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탁월하면 훌륭한 탐구자?"...듀이의 지력 개념② 창의·비판·도덕적 지력
"지식 탁월하면 훌륭한 탐구자?"...듀이의 지력 개념② 창의·비판·도덕적 지력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07.30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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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돈희 에듀인뉴스 발행인/ 서울대 명예교수

[에듀인뉴스] 교육계와 교육학계에는 말할 것도 없고 일반학계에서도 존 듀이(John Dewey)는 누구에게나 이미 잘 알려진 이름이다. 그러나 그의 이름이 알려진 만큼 그의 이론이 잘 이해되고 소개되어 있다고 하기는 어렵다. 그의 사상은 ‘실용주의’, ‘실험주의’, ‘진보주의 교육’, ‘새교육’이라는 명칭으로 소개되어 왔고, 우리의 교육계와 교육학계는 그를 현대적 교육사상의 근원인양 평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의 사상은 교육계에서 심도 있게 평가된 수준은 아니었다. 에듀인뉴스는 정치와 교육의 이념적 갈등이 극심하고 특히 자유주의적 전통과 강령적 기조에 대한 이해의 혼란이 심각한 수준에 있는 이 때, 존듀이의 실험주의적 자유주의와 이에 관련한 교육사상을 검토해 보는 ‘왜, 지금 존 듀이를 읽어야 하나’를 연재한다.

존 듀이(John Dewey, 1859.10~1952.06), 미국의 철학자이자 교육학자로 미네소타·미시간·시카고·컬럼비아 각 대학에서 교수를 역임하였고 '전국교육협회' 명예회장을 지냈다. 서민의 경험을 프래그머티즘(Pragmatism)에 의해 소화해 보편적 교육학설을 창출해 세계 사상계에 기여했다. 대표적 저서로는 '논리학-탐구의 이론', '경험으로서의 예술' 등이 있다.(출처=두산백과)
존 듀이(John Dewey, 1859.10~1952.06), 미국의 철학자이자 교육학자로 미네소타·미시간·시카고·컬럼비아 각 대학에서 교수를 역임하였고 '전국교육협회' 명예회장을 지냈다. 서민의 경험을 프래그머티즘(Pragmatism)에 의해 소화해 보편적 교육학설을 창출해 세계 사상계에 기여했다. 대표적 저서로는 '논리학-탐구의 이론', '경험으로서의 예술' 등이 있다.(출처=두산백과)

◆연재 예정 순서= [듀이의 지력 개념] ①문제해결의 장치/ ②창의적, 비판적, 그리고 도덕적 지력/ ③방법적 사고와 지력의 역할/ ④반성적 사고의 모형/ ⑤관조적 지력과 생산적 지력

지력을 사용하는 훌륭한 탐구자는?

인간이 지력을 사용한다는 것은 이미 경험한 것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고, 그러한 의미에 따라서 적절한 반응을 찾는 것이다. 즉, 새로운 목적과 그 목적을 실현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이러한 일이 가능하게 되려면 탁월한 성과를 거두기 위하여 무엇인가를 탐색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지력은 '탁월한 기능을 하는 탐색'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듀이 자신이 제시하는 탐구(탐색)의 형태는 바로 과학의 방법을 의미하고 모든 뛰어난 반성적 사고의 전형적 모형으로 제시하였다. 과학적 방법은 바로 가장 효율적으로 인간의 지력을 활성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학습은 기본적으로 사고의 연습과 계발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과학적 방법은 학습과 지도의 일반적 방법이다.

탐구(혹은 학습)의 일반적 방법에는 그 타당성과 중요성에 있어서 논의의 여지가 없다고 할 수도 있지만, 방법에 관한 지식만 가지고는 탐구의 탁월성이나 성공을 보장하지 못한다. 바둑의 기사가 바둑을 뚜는 방법에 관하여 누구보다도 탁월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 탁월한 기사가 되지 못한다. 

그렇듯이 방법의 핵심적 내용을 배웠다고 해서 훌륭한 탐구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바둑을 잘 두기 위해서는 바둑 두기를 반복해서 연습해야 하지만 그러한 연습만으로 좋은 기사를 보장하지도 않는다. 물론 탁월한 바둑기사가 되기 위해서는 바둑의 규칙에 대한 지식과 게임의 상황에서 여러 기법을 평가하고 새롭게 판단하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지력은 규칙에 대한 지식보다는 자발적인 판단의 연습에서 더욱 잘 발휘된다.

