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학회, 한국교원대 교원양성체제 개편 관련 토론회
최의창 서울대 교수 "판 갈아 엎는 것은 위험, 쓰고 있는 판 잘 닦아 써야"
교육전문대학원 도입 경계..."양성기관 개선 노력 없애는 도박 같은 시도"

16일 한국교육학회와 한국교원대학교가 공동 주최한 '교원양성체제, 어떻게 개편할 것인가' 토론회 발제로 나선 최의창 서울대 교수 자료집 일부 캡처.
16일 한국교육학회와 한국교원대학교가 공동 주최한 '교원양성체제, 어떻게 개편할 것인가' 토론회 발제로 나선 최의창 서울대 교수 자료집 일부 캡처.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국가교육회의가 교원양성체제 개편을 위한 숙의를 준비하는 가운데, 새로운 체제 보다 교원양성센터와 교원교육진흥원을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교육실습은 기존 방식에 더해 선택학점화 도입,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의 자발적 선택에 의한 심화학습 체험 방식도 제안됐다. 또 교육전문대학원 도입은 도박 같은 시도가 될 수 있다고 경계하는 의견도 나왔다.

최의창 서울대 교수는 16일 한국교육학회와 한국교원대학교가 공동 주최한 ‘교원양성체제, 어떻게 개편할 것인가’ 토론회에 나서 “새판으로 갈아치우지 않고 지금 쓰고 있는 판의 어디를 어떻게 닦아 써야 하는지 제안한다”며 단위양성기관에 학부프로그램 운영체계 연계성을 높이고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교원양성센터 설치를 제안했다.

또 교원전문역량 관리를 지원하는 교육교육진흥원을 설립 운영해 정기적으로 단위기관 교원양성센터의 효과적 운영을 위한 연구 및 개발 사업, 기관 평가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가 설립을 제안한 교원양성센터는 각 단위 양성기관에 설치된다.

교수 개개인이 담당하는 교과목 간 체계성과 연계성, 프로그램 단위 영역(교양, 교과내용, 교과교육 교직이론, 교직소양, 교육실습)들 간의 연결성과 융합성, 교과영역과 비교과영역 활동등 간의 관련성 등 요소들의 총체적인 유기적 작동을 점검하고 매년 평가해 프로그램 일관성과 효과성에 대한 개선 노력을 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교원교육진흥원은 양성기관들 중심으로 매년 개선 사례 발표와 정보교류 정기화 등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양성기관에서 현장실무역량을 충분히 기를 수 없음을 인정, 수업 경감, 담임 제외, 멘토링 등으로 신규 교사들의 연이륙을 도와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현장실무역량 충분히 기르는 것? 아지랑이 같아 "수업 경감, 담임 제외 등으로 내실화해야"


최의창 교수는 “현장실무역량의 충분한 준비라는 것은 교육적 아지랑이와 같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개개인마다 달라 구체화 정형화시킬 수 없다”며 “준비단계에서 그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더라고 현장에서 익히는 현장 실무역량을 대체할 수 없다”고 말해 한계가 있음을 알렸다.

이어 “급변하는 교육환경에 대한 대처와 새로운 전문지식의 습득은 결국 현장 업무를 수행해나가면서 지속적으로 습득, 학습해나갈 수밖에 없다”며 “4년간의 체계적 준비와 엄격한 임용선발 시험을 통해 선발된 교사들이 최대한 연이륙할 수 있도록 수업 경감, 담임 제외, 멘토링 등으로 시스템의 내실화가 더욱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양성기관 프로그램 운영에 현장 교사 및 행정가의 참여를 늘릴 것을 주문했다.

최 교수는 “양성기관과 현장 학교의 유기적 연계성이 매우 강도 높게 향상되어야 한다”며 “현장 교사 및 행정가가 양성교육의 전 과정에 대한 계획, 운영, 평가 및 자문위원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는 등 참여와 역할을 더 적극적이고 다양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방안으로 제기되는 교육전문대학원에 대해서는 도박 같은 시도라며 조심스런 입장을 전했다.

최 교수는 “교육전문대학원의 효과가 아직 국내에서 검증된 것이 없다는 주장을 수용, 최소수의 시범학교를 선정해 5~10년 정도 일정 기간 운영한 후 기존 체제 졸업자와의 교사역량 비교를 먼저 해야 한다”며 “그 결과에 따라 개편안의 적절성과 부적절성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려 체제 전면 개편, 부분적으로 사범대학과 전문대학원 공존, 현 체제 유지 등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판을 새로 갈아 쓰는 것이 아닌 쓰던 판을 열심히 깨끗이 닦아 쓰자는 입장에서 개인적 의견을 말한다”며 “지난 22년 동안 초중등 교원 양성기관들의 개선 노력이 헛수고가 되서는 안 된다. 교육전문대학원으로의 개편은 그간 노력을 일순간에 무너뜨리고 그 성과를 단숨에 사라지게 만들 수 있는 위험한 도박 같은 시도가 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