이 온당한가에 대한 합리적인 검토도 없다.

셋째, 혁신학교 확산을 위한 정교한 정책과 지원 부족으로 혁신학교 동력이 악화되었다고 지적하지만 수긍하기 어렵다.

그동안 혁신학교는 일반학교에 비해 교육인원과 재정적으로 특혜를 받았다. 그런데도 수업과 평가 이외의 지원이 부족하다는 논리는 어느 정도 수준의 지원을 받아야 혁신학교를 혁신학교답게 하겠다는 것인지 모호하다.

그 대안으로 혁신학교의 정책방향을 질적 성장과 교육과정 혁신으로 설정한다. 구체적으로 일반학교로 혁신학교 교육과정을 확산시키고 혁신 리더를 양성하자는 주장이다. 즉 새로운 학력의 확대와 혁신학교 활동가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그 같은 인식은 혁신학교의 문제점에 대해 깊게 성찰하기보다는 드러난 문제를 감추고 국민적 비판을 지우려는데 급급해 보인다.

혁신학교의 경직된 교육과정에 대한 반성이 없기 때문이다. 즉 그동안 교육정책으로 추진된 새로운 학력이 ‘경직된 학생중심형 수업 및 과정중심평가’로 진행되는 등 드러난 교육적 결함을 고려하지 않는다.

보수적 교육학자인 성신여대 김경회 교수는 한국의 교육적 환경에 대해 2018 OECD 교육지표를 인용하여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OECD 선진국 수준까지 향상됐다”며 그 원인으로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급감하고 있음에도 교원 수와 초중등 교육비를 지속해서 확대한 결과”라고 말한다.

즉 “GDP 대비 공교육비 투자액은 5.8%로 OECD평균 5.0%보다 높고 학생 1인당 공교육비지출액 역시 초등 $11,047, 중등 $12,202로 OECD 평균(초등 $8,631, 중등 $10,010)보다 높다”며 “교육투자 증가로 교육여건은 OECD 선진국 수준에 근접했다”고 분석한다.

이렇게 보면 한국교육에서 재정규모만으로는 세계적 수준의 교육투자가 이루어지는데 혁신학교 한계를 극복하는 방향으로 재정적. 행정적 지원을 거론하는 제언은 효과적인가에 대해 의문이 있다.

그보다 더욱 주목해야 할 제언이 있다. 진보적 교육관을 갖는 이재남 광주시교육청 정책국장이 지난 6월17일에 전남일보에 쓴 기고문이다. 그는 기고문에서 지금 혁신학교와 ‘새로운 학력’의 오류를 발견하는 몇 가지 논점과 사실을 제시하는데 혁신학교를 성장시키겠다면 이런 점에 주목하고 대안을 모색해야만 국민적 호응을 끌어내는 혁신학교로 거듭날 수 있다.

그는 최근 교육부가 주관한 해외연수로 스웨덴과 핀란드 교육을 참관했는데 혁신학교와 새로운 학교가 주목하는 교육방향에 대해 의미 있는 시사점을 던져준다.

“북유럽 교육의 강점을 우리에게 창조적으로 접목하여 더 나은 교육체제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는 고민에서 한 국가의 교육체제는 몇 시간 학교를 둘러보고서 판단할 일이 아니며 일반화해서도 안 된다”고 말한다. 특히 “북유럽 국가의 교육과정 및 수업 평가가 선진적이라고 호평 받는 까닭은 높은 세금과 평등주의 복지체제가 발달된 사회문화적 배경에 깔려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우리가 새로운 학력에서 지향해야 하는 몇 가지 교육과제에 대해 착각했다고 고백한다.

“가령 핀란드 교육과정은 높은 자율성을 바탕으로 학교단위에서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고 시험과 경쟁이 없는 교육체제라는 넘쳐나던 주장은 잘못되었다고 지적한다.”

즉 국가교육과정이나 평가가 분명하게 있으며 그로부터 학교나 교사들이 느슨하기는 하지만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학생들은 기초·기본을 계속 숙달, 반복하고 있으며 핵심성취기준에 이르기 위해 노력한다”고 지적한다.

