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 현장] 코로나와 함께 지금 학교는 이렇게 살아 숨 쉰다
[에듀인 현장] 코로나와 함께 지금 학교는 이렇게 살아 숨 쉰다
  • 전재학 인천 제물포고 교감
  • 승인 2020.08.11 0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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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인뉴스] 2020년, 고등학교 현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서 일찍이 경험해 보지 못한 아주 낯선 길을 가고 있다. 물론 사회의 다른 영역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교육기관인 학교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함께 숨 쉬는 곳이기에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현상은 다른 어느 곳보다 더 의미 있게 다가온다. 

옛 지식을 통해 새로운 것을 미루어 알게 되는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은 교육의 보수성을 대변한다. 그래서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하지 않는가. 

하지만 교육이 과거에만 머무르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이 세상에서 생존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교육은 또한 미래를 대비하는 역량을 길러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여기엔 또한 현재의 순간을 지혜롭게 살아가는 자세, 이른바 카르페 디엠(Carpe Diem)의 자세가 필요하다. 

따라서 교육은 현재를 사는 강력한 힘이기도 하다. 결국 과거,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곳이 바로 다음 세대를 교육하는 현장인 학교가 아닌가 한다.

2020년 3월 초, 약동하는 봄의 기운과 함께 힘차게 학교 문을 열어 신입생을 맞아들이고 재학생들의 활기찬 발걸음과 목소리가 학교 전체를 활성화해야 할 시기에 우리는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인 팬데믹(Pandemic)의 위기를 받아들여야 했다. 

긴 겨울방학에 이어 또 다시 휴업의 시작이었다. 그러나 하루 이틀이란 단 기간의 위기를 극복하는 시간을 넘어 몇 차례 개학이 연기되는가 하더니 장기전으로 돌입해 드디어 4월 9일엔 온라인 개학이란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경험하게 되었다. 

현실을 우려하는 가운데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긴급하게 운영하는 온라인 수업은 학교 현장에 충격을 가져다주기에 충분했다. 급조하듯이 여러 단계의 준비를 거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비대면(untact) 원격수업, 즉 온라인 수업 체제로 돌입하고 고등학교는 2/3 이상의 등교를 억제한 채 오늘까지 반복해서 학사일정을 운영해 오고 있다. 

그런 가운데 어느 덧 2020학년도 1학기의 끝자락에 와 있다. 기말고사를 마치고 성적 처리를 하면서 이내 학기말 사정회를 고쳐 학교는 짧은 기간의 하계방학에 들어갈 예정이다. 

수업 일수 10%를 감축하는 것이 법적으로 공인되면서 1, 2학기 전체 190일 이상의 수업 일수는 171일 이상으로 변경 운영된 것이다. 

그동안 수차례의 학사일정 변경을 거쳐 최종안이 다시금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와 승인을 거쳐야 했으며 연기되거나 축소된 각종 학사일정은 학교 사정에 맞게 재논의를 거쳐 3학년은 고정 등교하고 1, 2학년은 격주 등교로 운영함으로써 혼란스런 학사 운행의 과정을 겪어야만 하는 현실이 되었다. 

등교 수업은 곧 철저한 방역대책을 세워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되었다. 아침 마다 학생들의 동선(動線)이 겹치지 않도록 등교하는 학년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학생들의 등교 시간을 조정하였으며 교내의 등교 길에는 곳곳에 손세정제를 설치하였다. 

지도하는 교사들은 반복되는 사용 지침을 전달하고 확인하면서 그렇게 시간이 흘러 이젠 습관화된 일상이 되었다. 등교 길의 센터는 열화상카메라를 설치하여 발열상황을 점검하고 반드시 자신의 체온을 체크하도록 규정화 하였다. 

이런 일련의 조치는 학교 감염병대책위원회(감염병 Task Force Team)의 협의와 사전에 실연을 통해서 결정된 것이기에 현재는 익숙하게 운영하는 일종의 습관화된 교육이 되었다. 그 이면에는 많은 고뇌와 협의의 순간들이 있었기에 1학기를 마무리하는 이 시점에 와서 과거를 회고하는 순간이 더욱 감회가 새롭게 다가오기도 한다. 

학교 관리자로서 필자는 하루 7시간의 수업 중에 꼭 2~3차례는 교내를 순회하면서 학생들의 수업 현황을 점검하기도 한다. 요즘은 날씨가 더위지면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 수업을 하는 교사는 교사대로, 학생은 학생들대로 힘들어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답답한 마음에 마스크를 벗고 있다가 필자의 지적에 바로 다시 착용하는 학생들은 반응이 이분화 되었다. 착하고 순응적인 학생들은 미안해하면서 바로 재착용 하지만 다소 저항하고 부정적인 학생은 각자 특유의 표정으로 언짢아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교육은 힘이 있다. 대다수가 그렇게 행동해야 하는 이유를 알기에 학생들은 묵묵히 답답한 순간을 극복하고 있으며 방역 수칙을 따라야 한다는 것을 재인식하게 된다. 

