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쿨 원격 연수 ‘직업계GO! 학점제로 다시 도약' 오픈 김인엽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

(이미지=티스쿨)
(이미지=티스쿨)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정부는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앞두고 올 3월부터 마이스터고등학교에서 운영을 시작했다. 2022년까지 전체 직업계고로 확대, 2025년에는 국내 모든 고등학교 도입을 목표로 진행하지만 수능 정시를 확대하면서 과연 고교학점제를 시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현장의 물음표는 점차 늘어가고 있다.

이때 원격교육연수원 티스쿨에서는 ‘직업계GO! 학점제로 다시 도약’을 주제로 연수를 오픈해 눈길을 끈다.

“고교학점제가 필요한 이유는 시대 가치인 ‘선택과 책임’을 공교육에 반영한 교육 패러다임 전환이기 때문이다. 그간 국가수준교육과정을 토대로 교육내용을 획일적으로 가르치는 일에만 몰입했다. 100인 100색의 우리 아이들을 존중해야 할 때가 공교육에 도래한 것이다.”

연수자로 참여한 김인엽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은 고교학점제 필요성을 설명하며 “학생이 자신의 진로직업을 고려하여 과목 및 과정을 선택해 자율성을 극대화하고 자신의 꿈을 향한 공부를 할 수 있다”며 “특히 특성화고 학생은 졸업과 동시에 직업인으로 역할을 수행하고 산업계의 변화에 따른 유연한 교육과정 운영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또 “현장기반 교육에 근거하는 특성화고 교육과정 상 산업체 및 지역 평생학습기관 등 지역사회 학습장과의 연계 요구도가 높다”며 “특히 기초학력 부재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보완책을 통해 근본적인 공교육 책임교육 실현이 요구됨을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인엽 박사를 통해 교육현장과 산업현장의 이해를 바탕으로 직업계고에서의 고교학점제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아래는 “더 넓은 비전과 안목을 갖고 지역교육생태계의 구축, 교육자치의 실현과 연계된 관점에서 고교학점제 지원 방안과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김인엽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과의 일문일답.

김인엽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원은 원격교육연수원 티스쿨이 제작한 '직업계GO! 학점제로 다시 도약' 연수의 주강사로 참여했다.(사진=티스쿨)
김인엽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은 원격교육연수원 티스쿨이 제작한 '직업계GO! 학점제로 다시 도약' 연수의 주강사로 참여했다.(사진=티스쿨)

▲ 김인엽 박사님, 반갑습니다! 간단히 자기 소개를 해주세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혁신포용적 평생학습체제 및 평생직업교육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2018년~2019년 대통령직속 국가교육회의 파견 생활로 하면서 평생학습체제, 교육거버넌스, 교육생태계, 교육 자치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죠.

지난 수년간 (사)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에서 현장 선생님들과 함께 학습과 연구로 소통하면서 정부의 핵심 교육 정책이자 교육 자치의 토대인 고교학점제, 특히 직업계고 학점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 원격교육연수원 티스쿨에 ‘직업계GO! 학점제로 다시 도약’을 주제로 연수를 오픈했습니다. 교사 연수에 나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국가교육회의 파견 생활을 마치고 직능원에 복귀하여 고교학점제, 특히 직업계고학점제 정책 연구를 주도적으로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정책 연구 보고서 ‘직업계고 학점제 운영 인프라 구축 방안 연구’, 소논문 ‘고교학점제 교육과정 운영에 관한 교사의 인식 차이 분석 연구 및 직업계고 학점제 적용을 위한 공동실습소 개편 방안 연구’, 서적 ‘고교학점제,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 등을 집필하였어요.

티스쿨 원격교육연수원에서는 이 공적을 인정했나 봐요. 관계자가 ‘왜 고교학점제인가?’의 직업계고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직업계GO! 학점제로 다시 도약’ 원격 연수를 제안하더군요.

처음 제안을 받고 국책연구기관의 연구자 신분을 의식해 참여를 주저했습니다.

그러나 직업계고 선생님, 학생, 학부모 등 교육구성원을 위한 뜻 깊은 일을 하고 싶다는 소신과 고교학점제를 통해 직업계고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고 성장의 발판이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으로 재능기부 형태로 참여를 결정했습니다.

현장 교사 출신인 제가 정책 연구와 함께 반드시 수행해야 할 저의 숙명이자 소명의 산물이라고 생각합니다.