박제원 전북 전주 완산고 교사는 지난해 10월 '국가교육과정교사포럼'에 발제로 나서 새로운 학력의 문제점을 지적했다.(사진=지성배 기자)
박제원 전북 전주 완산고 교사는 지난해 10월 '국가교육과정교사포럼'에 발제로 나서 새로운 학력의 문제점을 지적했다.(사진=지성배 기자)

수업 및 평가에서 비합리적인 경직성을 벗어나며 타국의 교육과정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수용해야

우연히 작년 10월에 경기도교육청이 주관하고 교육부가 후원한 ‘국가교육과정교사포럼’에 발제자로 참여해 ‘혁신학교성과와 과제’라는 주제로 혁신학교의 교육과정을 비판적으로 발표할 때에 새로운 학력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런데도 교육청의 혁신학교 관계자는 마치 핀란드나 서구유럽에서는 평가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심지어 성취기준마저 무의미하거나 그것에 이르게 하는 교육과정을 경쟁교육으로 몰아가며 혁신학교를 옹호했다.

그처럼 사실을 보지 않는데 허구에 기초한 대안이나 정책이 어떻게 실효를 거둘 수 있을까? 전혀 실효적일 수 없다.

그처럼 혁신학교를 관성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로 지금 혁신학교의 문제이며 개선해야 할 사안이다.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혁신학교의 질적 성장이나 혁신교육을 지속하려면 수업 및 평가에서 뇌의 생물학적 구조에 기초한 과학적 학습법을 고민하며, 우리 한국의 교육문화나 사회경제적 배경을 진지하게 검토하면서 타국의 교육과정에서 꼭 필요한 것을 차용하여 창조적으로 적용하려고 애써야 한다.

무엇보다도 도그마적인 이론에 짜 맞추기식으로 편집하여 왜곡 인용하지 않아야 한다. 개인이나 소수의 신념을 과학적 근거 없이 지속하면 그 의지가 아무리 선해도 결국 사회적으로는 악한 결과를 가져올 뿐이다.

더구나 혁신학교에서 강조하는 민주시민교육과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태도이다. 그런데 그동안 진행한 혁신학교 과정에 대해 세심한 검토 없이 행정적이나 재정적 확대지원을 혁신학교 개혁의 방향으로 삼거나 비합리적인 외피를 끝까지 유지하려는 정책토론보고서를 어떻게 혁신이라고 할 수 있는가?

어떤 권력이든 정책적으로 오류를 범할 수 있지만 비판을 무시하고 강행하려는 태도는 권력남용이다.

교육청이 그리고 혁신학교를 지키기 위한 주체들이 그 목적을 위해 혁신학교를 혁신하려면 가장 시급한 문제는 행정, 재정, 새로운 정책도 아닌 ‘기존 정책에 대한 반성’이다. 지금까지 혁신학교라는 이름으로 학교현장에 적용한 모든 정책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리는 냉정한 반성이 절실하다. 교육청에게 혁신학교 정책에 대해 잘못을 고백하고 책임을 지라는 말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뒤를 제대로 보는 변증적 성찰을 하라는 뜻이다.

그런 진지한 물음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보고서에 담긴 혁신에 대한 전망은 혁신이 아니라 한국교육의 현실적 문제를 개선할 수 없다. 정책담당자들은 지금 새롭게 무슨 일을 하겠다고 자꾸 만들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해 왔던 일, 그리고 지금 하는 일에 대해 깊게 반성하고 공적을 홍보하기보다는 그 한계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구하고 수용해야 한다. 그것이 혁신학교의 나아갈 방향에서 맨 먼저 고려할 처음 일보이다.

그런데 그 보고서에는 그런 고민을 눈을 씻고 봐도 없기 때문에 혁신학교에 대한 국민적 비판이 가라앉지 않는다. 국민들은 극심한 경쟁교육의 수혜자만이 아니다. 혁신학교 관계자나 추종자처럼 이 땅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어떤 학생이라도 학교에서 행복을 추구하도록 힘쓰겠다는 의도가 성공하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혁신학교가 진정으로 학교를 혁신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지속가능하게 할 의도라면 과거와 지금의 혁신학교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

#이 글은 교육을바꾸는사람들(교바사)와 함께 합니다.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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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 2019-07-31 08:46:30
전교조와 교육감들부터 혁신!혁신!혁신! 해야한다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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