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교사모임, 전국 중등교사 5000명 설문조사
키높이 의자 배치, 대학과 업무분담 모색 필요
감독관 관리 합리‧투명화, 연수 제도 개선해야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교사들이 수능 감독관 기피가 늘고 있는 가운데, 중장기적으로 수능 관리를 대학과 분담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전국 중등교사 5032명을 대상으로(중학교 38.7%, 고교 60.1%, 교육청 등 기타) 지난 27일부터 31일까지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수능 감독과 기피 이유는 과도한 심리‧체력적 부담(복수응답 71.8%, 71.5%)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체적 부담 경감을 위해 키높이 의자 배치(67.3%)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설문결과에 따르면, 수능 감독관 차출 기피 풍토가 생겨난 이유는 ▲과도한 심리‧체력적 부담(복수 응답 71.8%, 71.5%)이 압도적이었다. 다음 순위인 낮은 감독 수당(28.2%)과의 격차도 상당해 심리‧체력적 부담 완화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수능시험 감독교사는 시험 감독뿐만 아니라 수험생 소지품 관리 업무까지 포괄한다. 특히 1교시 당 2~3시간에 이르는 시험 시간 동안 극도의 긴장 속에 군대 위병에 빗댈 정도로 고정 경직된 기립 자세를 취하고 있어야 한다. 그것도 수능 4교시 가운데 대부분 3개 교시에 배정되고 있는 실정이다.<에듀인뉴스 28일자 참조>.

이 같은 부담 해결을 위해 우선 ▲감독용 키높이 의자 배치(67.3%)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대학의 적극적 동참(63.1%) 모색이 꼽혔다.

실천교사모임은 “수능이 자격고사라면 고교에서 진행하는 것이 합당하지만, 정시 확대 흐름 등 선발에 방점이 찍혀지게 된다면, 그 수혜를 받는 대학에서도 일정 부분 책임을 분담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설명했다.

수능 감독관 관리(차출 및 배정) 합리화‧투명화(낮음 23.8%, 매우 낮음 25.8%)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응답도 높았다.

특히 △수능 주관교 텃세(중학교 등 타교에서 차출된 교원에게 어려운 업무 일방 전가) △연줄 및 연공서열식으로 업무 난이도가 낮은 예비감독관, 서무요원 배정 △버티기 능력에 따른 학교별 감독관 차출 인원(비율) 격차 극심 △허위 진단서 발급에 의한 감독 열외를 거르지 못하는 시스템 △업무 난이도가 낮은 서무요원에게 과다 지급되는 수당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교사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수능 감독관 연수제도 역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실천교사모임은 “관리 메뉴얼을 첫 페이지부터 끝 페이지까지 읽는 경우, 극단적 상황을 열거해 책임을 감독관에게 돌리는 등 교사들의 심리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공포감을 유발하는 행태 등이 일어나고 있다”며 “연공서열이나 인맥 중심 감독관 관리 체계 정비, 수능 감독관 연수 혁신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어 “수능 감독관 기피 풍조는 교사 개개인의 무책임한 심리에서 비롯되기보다는 구조적 문제에 있다”며 “이 상태로는 차출 범위가 초등까지 넓어져 모의고사 등 경험이 없는 감독관 배치로 인한 학생들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