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운동권 캐슬’을 무너뜨리자
‘86운동권 캐슬’을 무너뜨리자
  • 지준호 기자
  • 승인 2019.01.2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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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경훈 청사진 공동대표/ 에듀인뉴스 칼럼니스트

'86운동권'...20세기 사회·세계관으로 21세기 국정운영
밀레니얼 세대의 사명...'86운동권' 넘어 미래 준비하라

최근 교육, 일자리 등 청년의 삶과 밀접하게 연계된 사회문제들이 이슈로 대두되면서, 청년들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자 사회활동 참여를 높여가고 있다. 20대 정치인의 탄생은 물론, 각종 사회활동단체의 대표를 청년이 직접 맡으며 그들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에듀인뉴스에서는 청년들이 바라는 세상을 독자에게 알리고자 ‘전지적청년시점’을 연재한다.

백경훈 청년이여는미래 대표
백경훈 청사진 공동대표/ 에듀인뉴스 칼럼니스트

86(80년대 학번, 60년대 생)운동권 세력은 민주화 유공자로서 정치권에 대거 입문했다. 이들은 지지하는 대통령을 두 차례나 당선시켰다. 현재도 청와대와 국회를 중심으로 국정운영을 주도하고 있다. 임종석 前 비서실장을 비롯해 청와대에 포진된 수석, 비서관, 행정관들은 이른바 ‘청와대 정부’를 구성하는 86운동권 핵심라인이다. 배지를 단 주력멤버들은 50대가 되어 ‘20년 장기집권’을 이야기하는 여당의 지도그룹이 되어 있다. 이들은 ‘86운동권 캐슬’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권력의 정점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다. 어쩌면 진짜 전성기는 지금부터일 수도 있다.

국정 아마추어 ‘86운동권’

86운동권이 민주화에 기여한 점은 높이 평가한다. 하지만 공수를 바꿔 권력의 주인으로서는 어떤 평가를 할 수 있을까. 지어진 건물을 보고 손가락질하는 사람들에게 직접 지어보라고 하면 초가집도 짓지 못하는 법이다. 지난 20여 년간 86운동권의 정치세력으로써의 능력은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내용으로 보면 진화되지 못한 사회관과 세계관을 가지고 있었고, 방법적으로 보면 무능과 독선적 행태를 보여 왔다. 특히 경제, 외교, 정치의 측면에서 여전히 20세기 사회관, 세계관으로 21세기 국정운영을 주도하는 현 상황은 이대로 두고 보기 어려울 만큼 위태롭다.

그들이 가진 反시장, 反기업, 분배우선의 인식과 방식은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정책에 그대로 녹아 있다. 일자리의 질을 높이자며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주도한다. 선의를 가지고 시작했다지만 삶의 현장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저숙련 노동자, 자영업자, 청년 취준생, 특히 하위10% 언저리에 있는 국민들의 일자리와 일거리 모두를 없애고 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다는 정책들이 오히려 그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

운동권 특유의 현장 리더십은 권력에 취해 날아가 버렸다. 현장은 없고 이상과 바람으로 가득 찬 이념과 진영 논리에 빠져있다. 여전히 세상을 ‘자본vs노동, 기업vs노동자’ 이분법으로 바라본 결과 노동시장을 왜곡하고 훼손하는 괴물노조를 키워냈고, 규제만큼이나 자유로운 시장과 기업 활동을 가로막는 반기업 정서를 만들어 냈다.

86운동권 세력의 민족주의적 성향은 외교·대북 정책에 묻어난다. 오늘의 청년과 청소년들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에 동의하는 세대가 아니다. 민족적 대의를 위해 소의를 희생할 수 없다는 뜻의 표출로 나타난 것이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반대 여론이었다. ‘우리민족끼리’라는 슬로건은 자기만족일 뿐 실제 대북 문제를 풀어가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는 김정은이 주도하는 한반도 대전환기 위에 서 있다. 김일성·김정일 시대의 공식으로는 김정은 시대의 해법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 다양하고 종합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인식과 판단이 필요하다. 국제사회의 에너지가 한반도를 향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 일본 등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머리를 모아 한반도 내일의 답을 고민해야 한다. ‘우리민족끼리 대화와 통일’이라는 과거형 공식으로는 이 문제를 풀어갈 수 없다.

민족주의적 성향이 가장 극렬하게 나타나는 것이 일본에 대한 입장이다. 국민의 감정적 대응을 부추기는 국내용 메시지와 정책만 펴고 있다. 분쟁을 국제무대로 끌고 가려는 일본의 의도를 냉정하게 분석하고 문제를 풀어가려는 내공은 찾아볼 수가 없다. 86운동권 세력의 극단적인 반미 성향은 한미동맹에 대한 우려를 오늘, 우리의 문제로 가져왔다. 외교 무대에만 서면 작아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은 보좌하는 사람들의 세계관과 능력이 반영된 결과라 보인다. 그래서 더 걱정이다.

정치의 영역에서는 ‘우리는 옳고, 정의롭다. 그들은 나쁘다’라는 선악 프레임으로 반대진영을 청산해 가고 있다. 청와대에서는 장·차관급의 대우를 받으며 정치·경제·사회·외교·안보·통일 전 분야의 정책을 주도한다. 86운동권 세력은 과연 박근혜 정부에서 조금이라도 진화한 민주주의 정부를 구현한다고 할 수 있을까. 문재인 정부가 정상궤도로 가기 위해, 우리의 미래를 준비하고 대비해가기 위해, 86운동권 세력의 인식과 능력이야말로 공동체의 장애물이자 청산해야 할 적폐가 아닐까.

‘86운동권’을 넘어야 국가 미래가 보인다

86운동권 세력이 앞으로도 최소 10년은 권력을 놓지 않을 것이고, 이는 새로운 미래 세대의 등장을 막는 장애물이 될 것이다. 86운동권을 극복하는 것은 우리가 바라는 미래를 준비하고 대비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새로운 시대의 이야기를 써내려갈 다음 세대의 사명이기도 하다.

새롭게 등장할 세대를 ‘밀레니얼 세대(80년대 이후 출생자)’라고 한다면, 이들은 86운동권 프레임에 사로잡힌 우리나라의 사회관, 세계관을 다시 써야 한다. 86운동권의 경제, 외교 인식에 빠진 핵심은 글로벌 시각,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이다. 이를 포함한 새로운 시대와 세대에게 맞는 언어, 메시지, 콘텐츠, 시대정신을 만들어 내야 한다. 특히 기술의 진보가 가져오는 사회와 국가와 세상의 변화를 민감하게 읽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이는 기존 86운동권 세력이 배워서 알 수 있는 것도 아니다.

‘86운동권 캐슬’을 무너뜨리자. 세상은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빠르게 변해간다. 시간은 다음세대의 편이다.

지준호 기자  casaji97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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