▲ 올 3월부터 마이스터고등학교에서 고교학점제가 시작되었습니다. 2022년까지 전체 직업계고로 확대, 2025년에는 국내 모든 고등학교 도입을 목표로 진행되는데요. 고교학점제에 대한 정의,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또 이 시대에 고교학점제는 왜 필요할까요.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기초 소양과 기본 학력을 바탕으로 진로·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 기준에 도달한 과목에 대해 학점을 취득·누적하여 졸업하는 제도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대학의 학사운영 시스템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죠.

이러한 고교학점제가 필요한 이유는 한마디로 시대 가치인 ‘선택과 책임’을 공교육에 반영한 교육 패러다임 전환이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공교육과정 속에서 과연 학생 개개인이 선택한 것이 있었고 선택에 따른 책임을 다하는 시민성을 배울 기회가 있었는지 반문하고 싶습니다. 우리 교육의 목적은 전인 교육과 시민성 함양인데 말이죠.

비단 교육과정이나 과목뿐만 아니라 두발, 교복착용, 등교시간, 수업일수 등 학교의 전반적인 모습이 오롯이 주어진 대로 따라가는 획일성을 강조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 개개인의 의견은 철저히 무시당해 온 증거죠.

교사 역시 아쉽게도 학생 개개인의 배움과 성장을 면밀히 살피지 않고 국가수준의 교육과정을 토대로 교육내용을 획일적으로 가르치는 일에만 몰입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100인 100색 아닙니까? 아이들 모두 적성이 다르고 소질이 다르고 장래 희망이 다릅니다. 물론 기질과 능력이 차이도 있고 환경이 다르기도 합니다. 이를 존중해야 할 때가 공교육에도 도래한 것입니다.

일찍이 존듀이 선생께서는 교육은 ‘경험의 재구성 과정’이라고 하면서 교육과정에서 학생 개개인의 흥미와 능동적인 참여를 중요시하는 아동중심주의 원리와 사회생활의 경험을 교육과정에 편성하는 지역사회학교의 필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 개개인의 선택에 따른 참여와 책임을 강조하고 있으며, 교육활동은 학교를 벗어나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전제로 하고 있기에 저는 고교학점제가 21세기 공교육에서 존듀이 교육철학의 발현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미지=티스쿨)
(이미지=티스쿨)

▲ 그동안, 일반고와의 차별화된 직업계고 학점제 운영 모형이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요.

먼저 직업계고 중 특성화고등학교를 중심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특성화고등학교는 국가수준 교육과정에서 소질과 적성 및 능력이 유사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정 산업 분야에서 종사할 인재의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 또는 현장에서의 실습과 같은 체험 위주의 교육을 실시하는 고등학교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대입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고와는 고교학점제 적용에 따른 차이도 존재합니다.

특성화고 학생은 졸업 후 바로 산업 현장에서 직업인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게 되지만, 일반계고 학생의 경우 대학에서의 전공 심화 학습을 통해 졸업 이후 직업인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게 되죠.

이런 분명한 차이점을 교육과정에 반영하고 실제 적용 가능한 학점제 운영 모형을 개발할 필요성이 제기되었습니다.

특히, 고교학점제의 적용은 단순히 학생이 선택할 수 있는 과목이 늘어난다거나 교육과정의 편성과 운영이 변화되는 차원을 뛰어 넘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즉 학생이 자신의 진로·직업을 고려하여 올바른 과목 및 과정을 선택하고, 그 과목 및 과정에 제시된 성취기준에 충분히 도달할 수 있도록 교육에 책무성을 부여하는 지점이 고교학점제 정책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게 됨을 고려해야 합니다.

따라서 고교학점제는 교원 수요, 교원 역량, 학교 시설 및 공간, 지역사회 학습장을 활용한 지역과 연계, 온라인 학습 시스템 구축 등 교육체제 변화와 연동되는 개념으로 폭넓게 이해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일반계고와 차별화된 특성화고만의 고교학점제 운영 모형이 필요한 이유는 아래와 같이 설명할 수 있습니다.

① 특성화고등학교 학생은 졸업과 동시에 산업 현장에서 직업인으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② 특성화고등학교 교육과정은 산업계의 변화에 따른 유연한 교육과정 운영이 매우 중요하다.

③ 특성화고등학교 교육과정은 현장기반 교육(work-based education)에 근거하므로 산업체, 지역 평생학습기관 등 지역사회 학습장과의 연계 요구도가 더욱 크다.

④ 4차 산업혁명 대비 다양한 전공 능력 배양을 위해서는 일정 범위 내에서 온라인 학습 시스템과의 연계가 필요하다.

⑤ 사회 및 산업구조의 변화 속도가 빨라 물리적 학교 공간 안에서 교육 요구를 온전히 충족시킬 수 없다.

