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 존 듀이를 읽어야 하나] 지식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③
[왜, 지금 존 듀이를 읽어야 하나] 지식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③
  • 지준호 기자
  • 승인 2018.10.16 1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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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와 교육학계에는 말할 것도 없고 일반학계에서도 존 듀이(John Dewey)는 누구에게나 이미 잘 알려진 이름이다. 그러나 그의 이름이 알려진 만큼 그의 이론이 잘 이해되고 소개되어 있다고 하기는 어렵다. 그의 사상은 ‘실용주의’, ‘실험주의’, ‘진보주의 교육’, ‘새교육’이라는 명칭으로 소개되어 왔고, 우리의 교육계와 교육학계는 그를 현대적 교육사상의 근원인양 평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의 사상은 교육계에서 심도 있게 평가된 수준은 아니었다. 에듀인뉴스는 정치와 교육의 이념적 갈등이 극심하고 특히 자유주의적 전통과 강령적 기조에 대한 이해의 혼란이 심각한 수준에 있는 이 때, 존듀이의 실험주의적 자유주의와 이에 일관된 교육사상을 검토해 보는 ‘왜, 지금 존 듀이를 읽어야 하나’를 연재한다.

이돈희 에듀인뉴스 발행인, 서울대 명예교수
이돈희 에듀인뉴스 발행인, 서울대 명예교수

듀이, 비경험적 방법에 의존한 철학 비판

반성적 사고의 전형적인 것은 과학이다. 반성적(과학적) 사고의 내용은 잘 다듬어진 것이고, 그 원천이 되는 일상적 경험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한다. 그러나 그것으로써 끝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반성적 사고는 일차적 경험에서 나타난 목적을 제대로 밝혀주고, 본래의 경험적 재료가 보여준 혼란을 해결해 낸다. 즉, 반성적 사고에 의한 내용은 일상적인 경험의 대상인 사물들을 통제하고 보다 광범위하게 사용하면서 또한 목적의 실현을 이끌어 가는 수단이 된다.

물론 반성적 사고의 대상은 새로운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지만, 경험적 방법이 일으키는 문제는 오히려 탐구와 조사의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한다. 한 마디로 새롭고 풍요로운 경험의 열매를 낳게 한다. 이에 비하여 철학에서 비경험적 방법이 일으키는 문제는 탐구행위를 가로막는 장애물이며 진로를 차단해 버린다. 듀이의 표현으로,

그것은 반성적 사고를 요구하는 문제라기보다는 오히려 수수께끼에 불과하다.

듀이는, 바로 경험적 방법의 개념에서 볼 때, 전통적 철학은 비경험적 방법에 의존해 온 것임을 비판하였다. 철학은 본래가 그 특징에 있어서 반성적 사고의 양식이며 그만큼 치밀하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차적 결과는 일차적 경험의 내용을 언급하고 그것에 환원시켜서 생각하게 하는 통로가 되지만, 철학적 작업에서 사용하는 비경험적 방법은 잘 다듬어진 이차적 결과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전통적 철학은 삼중적 실패를 가져 왔다고 지적하였다.

즉 ▲첫째, 검증의 과정이 전혀 없고, 검증과 재검토를 위한 노력조차 없다. ▲둘째, 일상적 경험이 과학적 원리와 추론을 설명하는 매개체로 작용하여 성과를 보여주는 데 비하여, 철학에서는 일상적 경험의 의미를 확장하고 풍요롭게 하는 데 과학의 경우만큼 사용되지 않는다. ▲셋째, 이러한 기능이 없으므로, 철학적 내용 그 자체에도 역작용을 한다.

철학적 내용이 일상경험과 어떻게 연관되고 새로운 의미를 주는지를 검증해 보지 않으면, 이 내용은 임의적이고 고립적이며 일상적 경험과는 무관한 그 자체의 고유한 영역만을 배타적으로 고집하는, 좋지 못한 의미에서 '추상적인' 것이 된다.

"비경험적 방법 의존 철학자들은 일차적 경험과 실재성의 관계 대답 못해"

비경험적 방법에 의존하는 전통적 철학자들에게는 순수이 이성적인 방법을 사용할 줄 아는 능력이 요구되고, 이성적인 방법으로 정당화할 수 있는 특유한 방법을 의무적으로 채택해야 했다. 그러한 방법에 의해서 그들은 반성적 사고의 대상에 접근하고 거기에 도달하고자 한다.

그들은 그 대상 자체 속에는 실재성(Reality)이 본질로서 내재하고 있으며 그 실재성은 스스로 자체를 드러낸다고 믿고 있다. 즉 그 대상은 궁극적으로 실재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문제는, 그렇게 되면, 거대한 덩어리째 그대로인 일차적 경험은 그러한 실재성과 무슨 관계에 있으며, 왜 그런 것이며, 참으로 왜 그런 것이어야 하는가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주지 못한다.

듀이의 주장으로는 그들의 경험의 개념은 자연과 분리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방향을 설정하여, 우리가 경험하는 대상은 자연의 특성이 드러난 것이라고 보고, 그것을 자연적 현상의 특징을 나타내는 증거로 삼을 수 있다는 전제조건을 가지고 탐구를 시작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공상과 욕구도 사물의 진정한 본질을 추구하는 철학적 이론의 관심사가 될 수 있다. 관찰을 통해서 발견되지는 않지만 우리는 상상 속에 나타나는 가능한 이미지들을 고려할 수가 있다.