전문적인 바둑 기사의 움직임은 보기에 기계적인 숙달인 것 같지만 사실은 바둑판의 어느 특정한 상황에서 요구되는 것은 반드시 단순히 정석화(定石化)된 연습이나 습관에만 따른 것이 아니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교육에서는 어떤 사고가 요구되나

뛰어난 기술은 전적으로 기계화되는 것이 아니며, 바둑에서도 그렇지만 탐구는 획득한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의 예술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탐구에 있어서도 필요한 규칙을 익히는 것은 중요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력의 사용을 요청하고 탁월한 실행력을 발휘하자면, 소재나 재료를 다루고 규칙을 활용하는 데 있어서 모든 것을 새롭게 평가하고 혁신적인 판단도 함께 하는 것이어야 한다.

사고는 창의적인 것, 즉 새로운 것을 찾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교육에서 사고는 지금까지 별로 고려해 보지 않았던 것을 투시해 보는 독창성이 요구된다.

학습자는 탐색자와 같은 자세로 학습에 임할 수 있고, 학교는 발견의 정신으로 학습에 임할 수 있게 하는 조건을 제공해 준다.

 

지력과 창의·비판적 사고력

학교교육의 목적은 지력을 계발하는 것이다. 지력, 특히 인간적 지력은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사고에서 그 자체의 특징을 보여 준다. '비판적'이라는 말과 '창의적'이라는 말은 함께 간다. 왜냐하면 비판적 사고는 질문하는 습관이나 반대하는 능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창의적 가능성의 필요를 요청하는 것이다.

창의적 사고는 고정된 해결방안에 대한 불만족을 시사하고 또한 비판적인 태도도 시사한다. 우리가 무엇에 관해서 사고한다는 것의 본연적 의미를 생각해 보면, 그것은 실제로 의식하든지 않든지 간에 다소 간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독창성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한 개인이 하나의 완전한 반성적 사고를 해 낸다거나 유능한 탐구행위를 완성한다는 것은, 개별적으로 그 세련성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지만,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능력을 계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창의적이고 비판적이란 어떤 것을 의미하는가? 비판적-창의적 특성은 분명히 많은 정보를 소유한다거나 사실에 관해서 많은 것에 익숙해 있다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 심지어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관하여 많은 것을 안다거나, 비판적-창의적 사고의 특성에 관한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비판적-창의적 사고는, 정확히 말하면 비판적인 것이든 아니든 간에, 알고 있는 사실이나 정해진 규범에 대한 태도를 의미하는 것이지 소유하고 있는 정보로써 이야기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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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적이란 것은 자동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잘 훈련된 습관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습관적인 요소가 과학자나 지휘자의 비판적-창의적 활동에 들어오기는 하지만, 비판적이도록 훈련될 수 있음을 가정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가 않다. 창의적 독창성에 관해서 말하면, 그것은 권장될 수도 있으나 강제될 수는 없다.

비판적-창의적 사고는 엄격히 말하면 기술이 아니고, 마음의 성향과 같은 것이며 또한 인격화된 체질과 같은 것이기도 하다. 어떤 기술에서나 그 역량을 발휘하는 수준을 향상시키고 세련되게 할 수는 있으나, 기술을 학습하는 것과 그 기술로써 비판적이고 창의적이도록 학습하는 것은 분명히 다른 것이다.

학생들의 학습에서 또 하나의 매우 중요한 부분은 이 것이다. 즉 다른 사람의 경험도 내가 지식을 획득하는 방법과 유사할 경우, 그것을 매우 효율적인 것으로 수용하면, 같거나 유사한 방법들에 포괄적으로 통달할 수도 있다.

대체적으로 일반적 방법은 어떤 의미에서 공인된 절차가 있고 연구를 수행할 때 참고해야 하는 관점을 제공한다. 이러한 방법을 공부하는 것은 과거에 실시한 방법과 그 결과에 관하여 공부하는 것이므로 학습자에게 매우 필요하고 건설적인 가치를 지닌다.

그러나 일반적 방법에 확정된 규칙이나 기존하는 모형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 자체로서는 탐구활동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말해 주지는 않는다.

