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⑥학생 없는데..."교육지원청, 작은 곳부터 통폐합하자"
[창간기획] ⑥학생 없는데..."교육지원청, 작은 곳부터 통폐합하자"
  •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 승인 2020.10.24 17:05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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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후조의 우리 교육 더 낫게 만들기] 교원의 양성과 운용③

[에듀인뉴스] 교육은 희망이고 꿈을 키우는 일이다. 그럼에도 언제부터인가 교육은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온갖 교육 혁신안이 등장했음에도 학교교육에 대한 만족도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 학생, 학부모, 교원, 교육학자, 기업인, 일반인, 실업자 등 각자 처지에 따라 교육문제를 보는 눈이 다르다. <에듀인뉴스>는 창간 5주년 기획으로 학교와 같은 교육기관에서 교수자와 학습자가 만나 무엇을 주고받는가를 탐구하고, 국가의 거시적 교육 정책과 제도, 학교의 미시적 교실 수업을 아울러 들여다 볼 수 있는 위치에 있는 홍후조 교수(교육과정학자)의 입을 빌어 ▲교육 기본제도 ▲교원 양성과 운용 ▲이공계 인력 양성 ▲교과서 문제 ▲진학계 고교 문제 ▲온라인 수업 ▲국민형성교육 등 분야 별로 문제의식(배경), 현황과 문제점, 원인과 이유, 개선 방향(가치 추구), 구체적 방안, 후속지원책 등으로 나누어 살펴볼 계획이다.

홍후조 고려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홍후조 고려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에듀인뉴스] 교육 개선을 논하는 글을 쓰다 보면 어떤 것은 필자로서는 안 건드리는 것이 좋은데, 학생 교육에 더 도움이 되려면 어쩔 수 없이 아이디어를 제안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교육계의 위세를 약화시키고, 교원들의 승진 자리를 줄이자고 제안하는 글은 더욱 그렇다.

그래서 이 글은 교육계 일부 인사에게는 비난받을 것을 각오한, 교육자로서의 충정을 담은 것임을 밝힌다.

교통통신이 발달해 전국이 한나절 생활권이 되었다. 지능정보화되었고, 생활권역은 더 넓어졌으며, 고교에는 기숙사도 있다.

우리 대다수는 도시의 삶을 선호하기에 읍면지역의 인구수, 학생수, 학교수는 줄어들고 있다. 일반행정이나 교육행정도 이에 맞추어서 적정화될 필요가 있다. 실제로 국회의원 선거구는 인구수에 비례하여 군이나 읍면지역에서 점점 넓어지고 있다.

고향의 이름이 길이 보전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같겠지만, 농업사회나 산업사회가 아니라 지능정보화에 맞는 일반행정과 교육행정을 펼칠 때다.

지역을 권역별로 묶고 규모를 더 크게 하면 규모의 경제도 생겨나고, 깨알 같은 간섭은 줄어들며, 경쟁력은 더 커질 수 있다.

그래서 한때 한국교육개발원에서는 지방교육자치를 연구하면서 중단위 교육지원청을 70~80군데로 통합하자는 제안을 한 바 있다. 이 글은 그 해묵은 얘기를 다시 꺼내 쓴 것이다.

우리나라의 기초자치단체 226개 중 인구수 10만명 이하는 93개이고, 5만명 이하는 52개, 3만명 이하도 18개다. 보통 인구수 대비 1/10 정도가 학생수라고 하면, 군 지역의 주민수가 2~3만명인 경우 학생수는 2000여명 밖에 안된다.

여기에 더해 이촌향도가 일어나면서 읍면지역 인구는 고령화되어 학생수는 훨씬 더 적은데 교육지원청은 여전히 농업시대 행정구역별로 존재하고 있다.

주민수와 학생수, 학교수는 지속적으로 줄어드는데 교육지원청이 따로 있어야 할까? 인근 지역 교육지원청과 통합하면 안될까? 행정력, 인력, 예산을 절감해 더 긴요한데 쓸 수는 없을까?

학생 수 2000명도 안되는 군지역 교육지원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교육장, 장학사, 파견교사 10여명을 포함해 행정지원인력 50여명 등 6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교통이 불편한 관계로 행정관사를 따로 두기도 한다.

