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교육부 학력관리 정책 문제점과 보완③ "잠재력 최대로 실현하는 질 관리 필요"
[기고] 교육부 학력관리 정책 문제점과 보완③ "잠재력 최대로 실현하는 질 관리 필요"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04.04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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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승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

[에듀인뉴스] 교육부는 매년 11월이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를 발표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6월에 실시한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는 발표를 미루다가 지난 3월 28일이나 되어서 공개했다.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일부 과목에서는 대폭 증가했고 이에 대한 대책인 ‘기초학력 지원 내실화 방안’과 함께 발표하기 위해 발표가 늦어졌다는 것이 교육부 설명이다. <에듀인뉴스>에서는 이찬승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의 '교육부의 학력 관리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점과 보완할 점'을 3회에 걸쳐 소개한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통계의 거짓말’과 기초학력 중심 관리 프레임 경계해야

2016년에 번역되어 한국에 소개된 '통계의 거짓말'(게르트 보스바흐, 옌스위르겐 코르프)이란 책의 부제 '정부, 기업, 정치가는 통계로 어떻게 우리를 속이고 있는가?'가 시사하고 있듯이 '통계'라는 분야는 굉장히 흥미롭고 유용한 도구이면서 동시에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왜곡되거나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

‘기초학력 통계의 거짓말’에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학업성취도평가에서 객관식 문항의 비율이 중학교는 82.5%, 고교는 85.3%다. 찍어도 기초학력 미달 기준인 20% 가까이 나올 수 있다. 찍기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실제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을 수 있다.

정부가 발표한 통계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통계가 거짓말을 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검사 문항에 서답형(書答型: 제시된 물음에 따라 답안을 작성하는 형식으로 단답형·완결형·논문형 등)의 비율을 지금보다 대폭 늘리든가 객관식의 경우 일본의 새로운 대입공통시험처럼 10지~20지선다형, 답이 없는 경우, 답이 2개인 경우도 의도적으로 포함해야 할 것이다.

또한 언론과 사회가 깨어있어야 한다. 3월 28일 교육부가 학업성취도 결과를 발표한 이래 많은 언론이 관련 기사를 쏟아냈지만 100점 만점에 20점만 받아도 기초학력을 갖추었다고 보는 현재의 제도에 문제를 제기한 곳이 단 하나도 없다. 하물며 싱가포르처럼 한국도 기초학력 최저기준을 초등의 경우 최소한 50%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 곳은 더더욱 없다.

기초학력 최저 기준점을 20%로 정해놓고 이를 중심으로 교육의 질을 관리하게 되면 그 부작용이 매우 크다. 우선 학교는 어떻게 하면 100점 만점에 20점을 넘게 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게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회가 기초학습미달 프레임에 갇히게 되면 교육부와 학교는 모두 편해질 수는 있다. 100점 만점에 20점미만 받는 학생 비율만 줄이면 최소한의 질 관리 책임을 다한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질 관리는 개인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키우려는 탁월성 교육을 포기하는 방식이고 진정성이 결여되어 있다.

탁월성을 추구해야 할 무한 경쟁 시대에 바보 면하게 하기식 교육의 질 관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학계는 물론 사회와 언론 모두 이를 자연스럽고 타당한 것처럼 받아들이고 있어 안타깝다. 세계 주요국들에 비해 우리 교육의 이런 행태가 얼마나 한심한 일이고 우리의 미래를 위태롭게 하는지 알아야 한다.

교육의 질 관리..."기초학력미달 비율 축소 아닌 잠재력 실현에 맞춰야"

교육의 질 관리 노력을 기초학력 미달 비율 축소에 초점을 두는 것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 이는 학습자의 학습권과 국가의 미래를 생각할 때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그래서 현재 추진하려는 표집 방식의 기초학력진단평가와 중3과 고2를 대상으로 현재 실행 중인 표집 방식의 학업성취도평가 시스템은 학업성취도평가의 개선을 통해 하나로 통합하든가, 진단평가를 별도로 운영하겠다면 전체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진정한 진단평가이어야 하며, 하위 5~10%에 드는 소수 학생만을 가리기 위한 것이라면 이는 타당성을 갖지 못한다.

두 검사의 근본적인 재설계가 필요하다. 이를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않고는 잠자는 아이들, 수업을 방해하는 아이들,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아이들이 늘어만 갈 것이다.

세계 주요국들은 21세기 학교교육의 목표를 모든 개인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실현함으로써 탁월한 교육 실현(Excellence Through Equity)으로 나아가고 있고 그런 나라들은 자격을 갖춘(예: 온타리오주 70%) 학생들만 진급·졸업시키는데 한국은 출석 일수만 채우면 자동 진급·졸업시키는 무책임한 교육을 지속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이런 교육의 근본적인 문제점 해결에 나서야 한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지 않고는 진정한 고교학점제도 불가능한 일이다.

즉시 기초학력 미달 비율 줄이기에 급급한 교육의 질 관리 방식을 중단해야 한다. 이는 교육의 질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심어주고 모든 아동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키우려는 교육을 포기하는 관리 방식이다.

온타리오주나 미국처럼 기초학력에 대한 정의부터 제대로 내리기 바란다. 아울러 교육부의 타당성·진정성 있는 교육의 질 관리를 촉구한다.

이찬승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짧은 직장 생활을 경험한 후 지금의 능률교육을 창립하여 30년을 경영하면서 영어교과서와 참고서 등 다양한 저술활동을 했다. 뜻하는 바가 있어 2009년 8월 말 회사를 매각하고,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이란 비영리 공익단체를 설립했다.국가교육시스템 재디자인과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동, 청소년들도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교육개혁에 특히 관심이 많다. 뇌기반교육연구, 학습부진아 정책연구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 공교육의 변화 트렌드 연구를 통해 한국 공교육의 근본적인 대안을 찾는 데 시사점을 얻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찬승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짧은 직장 생활을 경험한 후 지금의 능률교육을 창립하여 30년을 경영하면서 영어교과서와 참고서 등 다양한 저술활동을 했다. 뜻하는 바가 있어 2009년 8월 말 회사를 매각하고,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이란 비영리 공익단체를 설립했다. 국가교육시스템 재디자인과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동, 청소년들도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교육개혁에 특히 관심이 많다. 뇌기반교육연구, 학습부진아 정책연구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 공교육의 변화 트렌드 연구를 통해 한국 공교육의 근본적인 대안을 찾는 데 시사점을 얻고자 노력하고 있다.

 

[참고자료]

교육부(2019), 2018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교육부(2019), 행복한 출발을 위한 기초학력 지원 내실화 방안

김수영(2014), 기초학력보장정책, 방향전환이 절실하다!(http://21erick.org/bbs/board.php?bo_table=11_5&wr_id=100124&page=22)

http://www.kice.re.kr/sub/info.do?m=010302&s=kice

# 이 글은 '교육을바꾸는사람들'과 함께 합니다.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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