일반적 방법은 지력을 통하여 조작적 활동을 하는 것이지 외부로부터 주어진 질서에 순응함으로써 활용되는 것은 아니다. 기존의 기술에 통달하는 데 사용된 능력은 예술적 작업을 보장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예술적 작업은 살아있는 생생한 아이디어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방식으로, 인식의 방법에 관한 일반적인 특성을 안다고 해서 혹은 탐구의 기술에 통달하여 잘 사용할 줄 안다고 해서 탐구활동에서 그 능력이 발휘할 것이라고 보장된 것은 아니다. 이러한 능력은 궁극적으로 탐구자 자신의 선천적 자질과 후천적인 습관과 관심에 따른 '개인적 능력의 특징'에 의존한다.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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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이, 탐구의 태도와 관심을 중시하다

듀이는 자신이 생각하기로 탐구의 일반적 방법을 제대로 사용하는 데 집중하는 어떤 태도와 관심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하였다.

좋은 방법의 특성은 일사불란함, 융통성 있는 이지적 관심 혹은 열린 마음으로 배우고자 하는 의지, 균형 있고 통합된 목적, 자신의 사고를 포함한 활동의 결과에 대한 책임의 수용 등으로 표현된다.

탐구적 성향은 이지적이면서도 도덕적이다. 다소는 과학적 기질의 특성이기도 하고, 다소는 분명히 도덕적 특성을 지니기도 한다. 그러나 듀이의 개념으로는 그 성향들은 과학적인 것과 도덕적인 것의 구분과 분리가 있기는 하지만 전체로서 하나의 종류라고 하였다.

실로 듀이의 탐구 개념은 거의 언제나 도덕적 과제로서의 문제를 안고 있다. 탐구의 과정에서는 선택과 판단이 요구된다. 그리고 문제상황에서 옳은 방향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이리하여 탐구에서 요구되는 것은 이런 것이다.

즉, 상황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에 대한 면밀한 관찰, 다양한 요소들의 분석, 모호한 것의 명료화, 더욱 현저하고 명확한 특성의 감안, 여러 가지 양상의 결과를 추적하기, 도달한 결론도 가상한 결과가 실제의 결과와 일치할 때까지는 가설적이고 잠정적인 것으로 유보하기. 이러한 서역의 탐구는 바로 그 자체로서 과학적 지력의 작용이며 또한 위력이다.

탐구행위는 단지 과학적 작업에서 과학자에게 기대하는 신중함과 인내심, 공정성과 객관성, 이런 규범들만을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 탐구행위의 역량은 특별하고 단호한 도덕적 덕목에 해당하는 어떤 인격적 특성까지를 요구한다. 도덕적 실패는 공감성의 결여, 구체적 사례를 판단하는 데 있어 부주의하거나 일관되지 못한 일방적 편견 등 성향의 어떤 취약성으로 인한 것이다.

폭넓은 공감대, 뛰어난 민감성, 일관된 지속성, 균형 있는 관심의 유지 등은 분석하고 결정하는 일을 지혜롭게 이행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것들은 바로 분명히 도덕적 본질, 즉 탐구행위의 덕목이며 수월성이다.

문제상황에 임하여 요구되는 탁월한 탐구능력은 탐구자의 넓은 이지적-도덕적 포괄성과 복합성을 요청하고 거기에 의존한다.

듀이는 종종 이러한 기본적인 성향을 지력의 습관 혹은 단순히 성찰의 습관으로 서술하였다. 그러나 듀이가 인간의 지력을 설명할 때 실질적으로 유능한 탐구, 혹은 지력을 활용한 가장 효율적인 조작적 과정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지력은 단순히 한 가지 기술을 획득한 상태를 말하거나 하나의 구체적 문제해결 방법을 사용하는 것만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지력은 다원적이고 복합적인 태도와 능력, 그러면서도 개체적 질성의 구조를 지닌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지력은 단순히 과학적으로 사고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민감성이나 공감성, 책임감, 성실성, 그리고 관용적 태도와 양심적 심성 등의 다른 성향들까지를 포함한다. 그리고 잘 계발된 지력은 비판적-창의적 사고로서 발휘되지만, 현재의 문제해결의 기술적 능력을 넘어서서 방법과 해결에 관련된 모든 전제조건까지를 검토하는 데까지 작용한다.

이러한 지력의 개념은 논리적으로 교육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한다. 즉, 교육은 이지적, 도덕적, 사회적 재구성(개조)에 계속적인 역할을 하는 제도적 활동이기 때문이다.

이돈희 에듀인뉴스 발행인, 서울대 명예교수
이돈희 에듀인뉴스 발행인, 서울대 명예교수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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