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한치원·박용광 기자] 2000년생 '밀레니엄 베이비'로 2011학년도 이후 응시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2019 수학능력시험. 그래서 더 구하기 힘들었던 올해 수능 감독관은 시험 이전부터 실천교사모임 등이 키높이 의자 도입을 요구하는 등 수능시험 못지않게 감독관도 이슈가 됐다. 1교시에 쓰러진 기간제 교사, 4시간 감독에 한 번 앉아 보지도 못한 교사. 급식사고로 점심도 먹지 못한 교사 등 파란만장 수능 감독관 교사들의 울고, 웃었던 sns 후기를 <에듀인뉴스>에서 모았다.

사진=sns 캡처

“감사합니다” 감독관 2배 늘린 세종시...키높이 의자 준비해 준 학교

◯…세종시는 이번에 감독교사를 50% 늘렸어요. 감독 수를 많이 늘려서 그런지 교사 1명 당 2개 교시, 최대 3시간(대기실 감독 선생님) 들어가도록 해 한결 수월했습니다. 예산 부담을 늘리는 것이라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교육청 결정에 정말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다른 시도교육청에도 모범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저희 시험장은 교장선생님께서 키높이 의자를 교실에 2개씩 넣어주셨어요. 힘들 때 앉아가며 감독하라고요. 학생들에게 피해가지 않게만 해달라고 당부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특히 2교시 감독이 정말 힘든데, 의자 덕에 한결 수월했어요.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1교시 쓰러지고도 계속 감독

◯…1교시 감독하다 기간제 교사가 쓰러졌는데 잠시 안정을 취하고 감독을 계속 하게 해 안쓰러웠어요. 임용고사를 앞둔 선생님이었는데, 대기 인원도 있는데 좀 풀어줬으면 하는 맘이 선배로서 절실했어요. 선생님 인권도 좀 지켜주세요.

“점심을 못 먹었습니다”...다음 감독위해 간식으로 허기를

◯…수능 감독 20여년 만에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점심급식사고가 발생한 것인데요. 2교시 마치고 답안지, 문제지, 기타 물품 제출 처리 마치고 뒤늦게 오신 감독관들에게 밥이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당황했죠. 급식이 다시 올 것이라는 말은 들렸지만 저를 포함해 줄잡아 20여명은 다음 시간 감독을 위해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급식시간은 모두 50분. 어쩌겠습니까? 보급품으로 나온 간식 봉지에서 뭐라도 대충 입에 몇 개 집어넣고 곧바로 오후 감독을 들어갔지요.

“이런 건 좀 개선하면 안될까요?”...서명해도 된다면서

◯…도장을 가져가는 것이 좋지만 서명도 된다고 해서, 저희 학교 샘 중 한 분이 서명을 하셨는데, 감독관 회의에서 서명한다고 한 소리 들었습니다. 감독관 팜플릿에는 분명 도장 또는 서명이라고 되어 있는데, 왜 그럴까요.

◯…도장을 안 가져 갔는데, 서명하면 안 된다고 해서 집에 다시 다녀왔네요. 서명해도 괜찮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학교마다 다르니 참... 힘듭니다.

“예비감독은 안 나와도 되는 거 였어요?”

◯…‘예비감독/미배치 대기’라는 혼란스러운 두 용어를 사용하면서도 제대로 설명 안 해준 교육청과 감독요원 관리 숙지가 안된 운영교 때문에 예비감독 선생님들이 오후 2시까지 수능 운영교에서 대기하다가 '학교 안 나와도 된다'는 통보를 받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교육청에서 혼란스러운 용어 사용을 지양하거나, 부득이하다면 부연 설명을 덧붙이거나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5교시까지 하는 학교는 적어도 정말 적어도 3시간 감독만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1,2,4,5 감독을 하는데 힘들었습니다. 1,3,4,5 하신 분들도 많구요. 5교시 있는 학교는 교사 수를 지금보다 더 많이 배정해야 합니다. 감독 인원을 늘려서 앉아있을 휴식 시간을 조금이라도 주던지 이젠 조치가 되어야 할 것 같아요.

“교실배치 4*7 아닌 4*6으로 안 될까요?”

◯…교실 배치를 4*7이 아닌 4*6으로 하고 학생용의자를 앞뒤에 배치했으면 합니다. 제가 나간 학교도 1,3,4,5교시를 했는데 결시생도 거의 없어 허리가 끊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뒷자리에 쥐죽은듯이 서있는데도 학생들이 자기 옆에 서 있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저희도 너무 좁았어요. 심지어 한 줄은 맨 뒤 여학생 등이 사물함에 닿을 정도로 붙어있어서 그 뒤로 다닐 수도 없게 책상배치를 해 놨더라고요. 매 교실마다 그런 식의 자리배치여서 부감독이 뒤에 서있기 힘들었어요.

◯…부감독 자리를 정확히 정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정감독은 교탁에 서있으면 되지만 부감독은 딱히 정해진 자리가 없잖아요. 간혹 예민한 아이들은 감독이 가까이 있는 것을 싫어하고, 심지어 벽에 최대한 붙어있어도 불편해 하더군요. 키높이 의자가 불가능하다면 부감독의 자리라도 정확히 정해주면 좋겠어요.

◯…저희는 본부였는데 수능 며칠전부터 학교 바닥 세제로 닦고 쓸고 나르고 수능장 준비하는 건 교무부 몇 명이 전부했습니다. 그래도 감독 선생님들이 더 힘드 실테니 최대한 힘을 덜어드리고자 했지요. 수능장 학교 청소야말로 일괄적으로 외부업체에 위탁했음 좋겠어요.

"전지사이즈 감독관 유의사항, 정상인가요?"

◯…서울은 종합병원급 진단서 반드시 제출해야 감독관에서 제외됩니다. 안 그런 지역도 있나 모르겠네요. 얼마나 구인난이 심하면 이렇게까지 하나 싶기도 하지만, 그럼 더 개선이 필요한 것 아닐까요?

◯…감독관 회의에서 들었습니다. “학생이 갑!”이라고요. 어쩌다 학생들이 눈치봐야 할 대상이 된 것일까요. 종합병원급 진단서 떼는 방법을 알아봐야겠단 생각을 처음 해봅니다. 아니면 차라리 수능감독 말고 수능시험을 다시 봐서 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수능일은 토요일로...감독관은 국민참여제로

◯…올해 수능사상 처음으로 전지사이즈 ‘4교시 유의사항’이 생겼더군요. 감독관 유의사항이나 수험생 유의사항이나 이렇게 많은 게 비정상 아닙니까? 책임회피, 관료주의 언제 없어질까요.

◯…수능시험일을 차라리 토요일로 옮기면 어떨까요. 평일에 왜 중·고교 교사를 차출해 교육과정을 파행하게 만드는 걸까요. 수능 하루 전부터 차출되는 교사가 많은 학교는 단축수업 등 수업에 지장도 줍니다. 수능일은 토요일로, 감독관도 국민참여제로 뽑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