과학적이거나 반성적인 경험의 과정을 통하여 알 수 있는 대상의 특징은 매우 중요한 것임에 틀림이 없지만, 그에 못지않게 주술, 신화, 통치, 교도소 등의 모든 현상들도 또한 못지않게 중요한 것에 속한다. 다시 말하면, 자연은 이러한 모든 것들이 사실로서 존재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는 것이라는 식으로 해석된다. 즉, 이것들은 실재(實在)와 반대되는 단순한 외현(外現)으로 돌려 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환상은 물론 환상일 뿐이다. 그러나 그 환상이 일어난다는 사실은 환상이 아니라 명백히 진정한 실재이다.

듀이, 임의적인 '주지주의'를 경계하다

듀이는 전통적 철학의 커다란 폐해의 하나로 임의적인 '주지주의'를 들고 있다. 그가 문제로 삼는 주지주의는 이런 것이다. 즉 모든 경험의 과정은 앎의 양식이라고 규정하며, 모든 경험의 내용, 모든 자연은 원칙상 과학이 다루는 대상으로서의 특징을 지닌 수준까지 환원되고 변형될 수 있다고 하는 이론을 의미한다. 말하자면 과학적 관심거리가 되는 경험은 그러한 환적 방법이 적용된 것임을 의미한다.

이러한 주지주의의 가정은 일차적으로 경험된 것 그 자체와는 다른, 오히려 반대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사물을 단지 아는 대상으로만 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물은 다루고 사용하고 작용을 가하고 활용하고 또한 영향을 입기도 하는 대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사물은 인식의 대상이기 전에 소유의 대상이다.

실재의 대상, "철학자에 따라 아주 달라질 수 있어"

철학은 경험의 총체적 대상 중에서 특별히 철학자에게 가치가 있는 인식의 측면에만 거의 병적으로 엄격하게 집착하려는 경향이 있다. 여러 가지의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요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요하게 실재를 내세우며 오직 그것만이 실재하는 것이라고 한다. 다른 것들은 단지 부차적 의미에서, 그리고 특수한 사례에서만 실재할 뿐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경향에 대하여 듀이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처럼 불확실하고 위험한 것으로 가득 찬 세계에서는, 예를 들어 확실성은 대단히 가치 있는 것에 속하므로, 그런 결과로, 확실성을 보장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지 궁극적인 존재를 구성하는 것으로 가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였다. 그리고 이외의 모든 것은 단지 현상일 뿐이고 극단적인 경우에는 환상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철학자에 따라서 아주 다른 대상이 실재로 주장된다는 사실에서 우리는 실재의 모습에 대한 주장은 임의적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이 대상은 수학적 실체일 수도 있고 의식의 상태일 수도 있고 혹은 감각적 자료일 수도 있다.

다시 말하면, 철학자는 그가 특정한 문제의 관점에서 보아 자명한 존재라고, 그리고 철저하게 확실한 존재라고 믿게 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실재를 구성하는 요소로 선택한다. 실재하는 것이 무엇인지 철학적으로 정의할 때, 고귀한 것과 위엄을 갖춘 것은 보편적인 확실성을 가진 것으로 주목된다.

듀이가 말하는 전통적 철학이 일상의 일차적 경험과 관련시키지 못해 빠진 세 가지 미궁

듀이에 의하면, 진리나 허위는 인간이 반성적 사고의 대상을 주의 깊게 관찰하는 실험을 통하여 무엇을 발견하는가에 달려 있다.

우리는 한 경험적 발견을 반박할 때, 사물은 이러저러한 것이라고 한 사실 그 자체를 부정함으로써가 아니라, 반론을 가능하게 하는 경험 과정의 방향을 제시하는 방법을 취할 수도 있다. 진리로 이끄는 것뿐만 아니라 오류를 분명히 하는 것도 지금까지 발견할 수 없었고 인식할 수 없었던 것을 다른 사람이 알아내고 발견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반성적 사고와 논리가 지닌 모든 기지와 묘미는 그 다음의 과정을 위한 방향을 바로 잡아주고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는 데 있다.

모든 철학의 체계는 어떤 의미에서 그러한 실험의 결과를 보여준다. 각각의 실험은, 실험이라는 특징 때문에 경험 가능한 사건과 대상의 특징을 관찰하는 데 가치 있는 것을 제공한다.

그러나 듀이는 전통적 철학이 그들의 반성적 사고의 결과를 일상적인 일차적 경험과 관련시키지 못함으로써 어떻게 어디에서 미궁에 빠지게 되었는지를 세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고 하였다. 많은 오류의 세 가지 원천은 ▲첫째로 주체와 객체를 완전히 분리—경험되는 방법으로부터 경험된 내용의 분리—하였다는 것이고, ▲둘째로는 즐거움과 고통, 우정과 인간관계, 예술과 산업 등과 같은 대상의 특질들은 희생시켜 가면서 인식대상의 특징을 과장하는 것이며, ▲세째로 확인되지 않은 다양한 목적을 위하여 수행된 다양한 유형의 선택적 단순화가 가져오는 결과들을 상호배타적으로 분리시킨다는 것이다.

지준호 기자  casaji97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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