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⑨2015 개정 교육과정, 이과 비중 30%..."50%까지 늘려야"
[창간기획] ⑨2015 개정 교육과정, 이과 비중 30%..."50%까지 늘려야"
  •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 승인 2020.11.03 10:5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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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후조의 우리 교육 더 낫게 만들기] 3. 이공계 인력 양성②

[에듀인뉴스] 교육은 희망이고 꿈을 키우는 일이다. 그럼에도 언제부터인가 교육은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온갖 교육 혁신안이 등장했음에도 학교교육에 대한 만족도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 학생, 학부모, 교원, 교육학자, 기업인, 일반인, 실업자 등 각자 처지에 따라 교육문제를 보는 눈이 다르다. <에듀인뉴스>는 창간 5주년 기획으로 학교와 같은 교육기관에서 교수자와 학습자가 만나 무엇을 주고받는가를 탐구하고, 국가의 거시적 교육 정책과 제도, 학교의 미시적 교실 수업을 아울러 들여다 볼 수 있는 위치에 있는 홍후조 교수(교육과정학자)의 입을 빌어 ▲교육 기본제도 ▲교원 양성과 운용 ▲이공계 인력 양성 ▲교과서 문제 ▲진학계 고교 문제 ▲온라인 수업 ▲국민형성교육 등 분야 별로 문제의식(배경), 현황과 문제점, 원인과 이유, 개선 방향(가치 추구), 구체적 방안, 후속지원책 등으로 나누어 살펴볼 계획이다.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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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인뉴스] 근대 과학혁명을 거치면서 학교의 교육내용은 과학적으로 검증된 지식만 받아들여졌다. 그래서 고전적인 인문사회 교과목들은 인문 ‘과학,’ 사회 ‘과학’으로 새로 단장을 했다. 심지어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인류의 역사발전 단계의 변화도 과학이라고 주장한다. 이처럼 현대인에게 과학은 신뢰의 상징어가 되었다.

과학은 국가발전의 초석이다. 20세기 중반,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에서 유럽의 주변국으로 주저앉게 된 영국에 대해 C. P. Snow는 국가 지도자들이 과학기술에 대한 공부를 소홀히 하고 문과 공부에 치중했기 때문이라고 질타하였다.

시대를 읽지 못했던 영국 정치지도자들의 치우친 공부는 조선선비의 문약(文弱)을 떠올리게 한다.

사회생활 중심의 문과공부는 상대적으로 관련 분야 책을 몇 권 읽으면 이해가능한 편이지만, 이과공부는 바탕학습 없이는 책을 읽어도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학교에서 더 비중 있게 가르쳐야 한다.

상황이 이러한데 우리나라 학교의 과학교육 현실은 팍팍해 보인다.

필자가 2015 개정 교육과정기준 문서에서 초등 3학년부터 고교 1학년까지 공통 교육과정의 시간배당을 계산해 보았더니 국어·외국어·사회 등을 주로 가르치는 문과공부 시간은 47%이고, 수학·과학·기술 등 이과공부 시간은 30%에 불과하며, 나머지 23%는 체육과 예술이 차지하였다. 이는 이전 교육과정에서도 유사했다.

이런 경향이 계속된다면 우리나라 교육은 개인이나 국가사회 발전에 걸림이 될 것이다. 과학혁명, 산업혁명, 디지털혁명의 시대를 살아갈 학생들에게 이과공부 시간은 50% 정도가 되어야 발전의 디딤이 될 것이다.

인간의 생애발달 주기에 따른 교육내용을 생각해보면 유아기 때는 ‘건강한 생활과 즐거운 생활’에서 출발한다. 생활지도를 통해 아동이 ‘바른 생활’의 자세가 잡히면, 그 다음부터 학교공부는 ‘슬기로운 생활(슬생)’에 집중한다.

슬생은 문이과 융합공부로 사회, 자연, 사물과 사건 속에서 슬기를 배우는 것이다. 사람은 그렇게 배운 슬기로 공부하고 일하며 살아간다.

아동 청소년기는 기억력이 좋고 사고력이 급격히 발달할 때이므로, 가장 엄밀하고 까다로운 수학·과학·기술공학을 더 잘 배울 수 있다.

그러다가 나이가 들면 다양한 경험이 쌓이면서 전공 분야를 넘어 종합하고 절충하여 사고하는 종합철학자가 되어간다.

황혼에 송해 선생이 ‘전국노래자랑’을 외치면 우리 인생은 춤추고 노래하는 ‘건강한 생활과 즐거운 생활’로 되돌아간다.

즉 젊을 때는 이과공부에 더 집중하고, 나이 들어서는 문과공부를 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분야마다 공부할 적기가 있는데 기초·기본적인 과학 공부는 초중등학교 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과학’하면 보통 ‘물·화·생·지’를 떠올린다. 과학은 크게 생명과학과 물질과학으로 구성된다. 그래서 사범대학의 과학교육과는 물·화·생·지로 4균분 되어 있고, 4개 중 하나만 집중해서 배운다.

