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규의 교육칼럼] 교육부는 왜?...허수아비로 전락한 '기하'
[강명규의 교육칼럼] 교육부는 왜?...허수아비로 전락한 '기하'
  • 권호영 기자
  • 승인 2018.08.2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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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선택과목 반영 따라 수학교육 판도 크게 바뀔 것

현재 중3 학생들이 치르게 될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에서 특히 저는 수학 과목에 눈이 갑니다. 수능에서 영어가 절대평가화 되면서 수학의 영향력이 예전보다 커졌기 때문이지요.

일단 수능 수학 출제의 공통 과목은 수학Ⅰ,Ⅱ이며, 선택 과목은 확률과통계, 미적분, 기하로 결정했습니다. 공통 과목은 문·이과 계열 상관없이 모두 응시하고 선택 과목은 각자의 선택에 따라 응시하는데 논란이 되었던 기하 과목이 다시 선택 과목에 포함되었네요.

제 생각에 기하는 명목상의 과목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선택 과목에 미적분이 있는 상황이기에 이과 학생들 중에도 굳이 기하를 선택할 학생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학계의 거센 반발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기하를 다시 포함했지만, 교육부에서 수학 선택 과목을 3과목으로 설정해 기하를 허수아비로 만들어버렸습니다. 교육부는 기하를 정말 빼고 싶었나 봅니다.

확률과통계와 미적분, 기하 과목의 운명

어쨌든 수학에서 선택 과목은 3과목이 됐지만, 결국 수학은 확률과통계로 대동단결하는 양상을 보일 겁니다. 상위권 대학들 중에는 이과 지원 시 수학 선택 과목을 미적분 또는 기하로 제한하거나 가산점을 주는 대학도 있겠지만, 중위권 이하의 대학들은 선택 과목을 지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경우 이과 학생들까지도 공부하기 쉽고 응시인원도 많아 등급관리가 쉬운 확률과통계로 쏠릴 가능성이 매우 높지요.

수학실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문과학생들은 등급관리가 더 어려워져 대학진학 역시 더 힘들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과에서 문과로 교차 지원하는 학생이 늘어날 테니까요. 따라서 문과인지 이과인지 적성이 명확하지 않은 학생들은 일단 이과로 진학하는 것이 대입준비에 더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상위권 대학들은 이과 선택 과목으로 미적분과 기하를 지정하거나 가산점을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상위권 대학 이과 지망생들은 미적분이나 기하를 응시하기는 하겠지만 기하보다 미적분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압도적으로 많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대학에서 수학 선택 과목을 기하만으로 제한하지 않는 한 기하를 선택하는 학생은 매우 적을 것입니다. 기하는 공부하기가 어려워 응시 인원이 적을 것이 뻔해 굳이 기하를 선택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그래서 기하는 결국 명목상의 과목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선 대학들이 선택 과목을 어떻게 반영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수학교육에 대한 판도가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앞으로 발표하는 대학들의 입장을 예의주시하면서 공부 방향을 정하기 바랍니다.

학생이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되지, 뭘 공부해야 될지를 공부해야 된다니 참으로 황당합니다. 어른들의 정치 놀음에 아이들만 희생양이 되고 있네요.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해요.

 

# 이 글은 강명규 칼럼니스트가 운영하는 '스터디홀릭'과 공유함을 알립니다.

권호영 기자  lovtome34@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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