다행인 것은 학생들 앞에서 모범을 보여야 하는 교사들은 학생과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마스크 착용은 100%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있다. 

교실 환기를 위한 방역 수칙에 의해서 항시 교실 문은 열려있고 복도를 향하는 창문 중 일부는 상시 열려있다. 이렇게 되기까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장시간 수업을 해야 하는 교사의 입장에서는 처음에 적응 단계에서는 너, 나 없이 무척 힘들어 하던 모습이 생생하다. 

그러나 이젠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기에 나름대로 자신의 방식에 맞게 수업 시간을 조절하면서 건강을 관리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이로써 인간은 어떤 상황에서도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뛰어남을 증명해 보인다. 

또 한국의 교사들이 어떤 사람들인가? 미국의 전직 대통령 오바마는 늘 ‘한국의 교육을 보라’며 높은 교육열과 수준 높은 교사진을 부러워하지 않았던가? 

처음 시행에 걱정이 많았던 온라인 수업은 이젠 교사 개개인의 노하우가 쌓이면서 수업 자료를 올리고 녹화하는 기법이 날로 발전하고 있다. 현재 교사들은 녹화하는 온라인 클래스 수준을 넘어 2학기엔 모두가 실시간 수업을 시도해 보려는 의지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교육당국은 금년 말까지 모든 교실을 와이파이존으로 구축하고 실시간 수업을 하도록 예산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에 따라서는 선도적인 학교는 이미 실시간 방송 여건을 마련하여 실시하는 학교도 있으며 후발 주자들은 적어도 2학기엔 지금보다 많이 실시간 수업 실행이 되리라 예상된다. 

이런 사실에 대해 듣는 사람들과 제3자의 입장에서는 별다른 감응을 보이지 않겠지만 학교 현장의 온라인 수업 당사자인 교사들은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와 경험의 반복을 통해서 이런 단계로 진화했는지 동병상련을 느낄 것이다. 

측은지심이 없다면 사람이 아니라는 맹자의 가르침은 이 시대를 사는 교사들의 고충을 아는 사람이라면 연민과 위로의 마음에 예외가 없으리라 믿는다. 

대구일마이스터고 급식실 배식 장면.(사진=대구시교육청)<br>
대구일마이스터고 급식실 배식 장면.(사진=대구시교육청)

학교 점심시간 운영 또한 특별한 학생 지도를 요구한다. 이미 코로나19 방역의 일환으로 거리 두기를 실시하면서 식탁에선 한 줄로 앉기, 대각선으로 앉기, 식탁에 칸막이 설치 등 감염 대책을 철저히 실시하고 있다.

다만 식당에서의 체류 시간이 길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간편식 식사를 제공하거나 식사 시간에 옆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금지하기에 식사 시간의 낭만과 즐거움을 박탈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역시 식사 시간은 나름대로 즐거운 시간임에 틀림없다. 학교 영양사는 학생들이 좋아하는 음식(예컨대, 피자, 햄버거, 라면, 고기 꼬치 등등)위주로 식탁을 운영하고 있다.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있다. 

경력 교사들은 다소 불만이기도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젊은 교사와 학생들은 별로 불만의 표정을 보이지 않는다. 다만 야간의 자율학습이 연기된 관계로 저녁을 먹을 수 없는 것이 학교 음식을 좋아하는 학생들로서는 불만이다. 

이렇게 학교의 식당운영을 위해서 당번을 정해 순번으로 학생 지도에 나서는 교사들은 오늘도 묵묵히 자신의 책임을 다하려 애쓰고 있으며 방역과 점심시간 질서와 안전지도의 병행을 실시하고 있다. 

학교는 학생들로 인해 살아 있다. 장기간에 걸친 휴업으로 인해 한때 학교는 인적이 끊긴 깊은 산중의 수행 장소로 착각할 정도였다. 역시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고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은 참으로 신성하고 위대하다는 생각이다. 

세대를 잇는 교육은 막중한 책임이 있고 인생의 황금기에 있는 학생들은 그 시기를 잘 보내야 하는 의무감과 절박함도 있다. 그 속에서 교사와 학생은 서로가 운명 공동체가 되어 살아야 한다. 

“학생은 많으나 진정한 제자는 없고, 교사는 많으나 진정한 스승은 없다”는 말은 단지 우리 교육에 대한 애정이 반영된 빈 말이 되기를 바란다. 

이제 다시금 교사와 학생이 진정한 사제지간의 관계를 유지하고 가르치고 베우는 과정이 서로를 성장시키는 교학상장(敎學相長)이 되어 신뢰와 존경의 마음으로 교육 현장을 지켜나가는 우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는 힘은 교육에 있으며 그 교육은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고 그래서 학교가 진정으로 미래의 희망의 등불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전재학 인천 제물포고 교감
전재학 인천 제물포고 교감

 

전재학 인천 제물포고 교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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