그러다 보니 예비교사들은 중학교의 통합된 과학을 가르칠 능력은 제대로 익히지 못한다. 세부 전공과 함께 통합과학도 배워야 주1에서 고1까지 과학을 더 잘 가르칠 수 있다.

보통 고등학교에 사회과 교사가 6명이면 과학과 교사는 4~5명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게다가 여학교에 가면 과학 교사 수는 3~4명으로 훨씬 더 줄어든다.

이는 학생들이 과학을 접할 기회가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으로, 이에 따른 사회적 결과나 영향력은 매우 부정적이다.

초등교사를 양성하는 교대의 경우는 문제가 더 심각한데, 교대의 예비교사들은 80~90%가 문과출신이다.

미래 사회를 맞이할 어린 학생들에게 과학적 호기심과 역량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이들을 교육하는 예비교사들이 보다 높은 이과적 소양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과공부는 상대적으로 정확한 답과 더 맞는 최선답도 있고, 오답이 왜 틀렸는지도 분명하다. 우길 수 없는 정직을 가르친다. 이들 공부에서는 논거와 증거를 들어 논리적 순서와 절차를 거쳐서 증명해내야 하므로 매우 논리절차(algorithm)적이다.

조국 사태는 시비를 계속할 수 있겠지만, 황우석의 과학연구는 진위가 가려진다. 즉 언젠가는 검증과 반증이 가능한 이과공부에서는 속일 수 없다. 언제 어디서나 9×9=81이고 F=ma이며 E=mc²이다.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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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수학에서 공식을 가르쳐주고 이를 대입하여 문제를 계산해서 푸는 연습을 하듯이, 과학수업에서도 이미 확증된 결과를 재확인하는 실험으로 학생들의 탐구의욕을 저하시키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굳이 실험을 안 해봐도 안다는 것이다!

생활 속의 문제를 호기심을 가지고 관찰과 실험, 가설 검증을 해나가는 탐구능력을 길러 줄 필요가 있다. 학교의 과학수업은 기술과 연결되어 생활에 적용되고 전이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려면 이론과 실험이 이어지는 수업시간의 연속(block scheduling)이 필요하고, 실험실은 전열기, 뜨거운 물, 알코올램프 등을 사용하므로 1실험실 2교사가 필요하다.

지난해 수능시험 응시자 전체 54만9000명 중 과학탐구 응시자는 21만3000명으로 약 38%에 불과하였다.

또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석유화학 등의 산업과 연결된 물리학과 화학 I, II 네 과목 응시자를 다 합치면 13만4000명으로, 지구과학I 한 과목의 14만9000명에도 미치지 못한다.

고교 이과생들의 과학 공부가 치우쳐있다. 대학이 입시흥행을 위해 교차지원을 허용하고, 학생들은 진로에 관계없이 점수 잘 나오는 쉬운 과목만 선택한 결과이다.

진로별로 꼭 필요한 바탕학습을 확인해주는 타당한 입시가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여 교육이 시험도구로 왜곡되었다.

이공계 대학교수들도 학생들이 고교 때 수학, 물리, 화학 등 바탕학습을 제대로 안 해서 1-2학년의 낮은 수준 과목만 듣다가 졸업하고 실업자가 되는 경우가 늘어난다고 한탄한다.

자의적 선택을 방임하는 것은 나쁜 교육이므로, 필요한 공부를 챙기는 쪽으로 대입시가 진로별로 타당화되어야 한다.

어느 장기인력 수요 추계에서도 문과출신이 더 필요하다고 하지 않는다. 지능정보화시대의 바탕인 학교의 과학교육을 진흥시키는 것은 개인과 국가 및 인류의 문명발전에 긴요하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학교의 과학교육 개선을 위해 다음의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현재 30%인 이과계 수업시간의 비중을 50%로 높이고, 국영수가 아니라 다른 교육선진국처럼 과학을 핵심교과에 포함하여 ‘국영수과’의 문이과 균형잡힌 공부를 시키자.

둘째, 물·화·생·지 4균분을 벗어나자. 지구과학II는 대학으로 올리고,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의 공부와 시간 비중을 더 늘리자. 대학의 전공학습에 꼭 필요한 바탕과목을 공부하고 시험치도록 분명히 요구하자.

셋째, 결과를 전달하는 과학수업이 아니라 관찰과 실험 중심의 과학수업을 통해 탐구능력을 키워주자. 이를 위해 실험실의 교사, 시설, 설비, 재료를 보완하자.

넷째, IT, AI 등이 과학교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여 첨단과학기술 분야를 지역의 과학(박물)관 등을 통해 방과후, 주말, 방학 등에 집중적으로 가르치자. AI(IT) + X(전공)가 필요하고, 직접적인 실험과 관찰뿐만 아니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드라이 랩(dry lab)에서의 공부가 더 요구된다. 그러므로 내연기관 공부는 더 줄이고 2차 전지 공부는 더 늘려야 할 것이다.

