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https://m.blog.naver.com/mmfmm/220822017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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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인뉴스] 1960~1970년대,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의 심리학 교수 월터 미셸은 한 가지 실험을 계획했다. 그는 대학 부설 유치원에 다니는 4~6세의 아이들을 모아놓고 그들의 앞에 마시멜로 1개씩을 제공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난 잠시 15분 정도 나갔다 들어올거야. 그 때까지 이걸 먹지 않고 기다리면 한 개 더 줄게. 혹시 그 전에 먹고 싶으면 먹어도 되지만 그 땐 한 개를 더 주지는 않을거야.”

이 실험에서 유혹에 버티고 참아내 마시멜로를 한 개 더 받은 유치원생은 1/3뿐이었다고 한다.

놀라운 것은 이후의 후속 연구다. 1990년에 미셸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유혹에 견뎠던 사람들은 청소년기에 인지능력과 학업 성적이 우수했고, 좌절과 스트레스를 견디는 힘이 더 강했다는 것이다.

온라인 수업은 마치 마시멜로 실험과 같다.

마시멜로를 눈 앞에 두고 15분간 참아내라는 상황은 다른 짓이 가능한 상황에서 수업을 계속 견디라는 것과 같다. 오프라인에서는 이러한 상황들을 여러 방식으로 제약하지만 온라인에서는 쉽지 않다. 

이번 학기부터 대학원을 다니며 낮에는 교사로, 야간에는 학생으로 온라인 수업을 경험하고 있다. 이른바 주교야학(晝敎夜學)인 셈이다. 교사로서 온라인 수업도 힘들었지만, 학생으로서 온라인 수업은 내 자신과의 싸움 같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유혹에 대한 인내다. 컴퓨터로, 태블릿으로 실시간 수업에 접속해 수업을 듣다 보면 다른 짓을 하고 싶은 유혹을 견디기가 어렵다. 수업에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 나오면 검색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일 수 있으나, 내가 검색하는 동안 수업 내용은 지나간다. 

실제 교실에서는 환경의 제약을 통해 이러한 부분을 방지하고 있지만, 온라인에서는 제약이 없다.

오래 전 인터넷 동영상 강의를 들을 때 딴짓을 막으려고 굳이 PMP 같은 것에 넣어서 들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무조건 인터넷 접속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이 다른 짓을 유발하기 좋다.

두 달 가까이 수업을 듣다 보니, 내가 학생으로 수업을 집중해서 듣기 위한 방법을 몇 가지 안내하고자 한다.

1. 수업을 듣기 전에 주변 환경을 정리한다. 미군 해군 대장 윌리엄 레이븐이나 조던 피터슨 같은 이들은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아침에 이불부터 정리하라고 했다. 깨끗한 환경은 다른 짓을 하려는 유혹을 막아준다. 가급적 다른 유혹이 발생하지 않도록 자극이 될 수 있는 것을 제거해야 한다. 

 2. 강의형 수업으로 진행 되는 경우에 접속 이후 마우스 USB 선을 뽑아놓는다. 이건 학창시절 때부터 내가 많이 사용하던 방법이다. 마우스는 몇 번의 클릭만으로 쉽게 다른 사이트들에 접속하게 하는 아주 유용한 도구다. 마우스 연결만 해제하더라도 상대적으로 강의식 수업을 듣는데 다른 짓이 어려워진다.

 3. 실습형 수업의 경우 듀얼 모니터 셋팅을 해놓으면 좋다. 별도로 모니터를 사라는 얘기가 아니다. 태블릿이나 핸드폰 등을 보조 모니터로 활용해서 수업을 듣는 것을 권장해본다. 보조 모니터가 없다면 어쩔 수 없지만, 가급적이면 강의 화면과 실습 화면을 나누어 듣는 것이 편하다.

 4. 마이크를 켜놓는다. 화상은 사실 다른 짓을 제어할 수 있는 충분한 도구가 못 된다. 진정 수업에 적극적 참여 의지를 보이고 싶다면 마이크를 켜놓자. 마이크에 잡음이 들어가지 않게 조심하게 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내려가면서 당분간 원격수업은 보류된다. 그러나 코로나 상황과 교육부의 정책진행 방향들을 보면, 원격수업은 아마 이대로 잊혀지지는 않을 것 같다.

학생들도 수업을 잘 듣기 위한 방법들을 정리해놓아야 한다. 온전히 자기 관리 능력에만 맡기기엔 인간은 너무 나약한 존재다.

김승호 청주외고 교사/ 에듀인리포터
김승호 청주외고 교사/ 에듀인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