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돌봄 전일제 논의 없이는 6일 파업 예정대로"
교원단체 돌봄 대체근무 교사 투입 반대...공은 4일 교육감협의회로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2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돌봄파업 퍼포먼스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공무직본부)<br>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2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돌봄파업 퍼포먼스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공무직본부)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돌봄 파업이 오는 6일 예고된 가운데 교육부가 '초등돌봄 운영 개선 협의체'구성을 제안했다. 파업을 대비해 이를 논의할 소통창구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교육부의 이 같은 제안이 6일로 예정된 파업을 저지해 돌봄대란은 막을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17개 시도교육감들이 제안을 받아 들일 지 여부는 물론 돌봄전담사들 역시 파업을 철회할 예정은 현재까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3일 교육부에 따르면, 온종일돌봄 정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돌봄노조 ▲교원단체 ▲학부모단체 ▲교육청 ▲교육부 등이 참여하는 ‘초등돌봄 운영개선 협의체’ 구성을 시도교육감협의회를 비롯한 관련 단체에 제안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 협의체는 돌봄전담인력의 근무여건 개선과 학교 교사의 돌봄관련 업무부담 경감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시도교육감협의회와 관련 단체들이 제안을 수용하면 실무협의회를 통해 협의체 구성 운영 방안을 신속하게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과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전국여성노조 등 초등학교 돌봄전담사들이 소속된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는 국회에 발의된 ‘온종일 돌봄 특별법’의 폐기와 시간제 돌봄전담사의 전일제 전환을 요구하며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6일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교육부는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3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돌봄노조, 교원단체, 학부모단체 등과 세 차례의 간담회를 통해 온종일돌봄 정책에 대한 현장의 의견을 수렴했지만, 뾰족한 접점을 찾지는 못한 것을 알려졌다.

연대회의 관계자는 “해결 열쇠를 쥔 교육감들이 협의체 구성에 대해 답변이 없어 내일(4일) 열리는 전국교육감협의회 총회에 맞춰 면담을 요구할 계획”이라면서도 “협의체가 구성돼도 6일 파업은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6일 파업에는 전국 2200개교에서 돌봄전담사 3300여명이 동참할 전망이다. 이는 전체 돌봄전담사 1만3000명의 25%가 넘는 규모다.

교원단체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교총, 교사노조연맹, 전교조 등이 모두 돌봄전담사 파업 시 교사를 대체 업무에 투입시키는 것은 노조법 위반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관련기사 참조)

교사노조연맹은 이날 성명을 통해 "교육부가 준비 중이던 별도 법률안 제출을 보류하거나, 장기 입법과제로 돌리려는 시도를 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교육부의 지자체-학교 협력 돌봄 근거법안을 기대했던 우리는 교육부의 이런 태도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부는 학교현장에서 관리자의 무기력과 무책임을 방치해서는 안된다. 또 교사의 헌신만을 강요하여 이를 악용하는 지금과 같은 체제의 학교돌봄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며 "필요한 경우 학교가 공간을 제공하고 지자체가 운영하는 학교-지자체 협력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민용 교사노조연맹 대변인은 "학교 교사의 돌봄 관련 업무는 법령 근거가 없는 업무다. 이것을 교육부가 '업무부담 경감하는 방안' 운운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6일 예정된 파업을 막기위한 고육책으로 제안한 협의체라고 밖에는 볼 수 없다"며 "돌봄은 국가 사업이다. 교육감이 돌봄전담사의 고용주체이긴 하지만, 사업 자체가 지자체 등 협력이 필요한 것으로 교육감협의회에 떠넘길 사안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사진=경기도교육청 매뉴얼 캡처)
(사진=경기도교육청 매뉴얼 캡처)

현장은 예정대로 파업이 진행되면 돌봄 휴무를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교육청 교육공무직 파업 대응 매뉴얼에 따르면, 초등돌봄교실 파업 시 학교장 재량으로 돌봄 휴무를 조치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전북교육청은 돌봄전담사 파업 시 교사의 돌봄 대체근무를 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내일(4일) 공문을 현장에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