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제주 국제교육 심포지엄'서 시바 쿠마리 IBO 회장 기자회견

오세정 총장, 조희연 교육감 만나...서울대, 서울교육청도 IB 도입?
IB는 평가의 세계표준 만드는 기구...한국 혁신학교와 지향점 같아
교사연수, 학교장 리더십 교육 모두 통과해야 IB 스쿨로 인증 가능

Siva Kumari(시바 쿠마리) IBO 회장이 23일 제주한라대학교 한라컨벤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지성배 기자)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아이들을 수동적인 학습자로 키우면 안 된다. 학습 환경 변화를 통해 질문하는 아이로 만들어야 한다.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는 질문하는 아이를 만드는 시스템이고 교사를 리더로 키우는 목표를 갖고 있다.”

Siva Kumari(시바 쿠마리) IBO 회장은 23일 제주한라대학교 한라컨벤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학습 환경을 바꾸면 아이들도 금세 질문하는 아이로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바 쿠마리 회장은 “대구 초등학생들에게 물어보니 질문하는 방식의 수업이 좋다고 답했다”며 “질문하는 아이를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한 IB가 한국 공교육에서 가져올 변화에 굉장히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또 오세정 서울대 총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만나 나눈 대화를 묻는 질문에 “미래 교육을 준비하려는 다각도적 노력에 많이 공감했다”며 “어느 정도 성과있는 이야기가 도출됐다”고 답해, 서울대와 서울시교육청이 IB를 어떻게 활용할지 궁금증을 낳았다.

이어 “서울 혁신학교를 방문한 결과 교사와 학생중심으로 운용되는 학교 시스템이 매우 인상깊었다”며 “IB도 혁신학교와 같은 방향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아래는 기자회견 질의·응답이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만났다. 어떤 이야기가 오갔나. 의미 있는 성과가 있었나.

오세정 서울대 총장과의 면담이 특히 흥미로웠다. 미래교육에 있어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에 대해 중요한 말이 오갔다고 생각한다. 또 서울대학교에서 다학제적 관점을 바탕으로 학생이 직접 전공을 설계하는 방식의 접근이 신선했다. 앞으로 다학제 접근을 어떤 식으로 할지, 교육 방향을 어떻게 찾아갈지 논의했다. 더 이상 한 가지 답을 요구하는 세상이 아니라는 것에 깊이 공감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의 만남에서는 교육의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특히 '앞으로 초중등교육에서 새로운 개발을 시작해야 미래 교육을 준비할 수 있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개인적으로 두 분과의 만남에서 굉장히 의미 있고 성과 있는 이야기가 도출됐다고 생각한다.

서울 소재 혁신학교를 방문한 것으로 아는데, 혁신학교 방문한 소감은 어떠한가.

혁신학교가 매우 진보적 학교라는 것을 느꼈다. 학교의 각 기준을 만드는 것은 교사들이었고 모든 접근방식에 있어 학생이 중심이 되는 시스템이 아주 좋았다. 학생이 학습의 주체가 되어 이루어가는 것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특히 기쁜 것은 교사들이 주체가 돼 자율성을 갖고 교육과정을 설립하는 데 역할을 하는 것이 인상 깊었다.

IB는 평가에 있어 세계표준을 만드는 기구다. 심도 있는 연구와 개념을 만들고 실제로 여러 학교에 적용하면서 검증하는 일을 하고 있다. IB도 혁신학교와 같은 방향을 지향한다.

한국 공교육의 IB 도입 제안을 수락한 계기는 무엇인가. 어떤 목표를 두고 결정했나. 미래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한국 프로젝트, 기대가 크고 설렌다. 한국 학생들의 지식습득능력 굉장히 뛰어나지만 만족도는 낮다. 이러한 문제는 IB가 공교육으로 들어가는 데 쉬운 결정을 하지 못하게 했다. 또 한국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언어는 한국어라 언어적인 문제도 있었다. 