필자가 가장 안타깝게 여기는 것은 교육지원청에서 일하는 교원 출신들은 한때 학교에서 상대적으로 우수하고 열의 있게 수업하고 학생을 돌보던 분이었다는 것이다.

이전 칼럼에서 제안했듯이 교단 교사의 직급을 다층화해서 예우해주고, 이런 우수하고 열의 많으신 분들이 학생들 곁에 더 많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비유컨대 대학에서 가장 연구를 잘하던 교수가 연구실을 떠나 행정 보직을 맡는 것과 유사하다. 그럴 경우 그 교수는 더 이상 연구를 할 수 없으므로 제자 양성이 어려울 뿐 아니라 해당 분야 연구에서도 큰 손실을 입게 된다.

우리나라는 교육부-교육청-교육지원청의 3단계로 학교를 지원하고 관리 통제한다. 광역 시도에는 교육청이 17개 있고, 그 아래 시군구 지역교육지원청은 176개가 있다. 지방교육자치를 이중으로 하는 셈이다. 교육행정기관을 이중으로 두면 학교에 미치는 통제적 관여가 이중이 된다.

이를 권역별로 교육지원청을 통폐합해 광역화하면, 교육에 대한 통제도 줄일 수 있고 지역별 특성도 더 잘 반영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학교교육의 자율화, 다양화도 촉진될 수 있다.

특히 고교의 경우 교육지원청 내 학생 수가 1만명은 되어야 권역별로 전교생 500명 정도 되는 고교 20개를 배치할 수 있고, 그 정도 규모가 되어야 현재 문이과식 획일적 학교가 아니라 학교간 교육과정 개설을 역할분담해 학생들에게 진로별 학습기회를 적절히 보장할 수 있다.

서울의 경우 25개 구가 있으나 11개 교육지원청이 있다. 특별자치시인 세종시에는 교육지원청이 없고, 교육청이 곧 교육지원청이다. 특별자치도인 제주교육청 아래에는 법령에도 없는 제주시와 서귀포의 두 교육지원청이 있다. 제주도 학생수 규모에 비추어보면 세종시처럼 단일화해도 될 것이다.

강동송파, 서초강남, 구리남양주, 수원, 성남, 고양, 창원 등은 인구수가 100만명 정도 되는데 교육지원청이 하나다.

이에 비해 전남북과 경남에는 외딴 섬지역이 많다.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울릉도(주민수 9211명)나 경남과 전남북의 군소 섬들은 특별한 보호와 지원을 받아야 할 것이다.

이들 군소 섬들은 도별로 인천의 옹진군처럼 하나로 통합해 지원 관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렇지만 연륙교로 연결되어 더 이상 섬이라고 할 수 없는 진도, 신안, 완도 등은 인구가 3~5만명밖에 안 되므로 인근 지역교육지원청과 통폐합하여 생활권역별로 크게 묶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교통통신이 발달한 가운데 줄어든 인구수나 학생수는 교육지원청을 적정규모로 통폐합하여 줄여야 한다는 판단 근거가 될 수 있다.

필자가 제안하는 것은 점진적 방식이다. 1차로 지역 인구수 3만명 이하, 2차로는 5만명 이하 교육지원청을 통폐합하자. 학생수를 기준으로 하면, 도시화가 많이 진전된 경기도를 포함해 광역시 지역은 학생수 10만명당, 도지역은 학생수 5만명당 하나의 교육지원청을 두자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아래 표처럼 중단위에서 70여개 교육지원청으로 통폐합된다. 물론 섬이 많은 경남과 전남북의 경우는 일정 정도 배려가 필요하다.

교육청별 현재 교육지원청 수 및 학생 수를 고려한 적정 교육지원청 수 추계표
교육청별 현재 교육지원청 수 및 학생 수를 고려한 적정 교육지원청 수 추계표

예를 들어, 강원도의 경우 현재는 17개 교육지원청이 있으나 학생수가 17만여명인 것을 고려해 3개의 교육지원청으로 통폐합하며 다음과 같이 생활권을 중심으로 춘천권, 원주권, 강릉권 세 개 교육지원청을 구성하는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

강원도의 현재 교육지원청 현황과 학생수를 고려한 생활권 중심의 교육지원청 개편안 예시
강원도의 현재 교육지원청 현황과 학생수를 고려한 생활권 중심의 교육지원청 개편안 예시

어느 정도 지역교육지원청이 통합되면 궁극적으로 교육청과 교육지원청을 합해 지방교육자치기구는 세종시처럼 하나만 두어야 할 것이다.