⑥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보고서를 살펴보면 특성화고등학교 학생 중 약 15%의 학생에게 발생하고 있는 기초학력 부재의 문제에 대해서 가정교육의 문제, 초등학교의 책임교육 부재 등 여러 가지 원인에도 불구하고 특성화고등학교 차원의 적극적인 보완책을 통해 근본적인 공교육의 책임교육 실현이 요구된다.

이러한 이유로 과거처럼 일반계고와 차이가 없는 학점제 운영 모형을 특성화고에 그대로 적용한다면 고교학점제를 도입한다고 해도 교육적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특성화고의 차별점을 교육과정에 반영하여 일반계고 고등학교 학점제 운영 모형과 차별화된 특성화고등학교만의 독창적이고 고도화된 운영 모형을 개발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연수 '직업계GO! 학점제로 다시 도약'에서는 현재 운영 중인 마이스터고에서의 학점제 운영 사례를 공유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이미지=티스쿨)
연수 '직업계GO! 학점제로 다시 도약'에서는 현재 운영 중인 마이스터고에서의 학점제 운영 사례를 공유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이미지=티스쿨)

▲ 현재 진행되는 마이스터고에서의 학점제는 어떤 모습입니까.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소개해주시면 좋겠습니다.

2019년 8월 교육부는 마이스터고 학점제 도입 방안을 발표하였습니다. 내용의 핵심 사항은 크게 수업량 감축과 총 이수학점 적정화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제가 수행한 연구에서 강조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수업량의 감축의 경우 1학점 수업량을 현행 50분 기준 17회에서 16회로 완화하여 단위학교별 학사 운영의 유연성 제고함으로써 최소 성취수준 미도달 학생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학기 중 보충 지도 시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였습니다.

총 이수학점 적정화는 학기 중 다양한 학습경험이 가능하도록 고교교육과정에서 이수해야 할 최소 이수학점, 즉 고교 3년 간 이수해야 할 최소이수 단위를 현행 204단위에서 192단위로 적정화하였습니다.

학교 여건에 따라 교과 또는 창의적 체험활동의 이수 학점을 자율적으로 설정하여 학교별 교육과정 편성 운영 다양화하도록 하였습니다.

이때 교과 또는 창체 감축 범위는 기초학력보장, 융합교육 활성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하되, 필수이수단위는 준수하도록 했죠.

현재 마이스터고는 1회 수업량 감축과 총 이수학점 적정화를 통해 학과 내 다양한 전공 코스 개설, 학과 간 융합 교육과정 운영, 공동실습소 수업의 학점 인정, 기업체 및 대학 등과 연계한 학교 밖 학습경험의 인정 등 고교학점제 실현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 직업계고 학점제 도입으로 추구하고자 한 바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십니까. 또한 현장에서는 NCS기반 교육과정과의 충돌 문제를 제기 하고 있는데 어떤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합니까.

직업계고 학점제 도입은 학생들의 소질과 적성에 따른 과목(코스) 선택권 보장과 공교육의 책임교육의 실현이라는 패러다임 변화가 일어났다고 생각합니다.

교육 현장의 중심이 교사, 학교라는 공급자 중심에서 학생, 학부모, 그리고 지역사회라는 수요자 중심으로 옮겨가는 거대한 교육 혁신의 흐름이 생겼다고 판단합니다.

하지만 현재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 그리고 일반고의 직업계열 학과에서는 NCS기반 교육과정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 교육과정의 설계 중심은 산업계가 원하고 요구하는 인력양성 유형에 있어 학생들의 교육과정(과목 및 코스) 선택권을 보장하는데 한계가 있으며 이는 고교학점제 정책의 지향점과 대치된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특히 NCS 및 NCS학습 모듈(직업계고의 인정교과서)은 변동성이 극심해 학교는 안정적인 교육과정을 편성하여 운영하는데 애로사항이 큰 상황입니다.

우선 교육 철학과 가치가 상반되는 지점이 크기 때문에 직업계고 NCS기반 교육과정의 전면 수정을 전제로 교육과정 개편 논의가 시급하다고 보입니다.

▲ 학점제에서 교사의 역할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학점제가 정착하면 교사의 역할은 어떤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십니까. 이를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고교학점제는 기본적으로 학교를 벗어나 지역사회 다양한 평생교육기관과의 교육과정의 네트워킹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교사는 학교의 울타리 안에서 자신이 전공한 과목을 중심으로 과목 지도를 하고 표준화된 단일 직무 중심 기술 지도에 몰입하였다면, 이후의 교사는 학생 개개인의 적성과 소질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진로 상담을 하는 상담자 및 조력자의 역할과 신산업과 지역사회에 대한 연구를 통해 학교 교육과정과 융합하고 다양한 교육자원의 네크워킹을 구축하는 역할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多 과목 지도 역량을 함양하는 것은 물론 학교의 교육과정을 지역사회의 평생교육기관 및 산업체 등과 연결하여 운영하고 관리하는 방안을 모색해보는 자세가 요구됩니다.