다섯째, 문과생들도 과학 공부를 더 하고 수능에서 이과생의 절반 정도의 과학시험을 치르게 하자. 국어와 함께 과학을 배워 SF 소설을 쓸 수 있어야 한다.

여섯째, 중등교사양성에서 중1에서 고1까지 배우는 통합과학을 공부시키자. 물·화·생·지 중 하나만 공부하지 말고 통합과학과 세부 전공의 비중을 5:5나 6:4로 하자.

일곱째, 우수교사 확보를 위해 수능 과탐의 1,2등급의 학생들이 이공계 대학을 졸업할 경우 교직이수를 거쳐 교사가 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자. 현재 비사대 교직은 해당과의 상위 10%에게 교직이수기회를 주는데, 이는 비현실적이다. 교대 입시에서도 이과출신에게 가산점을 주어 문이과 출신 반반으로 초등교사를 임용해야 한다.

최근 강조되는 문이과 융합교육은 올바른 방향이다. 고교에서 문과생이라고 하여 이과공부를 소홀히 하지 말고, 이과생이라고 하여도 문과공부를 외면하지 말자는 것은 타당한 교육방향이다.

문제는 이과공부에서 문과공부로는 돌아갈 수 있으나 그 역은 어려운 편이다. 그러므로 이과공부의 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초중등학교에서 이과공부의 비중을 더 늘려야 한다. 균형의 관점에서도 이과공부를 더 늘려야 한다.

학생들의 장래와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 차기 교육과정 개정에서는 문이과 공부의 불균형은 반드시 교정해야 할 시대적 과업이라고 본다.

<참고문헌>

홍후조(2020.7.22.), “진학계 고교의 교육과정 개선안 10가지,”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교육칼럼.


◆ 글 싣는 순서

Ⅰ. 교육의 기본제도 1. 어긋남으로써 빚어진 문제들/ 2. 학제(학생수용)/ 3. 학교급 나누기/ 4. 교육과정 /5. 출생률 제고와 주택 문제/ 6. 소규모 학교 통폐합 문제

Ⅱ. 교원 양성과 운용 1. 전공 교육과정, 자격과 2중 전공/ 2. 교단교사 직급다층화/ 3. 교감발탁제, 교장 발탁제/ 4. 교육감 직선제, 중단위 교육행정기관

Ⅲ. 이공계 인력 양성 1. 수학, 과학, 기술공학 분야의 특징/ 2. 교원의 문이과 배분, 교대, 사대(사/과)/ 3. 첨단과학기술을 제 때에 가르치는 미래 pilot 학교/ 4. 수포자 구제문제/ 5. 국민기초학력과 충실화/ 6. 절대평가와 IB DP교사들의 시험 출제와 채점 능력

Ⅳ. 교과서 문제 1. 교과서가 필요없는 교과에서 예산 낭비/ 2. 판수를 거듭하는 교과서, 한국근현대사 교과서/ 3. 성교육교재와 발달 추동/ 4. 한국판 탈무드 개발 보급

Ⅴ. 진학계 고교 문제 1. 자사고와 특목고(집값 폭등)/ 2. 평준화와 비평준화/ 3. 국영수 편중과 진로별 교육과정/ 4. 교육기회 제공에서 학교간 역할분담

Ⅵ. 온라인 수업 1. 온-오프간의 분리와 협력(교육과정 조정)/ 2. 온라인 교육전용기기 개발 보급/ 3. 온라인 수업에서 효과 제고(중위층 몰락 대책, 수업시간 조정)

Ⅶ. 국민형성교육 1. 헌법을 제대로 가르치기/ 2. 한국근현대사 재인식/ 3. 국제관계와 국제정세 알기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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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JC 2020-11-03 14:20:58
이과공부에서 문과공부로는 돌아갈 수 있으나 그 역은 어려운 편이며 그러므로 이과공부의 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말씀에 동의합니다^^ 이과 비중 50%까지 늘리기 적극 찬성합니다.

대한민국의 국민 2020-11-03 14:13:22
대입전형이 전공별, 진로별로 타당성있게 수립되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합니다.
전자공학, 화학공학, 기계공학 등을 전공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물리, 화학을 기피하고 생물, 지구과학만 공부하는 것은 바람직한 모습이 아닐 것입니다.
사회탐구에서도 생활과윤리가 수능선택율 1위고 경제가 최하위과목인데, 정작 수험생들 중에 철학 전공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매우 적고, 경영 전공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많아요. 제2외국어 선택은 아랍어가 1위라고 하지요.
현 대학입시의 기형적인 구조가 이런 안타까운 상황을 만든 것 같습니다.
홍후조교수님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