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로 읽은 오늘] 코로나 바이러스가 바꾼 '집밥' 일상
[프랑스로 읽은 오늘] 코로나 바이러스가 바꾼 '집밥' 일상
  • 서혜정 기자
  • 승인 2020.03.27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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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소 프랑스 유학생(음식역사문화학 석사)

[에듀인뉴스] "저희는 프랑스 파리에 사는 행정가, 건축가, 예술가, 보건전문가, 경영전문가, 평범한 직장인과 유학생 등입니다. 언젠가 자신의 전공과 삶을 이야기하다 한국의 많은 분과 함께 나누는 매개체가 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서로 다른 다양한 전공과 각자의 철학과 시선으로 느끼고 바라본 프랑스 이야기에서 시사점을 얻어가길 바라며 프랑스의 한국인 이야기를 관심 갖고 지켜봐주십시오."

[에듀인뉴스] 3월도 어느덧 절반이 지나갔다. 한창 새싹들이 고개를 내밀고, 개나리와 벚꽃이 피어날 시기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는 잔뜩 움츠린 듯하다. 

유럽 국가 중에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새 거점으로 확산이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프랑스 상황도 심각하다.

24일(현지시각) 기준 프랑스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2만명을 넘겼다. 엠마뉴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6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우리는 전시 상황에 놓여있다(Nous sommes en guerre)"고 선포하고, 3월 17일부터 전국적으로 2주간 이동제한 명령을 내렸다.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모든 학교는 추후 통보가 있을 때까지 휴교령이 떨어졌고, 대부분 기업은 재택근무를 권고했다.

또 프랑스 정부는 기본적인 생활을 위한 시설을 제외하고는 상점 폐쇄령을 내렸다.(Tous les services essentiels à la vie de nos concitoyens resteront évidemment ouverts)

여기에는 마트, 빵집, 생선가게, 정육점, 약국, 은행, 주유소, 따박(신문잡지나 담배를 살 수 있는 곳)은 예외적으로 문을 열 수 있게 했다.

이동 제한령이 내려진 이후 텅 빈 파리 오페라 대로. (출처=Hans Lucas)
이동 제한령이 내려진 이후 텅 빈 파리 오페라 대로. (출처=Hans Lucas)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은 프랑스 사람들의 식품 소비패턴과 식탁을 바꿔놓았다.

이동제한령이 내려진 초기에 불안과 두려움을 느낀 사람들은 앞다퉈 마트로 몰려 갔고 크고 작은 충돌이 생기자 마트에서는 입구에 줄을 세워 사람들을 제한해 들여보내기 시작했다.

주식이 되는 파스타와 소스, 오래 보관이 가능한 감자, 양파 그리고 통조림 등 가공식품이나 냉동식품 진열대는 일찌감치 사재기한 사람들로 인해 재고가 없는 곳이 많아 여러 곳의 마트를 들려야 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지난 16일 프랑스의 한 대형마트 풍경 (출처=SEBASTIEN BOZON/AFP)
지난 16일 프랑스의 한 대형마트 풍경 (출처=SEBASTIEN BOZON/AFP)

사람 간 접촉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식료품이나 생필품을 PC로 미리 주문하고 결제한 후 대형마트 드라이브스루(Drive-thru)를 이용해 차밖으로 나가지 않고 상품을 받아가는 서비스와 앱을 이용해 식당에서 만든 음식을 주문하면 집앞까지 배달해 주는 배달중개 앱서비스의 이용 또한 대폭 증가했다.

반대로 휴업령이 내려진 전국 식당과 카페들은 손해를 줄이고 음식물 낭비 방지를 위해 유통기한이 임박하거나 판매후 남은 음식을 ‘투굿투고’(Too Good To Go)라는 앱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거나, 요리사들이 식당 문을 닫고 음식을 만들어 병원 의료진들에게 음식을 제공한다는 기사도 자주 보인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출현은 우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종일 집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삼시세끼를 챙겨 먹는 상황이 길어지고 있다.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냉장고 문앞에 서서 ‘오늘은 무엇을 먹을까?’라는 고민을 한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미디어 매체에서 이동제한령 기간에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는음식들을 소개하고 있다. 

한 프랑스 잡지는 면역력을 높이는데 도움을 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얘기를 하면서, 마늘과 고추가 많이 들어가는 발효식품 ‘김치’를 예로 들며 오렌지, 붉은 빛의 적치커리를 넣은 미니 양배추로 만드는 김치 레시피를 소개하기도 해 흥미로웠다.

프랑스 매체에서 면역력에 좋다고 소개한 미니 양배추로 만든 김치.(출처=http://www.slate.fr/boire-manger/spaghetti-wars/recette-cuisine-kimchi-conserve-penuries-supermarches-coronavirus)

집에서만 생활하는 시간이 장기화하면서 몸과 마음이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 어려운 시기를 통해 바쁜 일정에 쫓겨 배를 채우기 급급하게 음식을 먹고, 편하게 먹을 수 있지만, 대부분 자극적 인스턴트 음식에 익숙해 졌던 날들을 멈추고,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며 시간과 정성을 들여 만든 음식을 온 가족이 함께 식탁에 둘러 앉아 먹을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도 뉴스에서는 코로나19를 연일 거론하고 있지만, 각 가정의 식탁에서는 집밥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다. 

김희소 프랑스 유학생(음식역사문화학 석사)
김희소 프랑스 유학생(음식역사문화학 석사)

김희소. 울산대학교에서 경영정보학을 공부하던 중 프랑스어에 대한 호기심으로 불어불문학을 복수 전공하고, 교환 학생으로 간 프랑스 미식 도시 리옹 Université de Lyon 2에서 공부했다. 프랑스 유학 생활을 통해 한국 음식과 다른 프랑스 음식과 그들의 오랜 문화유산에 푹 빠져 투흐에 있는 École supérieure en Intelligence des Patrimoines과 Centre d'Études Supérieures de la Renaissance에서 음식역사문화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Dis-moi ce que tu manges, je te dirai ce que tu es.(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내게 알려준다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

19세기 프랑스의 미식가 겸 사법관이였던 장 앙텔름 브리야-사바랭(Jean Anthelme Brillat-Savarin)은 개인의 음식 취향을 통해 그 사람의 삶을 유추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저는 추운 겨울날 부엌에서 뭉근하게 끓인 호박 수프와 오븐에서 갓 구워낸 뜨겁고 김이 솔솔 나는 라흐동, 토마토, 대파가 들어간 프랑스식 계란 야채 파이, 키쉬(Quiche)를 식탁에 차려서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정성을 다해 만든 음식들은 우리의 마음에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처럼, 제가 만난 맛있는 프랑스 식문화와 역사를 소개할 예정입니다."

서혜정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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