더불어 코로나19로 가속화된 온라인 교육의 일상화를 대비하여 온라인 교육 컨텐츠 제작 능력을 함양하는 것은 다양한 교수학습방법의 적용 및 네트워킹 역량함양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미지=티스쿨)
(이미지=티스쿨)

▲ 직업계고 학점제가 나아가야 할 정책 방향을 제시한다면요.

우선, 기초학력 보장 및 진로교육 유연화를 핵심으로 하는 새로운 비전과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난 정부에서 강조된 직업계고 NCS기반 교육과정은 직무수행 능력만을 강조한 나머지 직업 능력의 핵심 부분이고 근본을 이루는 기초학력을 상대적으로 간과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따라서 기초학력이 보장되고 직업기초능력과 직무수행 능력을 균형적으로 배양할 수 있도록 정책 과제를 설정해야 합니다.

둘째, 단위 학교 교육과정 편성 자율성을 부여해야 합니다.

고교학점제의 핵심인 학생의 교육과정 선택과 책임을 온전히 실현하기 위해서는 국가수준의 교육과정을 최소화하고 단위학교에 교육과정 편성권을 부여할 전면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교사의 진로직업 역량 함양 및 표준수업시수제 도입이 시급합니다.

고교학점제 시행은 교사에게 진로상담가로서 역할 변화를 요구하기에 교사 양성 단계부터 임용, 연수에 이르기까지 진로직업 역량 함양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또한 고교학점제는 수업의 질 담보가 매우 중요한데 교사의 수업시수가 자연스럽게 증가할 여지가 있어 수업 부담이 클 수 있습니다.

표준시수를 정해 교원의 수업과 정원을 운영할 필요성이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넷째, 행정전담 교사제 실행이 요구됩니다.

대다수 교사는 고교학점제 정책 취지에 공감하면서 행정 업무 가중에 대한 우려가 큰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행정전담 교사제를 실행하여 교사의 업무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수업과 평가에만 몰입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해야 합니다.

다섯째, 제발 학급당 학생 수 감축에 나섭시다.

OECD기준에 따른 교사 1인당 학생 수만을 비교 준거를 제시하기 보다는 저출산 고령화 시대를 대비하여 선도적으로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내로 기준 제시를 하여 학생 개개인에 대한 올바른 지도가 될 수 있는 여건 마련이 필요합니다.

▲ 사실 학점제는 고교뿐만 아니라 전 생애에 유초등부터 성인교육까지 생애 전 분야에 걸쳐 도입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갖고 있습니까. 특히 평생교육에서의 필요성과 방안을 제시한다면요.

헌법 31조에 ‘국가는 평생교육을 진흥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교육기본법 제10조에는 ‘사회교육의 이수는 법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학교교육의 이수로 인정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2015개정교육과정 총론의 교육과정항목을 살펴보면 ‘학교 및 학생의 필요에 따라 지역사회의 학습장에서 이루어진 학습을 이수과목으로 인정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기도 합니다.

결국 우리 법령을 잘 살펴보면 학교교육은 평생교육의 안에서 이미 존재하고 있으며, 지역사회 학습장 또는 평생교육기관에서 이수는 규정에 따라 학교교육 이수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또한 국가는 평생교육을 진흥할 책무를 가지고도 있죠.

이제 고교학점제 정책을 기제로 학령기 중심, 학교 중심, 오프라인 교육 중심에서 탈피한 총체성(시간), 통합성(장소), 포용성(대상)을 고려한 100세 시대 평생교육의 관점 전환기가 되었다고 봅니다.

