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로 읽은 오늘] 철학교육, 좌우 극단 지지 않는 민주시민 프랑스의 힘
[프랑스로 읽은 오늘] 철학교육, 좌우 극단 지지 않는 민주시민 프랑스의 힘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11.13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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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승철 한국청년학회 부이사장

"저희는 프랑스 파리에 사는 행정가, 건축가, 예술가, 보건전문가, 경영전문가 평범한 직장인과 유학생입니다. 언젠가 자신의 전공과 삶을 이야기하다 한국의 많은 분과 함께 나누는 매개체가 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서로 다른 다양한 전공과 각자의 철학과 시선으로 느끼고 바라본 프랑스의 이야기에서 시사점을 얻어가길 바라며 프랑스의 한국인 5명의 이야기를 관심 갖고 지켜봐주십시오."

프랑스에 살며 느낀 이야기를 국내에 소개하는 (왼쪽부터)옥승철, 전우휘, 이재현, 홍성주 유무종님.
프랑스에 살며 느낀 이야기를 국내에 소개하는 (왼쪽부터)옥승철, 전우휘, 이재현, 홍성주 유무종님.

[에듀인뉴스] 세계는 현재 극단의 좌우 포퓰리즘으로 신음하고 있다. 미국의 ‘트럼프 정부’, 영국의 ‘브렉시트당’, 이탈리아의 ‘오성운동’, 독일의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의 부상이 그 대표적 예다.

유럽 같은 경우 2008년부터 시작된 세계경제위기와 2011년 유럽재정위기로 인한 경제 위기는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의 국가에서 다수의 이민자 증가 현상을 불러왔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프리카와 중동의 내전 등으로 난민들 또한 수백만 명이 유럽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자국 문화와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영국과 독일은 극우 노선으로 들어서고 있다. 또한 이탈리아에서는 극심한 경제 불황으로 인해 포퓰리즘 정책들을 공약으로 내건 오성운동 같은 극좌 정당이 나타났다.

프랑스 또한 이민자, 난민, 높은 실업률 등의 경제 및 사회적 위기에 봉착하였으나 국민들은 극좌 또는 극우 포퓰리즘 정당을 선택하지 않고 중도 성향의 마크롱 대통령과 그의 당을 선택하였다.

그러면 왜 프랑스 국민들은 다른 유럽 국가처럼 극단의 좌우 정당을 지지하지 않았을까? 그 이유는 그들은 높은 민주시민성을 가지고 있는 민주시민이기 때문이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철학교육으로 양성하는 프랑스 민주시민

민주시민이란 무엇인가 민주주의의 가치를 바로 알고 옳고 그름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자아를 가진 성숙한 시민이다. 민주시민은 반민주주의, 전체주의, 포퓰리즘의 프로파간다 속에서 스스로의 사유와 판단으로 옳고 그름을 구별한다. 민주시민은 민주주의를 바로 알고 민주주의를 지킬 역량과 능력을 가지고 있다.

프랑스 국민들은 어떻게 성숙한 민주시민이 되었을까. 해답은 철학 교육에 있다.

프랑스는 잘 알려졌다시피 대학 입학을 위해 고등학교 졸업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란 시험을 치른다. 바칼로레아는 철학적 기반의 시험인데 프랑스의 고등학교 철학 교육 수준은 매우 높다.

그 이유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교원자격시험이 무척 까다롭고 엄격하고, 교원자격시험에 통과하여도 학생들에게 더욱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스스로 철학 박사학위까지 공부하고 교단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교사가 되려면 교원자격시험인 아그레가시옹(Agragation)을 치르는데 특히 철학 부분이 무척 까다롭다고 정평이 나 있다. 시험은 총 7차로 이루어지며 1차부터 3차까지는 필기시험, 4차부터 7차까지는 구술시험을 본다.

1차 시험에서는 철학의 일반적 지식과 2차에서는 3명의 철학자에 대한 지식, 3차에서는 특정한 주제에 대한 논변 능력을 평가한다. 4차는 외국어 시험으로 영어, 그리스어, 독일어, 라틴어, 아랍어 가운데 선택하여야 하며 5차와 6차에서는 논리학, 인식론이 주로 출제되며 마지막 7차 시험에서는 4명의 프랑스 철학자들에 대해서 서술하여야 한다.

구술시험은 일반 대중에게 공개되어 있으며 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다섯 명의 심사위원들 앞에서 자신의 철학적 지식과 논리에 대한 비판을 방어한다. 이러한 시험을 통과해야 정식으로 철학계에 들어설 수 있다.

이처럼 높은 수준의 철학교사들이 프랑스 고등학생들을 가르치기 때문에 학생들의 철학적 수준도 매우 높은 편이며 그로인해 고등학생들은 바칼로레아처럼 철학자나 철학적 개념을 암기해야 답할 수 있는 수준에서 벗어나 스스로 철학적으로 사유하는 능력을 얻게 된다.

우리나라의 교육 또한 철학교육의 양과 질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함이 옳지 않을까? 철학교육은 학생 개개인의 철학적 사유와 성찰 능력을 길러주어 학생들을 민주시민으로 양육하며 또한 학생들이 국가가 필요로 하는 인재가 될 수 있도록 만든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철학자인 최진석 교수는 철학은 국가 발전의 기초라고 하였다. 우리는 철학을 애매모호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철학은 사실 매우 논리적이고 과학적이며 뚜렷하다.

아담스미스와 칼 마르크스 또한 철학자이다. 철학은 인간탐구를 벗어나 복지, 경제, 사회, 국가 발전에 대해서도 매우 뚜렷한 이정표와 답을 준다. 선진국일수록 철학교육의 수준이 깊다.

우리나라도 일부에서 바칼로레아 시험의 도입을 외치지만 깊이 있는 철학 교육이 없는 바칼로레아의 도입은 껍데기에 불과하다.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국가는 공교육의 철학교육을 강화하고 철학 석·박사학위 소지자들을 공교육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시스템의 마련이 필요하다.

옥승철 한국청년학회 부이사장
옥승철 한국청년학회 부이사장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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