권역별로 중단위로 통합 단일화, 단층화하면 규모의 경제도 생겨나 이에 따라 더 나은 교육환경을 마련할 수 있다.

나아가 중단위 교육지원청은 깜깜이 선거가 되고 있는 광역 교육감 선거를 더 유효하게 치를 수 있는 바탕도 된다.

교육부 장관이나 교육감들은 어려워도 이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교육감으로서는 교육장, 장학진 등을 줄여야 하므로, 교사들은 승진할 자리가 줄어들게 되므로 이런 제안은 매우 거북할 것이다. 통폐합 과정에서 갈등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마냥 손놓고 인력, 행정, 재정 낭비를 눈감을 수 없다. 핵심은 교실에는 유능하고 열의있는 교사들이 남아 수업을 하고 학생들을 돌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결론은, 교육을 교육답게 하고, 교육에 대한 지원은 제대로 하기 위해 지역의 인구수, 학생수가 적은 지역의 교육지원청을 통폐합해 중단위 권역별로 정리해야 한다.

긍극적으로는 세종시처럼 하나의 단층화된 지방교육자치 교육행정기관을 두는 방향으로 교육행정을 개선하는 것이 교육 100년 대계를 위해 지금부터 우리가 고민해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참고자료: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서비스(cesi.kedi.re.kr), 행정안정부 지역별 인구수 통계


◆ 글 싣는 순서

Ⅰ. 교육의 기본제도 1. 어긋남으로써 빚어진 문제들/ 2. 학제(학생수용)/ 3. 학교급 나누기/ 4. 교육과정 /5. 출생률 제고와 주택 문제/ 6. 소규모 학교 통폐합 문제

Ⅱ. 교원 양성과 운용 1. 전공 교육과정, 자격과 2중 전공/ 2. 교단교사 직급다층화/ 3. 교감발탁제, 교장 발탁제/ 4. 교육감 직선제, 중단위 교육행정기관

Ⅲ. 이공계 인력 양성 1. 수학, 과학, 기술공학 분야의 특징/ 2. 교원의 문이과 배분, 교대, 사대(사/과)/ 3. 첨단과학기술을 제 때에 가르치는 미래pilot학교/ 4. 수포자 구제문제/ 5. 국민기초학력과 충실화/ 6. 절대평가와 IB DP교사들의 시험 출제와 채점 능력

Ⅳ. 교과서 문제 1. 교과서가 필요없는 교과에서 예산 낭비/ 2. 판수를 거듭하는 교과서, 한국근현대사 교과서/ 3. 성교육교재와 발달 추동/ 4. 한국판 탈무드 개발 보급

Ⅴ. 진학계 고교 문제 1. 자사고와 특목고(집값 폭등)/ 2. 평준화와 비평준화/ 3. 국영수 편중과 진로별 교육과정/ 4. 교육기회 제공에서 학교간 역할분담

Ⅵ. 온라인 수업 1. 온-오프간의 분리와 협력(교육과정 조정)/ 2. 온라인 교육전용기기 개발 보급/ 3. 온라인 수업에서 효과 제고(중위층 몰락 대책, 수업시간 조정)

Ⅶ. 국민형성교육 1. 헌법을 제대로 가르치기/ 2. 한국근현대사 재인식/ 3. 국제관계와 국제정세 알기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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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 2020-10-24 19:07:08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 교육정책 실행은 단지 소꿉놀이나 병정놀이를 하고 있는 것에 불과합니다.

가을하늘 2020-10-24 18:40:40
현직교사입니다.
홍후조 교수님 말씀에 크게 공감합니다.
전국의 교육감님들이 교수님 말씀에 귀를 기울이셔야 합니다.

김상돈 2020-10-24 18:13:25
행정적 비효울과 낭비를 막기 위해서도 반드시 조정이 필요한 지방교육자치 행정의 현재 모습입니다.

educator 2020-10-24 17:52:29
동의합니다. 교육청의 통합은 교사와 학생의 지원을 명확하게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