우선은 K-MOOC, 평생학습계좌제, 학점은행제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저는 학점제를 고등학교뿐만 아니라, 초등학교와 중학교에도 적용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 모든 교육기관에 적용 및 연계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혁신 포용적 평생학습체제 수립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김인엽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원은 "입학 후 달라진 학생들의 모습과 학교와 선생님에게 늘 감사해하는 학부모의 모습에서 보람이 크다는 한 교장선생님의 말을 듣고 학업성취도라는 것에 편견을 갖고 있던 것은 아니었는지 깊이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며 "동시에 고교학점제에 대한 강한 믿음이 생기는 계기가 되었다"고 소개했다.(사진=티스쿨)
김인엽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은 "입학 후 달라진 학생들의 모습과 학교와 선생님에게 늘 감사해하는 학부모의 모습에서 보람이 크다는 한 교장선생님의 말을 듣고 학업성취도라는 것에 편견을 갖고 있던 것은 아니었는지 깊이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며 "동시에 고교학점제에 대한 강한 믿음이 생기는 계기가 되었다"고 소개했다.(사진=티스쿨)

▲ 이번 원격 연수 주제와 관련된 연구, 연수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2019년 겨울 제주도의 한 특성화고를 직업계고 고교학점제 정책 연구 수행을 위해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 학교는 제주도 안에서 다양한 사정으로 신입생 모집이 가장 어렵고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 역시 가장 낮은 학교라는 이야기를 사전에 간접적으로 들었죠.

제가 교장선생님과 인사를 나눈 뒤 “학교 경영 많이 어려우시죠?”라고 말문을 열었더니 교장선생님께서는 저를 보며 먼저 미소를 보이시며 “김박사님 우리 학교가 경영하기 쉽진 않지만 입학 후 행복해 하는 아이들이 많아 저는 너무 좋아요~~^^”라고 말씀 하시더군요.

교장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입학생의 약 30%는 수학능력 및 가정 환경 등의 사유가 있어 초·중등교육법 제28조에 의거 체험학습과 위탁교육 등 대안교육을 실시하고 있었습니다.

또 약 70%의 학생들도 전반적으로 학업성취도가 높지는 않지만, 고교학점제를 통해 다양한 코스 형태의 정규교육과정 이수 및 발명동아리, 부사관동아리, 공기업동아리 등 특별 동아리 활동을 추진하여 자신감을 회복하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하셨습니다.

입학 후 달라진 학생들의 모습과 학교와 선생님에게 늘 감사해하는 학부모의 모습에서 보람이 크다고 하셨습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교장선생님, 학생과 선생님의 미소를 떠올리며 저 역시 학업성취도라는 것에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깊이 반성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어른이나 지역사회로부터 비단 수학, 영어 등 교과 성적에 의해 판단 받지 아니하고 각자의 개성과 소질을 살릴 수 있는 삶과 성장이 있는 진정한 참 교육으로 거듭나길 소망했던 기억이 납니다.

고교학점제에 대한 강한 믿음도 생기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 마지막으로 남기고자 하는 말이 있다면요.

고교학점제는 단순한 교육정책이 아닌 급격한 사회 변화에 대응하고 미래 교육을 설계하는 고교 체제 개편의 큰 틀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그 핵심은 단위 학교 교육과정 자율성 부여를 통한 학생 개개인의 생애진로직업교육과 삶의 질 향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우리 교육은 학생의 다양한 소질과 적성을 고려한 생애진로직업교육보다는 획일적인 국가교육과정에 기반을 두고 상위권에 속한 극소수 학생만을 바라보며 대입중심으로 운영되어 왔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이로 인해 심각한 사회 부작용을 초래하고 말았죠.

예를 들어 학생들의 자기주도성 및 자존감 상실, 기초학력의 부재, 100세 시대 진로에 대한 고민과 상담 부재, 학교 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감과 행복감의 상실 등이 그것입니다.

더 나아가 공교육인 시대적 가치인 선택과 책임의 가치를 너무 오랫동안 외면해왔으며 공급자 중심의 교육과정 제공으로 학생 인권 문제도 야기하였습니다.

고교학점제를 단위 학교에서 실행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 개편, 평가제도, 졸업제도, 교사 전공 다변화, 진로역량 함양, 학생 진로성숙도 제고, 시설과 공간 혁신 등 제반 현안 문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병행하여 평생학습사회 속에서 직업계고의 교육 비전과 목표를 새롭게 정립하고 직업계고 학생들에게 나타나는 기초학력 부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공감과 합의의 노력도 필요합니다.

특히, 교육철학과 시대 가치를 외면한 채, 모든 문제점을 학교의 틀 안에서 해결하고 실행하려 시도해서는 안 됩니다. 고교학점제는 더 넓은 비전과 안목을 갖고 지역교육생태계의 구축, 교육자치의 실현과 연계된 관점에서 지원방안과 해결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또한 향후 고교학점제 정책은 교육 아젠다뿐만 아니라, 우리 삶의 중요 아젠다로 장기적인 로드맵을 갖고 실행해 나 갈 수 있도록 국가교육위원회와 같은 추진체계가 조속히 출범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