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사표(出師表)는 '군대를 일으키며 임금에게 올리는 글'이라는 뜻으로 촉한(蜀漢) 제1대 황제 유비(劉備)의 ‘반드시 북방을 수복하라’는 유언을 제갈량이 받들어 군사를 끌고 위나라를 토벌하러 떠나는 날 아침 촉한의 제 2대 황제 유선(劉禪) 앞에 나아가 바친 글이다.
출사표(出師表)는 '군대를 일으키며 임금에게 올리는 글'이라는 뜻으로 촉한(蜀漢) 제1대 황제 유비(劉備)의 ‘반드시 북방을 수복하라’는 유언을 제갈량이 받들어 군사를 끌고 위나라를 토벌하러 떠나는 날 아침 촉한의 제 2대 황제 유선(劉禪) 앞에 나아가 바친 글이다.

[에듀인뉴스] 본래 전장(戰場)에 나가기 전 장수는, 출병을 앞두고 그 뜻을 적어 임금에게 올리는 전통이 있었습니다. 이를 출사표(出師表)라 하였습니다. 교사 김승호 이에 몇 자 뜻을 적어 방역의 최전선으로 뛰어드는 마음을 표(表)하고자 합니다.

국내에 코로나가 침입한지 어느덧 셀 수 없는 날이 지났습니다. 지난 날 동안, 이들 세력이 나라의 안과 밖을 거세게 흔들어대니, 정부는 학교 문을 닫고 수업을 원격으로 대체하여 학생의 안전을 보장하고자 하였나이다. 코로나의 큰 물결은 잡은듯하였으나 코로나의 잔당(殘黨)들이 남아 아직 그 세(勢)를 쉬이 보기 어렵사옵니다.

허나, 이제 더는 기다릴 수 없다 판단하여 전선(前線)을 학교로 옮겨 코로나와 전쟁(戰爭)을 명령하니 우리 교사들은 삼가 명을 받듭니다.

앞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과 교사가 선봉이 되어 7일을 교전하였으나, 정보가 부족하여 고군분투하고 있사옵니다. 군의 본대(本隊)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옵니다. 부디 전장의 어려움을 중히 들으시고, 마땅히 그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하소서.

이미 앞선 원격 전투에서 많은 교사는 부족한 물자와 기술에도 저마다 칼과 창을 들고 나가 활로(活路)를 개척했습니다. ebs와 keris를 비롯하여 크고 작은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충성스러운 교사들과 많은 대소 기관이 이런 혼란기에 공을 다투지 않고 각자의 몫을 다한 것은 나라의 홍복이옵니다. 마땅히 그들의 충언에 귀를 기울이시고 충의지사들의 의기를 드넓게 일으켜 주시옵소서.

이제 코로나를 토벌하러 가는 발걸음이 걱정되어 고사(古事)를 인용하고자 합니다.

전국시대 위나라 방총은 태자와 함께 조나라에 인질이 되어 끌려가기 전에, 왕을 찾아가 “길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한 사람이 말하면 믿지 않겠지만 세 사람이 함께 말하면 믿는다”며 “아무리 터무니없는 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말하면 넘어가기 쉬우니 자신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반대파의 낭설에 넘어가지 말아달라”고 왕에게 간곡히 당부했으나 결국 왕은 이후에 감언이설에 넘어가 방총을 버렸습니다.

회음후 한신은 한고조를 따라 전역을 누비며 전투에 앞장섰으나 통일이 된 후 그를 경계하던 황후에 모략에 넘어가 토사구팽(兎死狗烹)당하였습니다.

잘한 일에 상을 주고 못한 일에 벌을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오나 전장에서 고생하는 교사를 좀 더 믿어주시고 안에서 쉽게 말하는 무리를 경계하시옵소서.

전장의 장수가 후방의 일을 걱정하면 전방의 대책은 그만큼 약화되기 마련입니다. 지난 일을 경계하여 갑자기 법을 상정하는 후방의 소란을 금(禁)하여 주옵소서.

손자(孫子)가 말하길 “전쟁은 승리하는 것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지 오래 끄는 것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하였습니다. “따라서 전쟁의 본질을 아는 장수만이 백성들의 생명을 관장하며 나라의 안위를 책임지는 주인이다”고도 하였습니다.

전쟁이 길어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백성의 몫입니다. 또한 전투에 나선 군사들의 몫입니다.

이제 학교의 모든 사람은 책임을 지고 전쟁에 임합니다. 소장 역시, 나라의 중대한 임무를 맡고 출병합니다. 떠나는 마음은 계백의 결사대 같사오나, 반굴과 관창 같은 어린아이의 희생으로 전투가 끝이 나지는 않도록 하겠습니다.

최전선(最前線)의 일군(一軍)으로 파병되는 이 중책, 깊이 새겨 반드시 적을 막아내고 있겠사오니 부디 우리 군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바른 말을 취하시어 옳은 방도를 택해 빠르게 전쟁이 그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이 전쟁은 병장기(兵仗器)는 열악하고 병사들의 훈련은 부족하여 장기화할수록 패배가 명약관화하옵니다. 그러기에 소장과 동료들이 교내에서 분투하는 동안, 국가의 지원과 사람들의 노력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이 전쟁은 결국 수포로 돌아갈 것입니다.

초나라 항우는 70여 번 싸워 모두 승리했으나 후방의 물자지원을 간과하여 결국 해하전투 한 번으로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바라옵건대 지원이 끊긴 것은 없는지 먼저 확인하고 부족한 물자 보급을 멈추지 말아주시옵소서.

이 전쟁의 목적은 코로나를 물리치는데 있지 않고, 모두가 무사히 교육의 의례(儀禮)를 마치는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황이 여의치 않아 퇴각을 해야 할 때에는 징을 울리거나 휴전(休戰)을 명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길 바랍니다.

김승호 청주외고 교사/ 에듀인 리포터
김승호 청주외고 교사/ 에듀인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