그러나 제주와 대구교육청 관계자의 열정과 의지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IB를 도입해 새로운 교육모델을 도입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았다. 우리는 항상 사회·경제적 요소가 IB 교육을 도입하는 데 있어 장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결국 한국 측 요청을 이사회에서 토론하게 됐고 IB 공교육 도입을 결정하게 됐다.

IB 한국 도입 목표는 IB를 공교육에 도입했을 때 다른 학교와 같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가를 보는 것이고 이를 이루기 위한 노력을 해나갈 것이다. 물론 언어적 장벽은 있겠지만 첫 단계부터 성공을 보장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하려 한다.

한 예로 지금도 한국에 있는 많은 국제학교 관계자를 만나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기존 IB 인증학교들이 협력체가 되어 새로 도입하는 IB 학교를 지원하는 협력적 관계도 생각하고 있다.

IB 프로그램의 핵심은 비판적 사고 능력이다. 비판적 능력은 지속적 교육을 통해 형성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제주도는 고교에만 도입하는 데 아이들이 프로그램을 잘 소화할 수 있을까.

전세계적으로 IB가 고교 교육과정에 도입되는 경우도 많아 큰 걱정은 없다. 중요한 것은 IB 학교를 운영하기 위해 교사를 먼저 준비시키는 것이다. IB 고교과정에 들어오는 학생들이 즐기면서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사를 양성하는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학교는 경험을 통해 보완되고 이를 통해 발전할 것이다. 학생을 가르칠 때 처벌이 아닌 장려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이행할 수 있다면 물론 어렵고 도전적인 일이지만 가능하다고 본다. 

특히 한국의 지식과 역량기반 교육시스템에서 고교과정이 IB로 넘어가며 혁신적 평가시스템을 함께 도입하게 된다면 분명 가능한 일이라 생각한다.

IB 학교 인증을 위한 제주교육청의 준비 정도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2023년 IBDP 인증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다고 보는가.

DP(Diploma Programme) 도입에는 2년 정도 교사들과 협업하며 준비하는 과정이 있다. 일단 DP에 대한 이해가 완벽히 이루어져야 하고, 평가 관련 교사들의 전문성 함양이 필요하며, 교수법에 대한 논의도 있어야 한다. 이러한 준비과정은 카테고리 1, 2, 3, 4로 나눠져 아주 자세히 담고 있다.

목표는 학생이 DP 과정으로 들어올 때 학교가 최대한 준비된 상태에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각 학교의 특성을 고려해 DP를 제대로 이해하고 이행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컨설턴트를 배정한다. DP 코디네이터는 교육학 분야 리더로 교수학습부분에 중점을 두고 전문성 함양에 도움을 주는 사람을 의미한다. 학교장 리더십 교육도 한다. 이런 부분이 갖춰져야 IB 스쿨로 인증될 수 있다.

교사 연수는 단순히 IB 직원을 보내는 게 아니다. 그 학교의 교사와 또 다른 교사들이 교육하도록 하는 프로그램도 운용한다. IB 직원이 연수하는 것 보다 학교 내 교사가 다른 교사를 연수하면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 IB의 지향성이 ‘교사도 리더로 키우자’이기 때문이다.

IB 교육 도입 효과는 언제쯤 나타날까. 질문하는 아이들로 바뀌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까.

아이들을 질문하는 학습자로 만드는 데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는 학습 환경 만들면 아이들은 그렇게 변화할 것이다. 한국 방문 중 대구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을 만났는데, 아이들은 질문하는 방식의 수업을 즐거워하고 흥미롭게 생각한다고 했다.

효과는 물론 시간이 걸릴 것이다. 얼마나 많은 아이가 이러한 새로운 학습 방식에 참여하고 한국이 교육에 있어 성공적 변화의 정의를 무엇으로 보냐에 따라 그 시기는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더 이상 수동적인 아이를 키우면 안 된다. 이런 수동적인 부분, 지식을 습득하는 부분은 앞으로 기계가 사람보다 더 잘 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유연하게 변화할 수 있다. 우리가 지금까지 아이들을 수동적 학습자로 만들어온 것처럼 앞으로 우리가 그 환경을 바꿔주면 적극적이고 질문을 하는 학습자로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