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문(愚問)의 정석 "학종이냐 정시냐"
[기고] 우문(愚問)의 정석 "학종이냐 정시냐"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09.14 11:1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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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훈 학벌없는사회만들기 대표/ 참배움연구소 연구위원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에듀인뉴스] 학종(학교종합생활기록부)을 줄이고 정시를 늘리라고 하는 주장이 늘고 있다고 한다. 이유는 정시가 못 가진 자들에게 더 기회를 넓혀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기회는 평등해야 하고 못 가진 자의 자녀라고해서 불리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학종과 정시의 문제를 기회의 문제로 접근하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 더 근본적으로 ‘아이들의 성장에 어느 것이 더 적합하냐’ 하는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더 서열 상위 대학에 진학하는 데 있어 어느 방식이 유리한가보다 그리고 어느 것이 더 기회의 평등에 유리한가 하는 관점 모두 버리고 아이들의 미래에 어느 것이 더 교육적이냐 하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필자가 너무 원론적인 것을 내세우고 현실을 모르는 게 아니냐고? 그럴지도 모르지만 교육적 가치를 논외로 하는 어떤 제도도 실패하고 말 것이라는 점만 밝히고 넘어가자.

학종은 아이들을 학교 밖으로 내모는 것이고 정시는 아이들을 학교 안으로 가두는 것이다. 학종은 스펙을 쌓기 위해 학교 밖으로 나갈 수밖에 없고, 가진 자들이 네트워크를 활용하기 좋은 제도이다.

조국 사태에서 보듯이 가진 자들의 인맥이 거의 총동원되다시피 했다. 학종의 본래 취지가 악용된 사례로서 두고두고 인용될 것이다.

그렇지만 필자는 그런 사례를 방지할 수만 있다면 학종을 지지하고 싶다.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이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사회라는 넓은 세계를 얼마나 알고 싶어 할까. 아직 사회적 책임이 지워지지 않은 짧은 시간에 사회를 접하고 실패를 경험하게 하는 것만큼 교육적으로 가치 있는 일이 또 있을까.

스펙을 쌓고 대학진학에 유리하기 위한 학교 밖 생활이 아니라 먼 미래를 바라보고 예비사회인으로서 경험을 쌓게 하는 것이 살아있는 교육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더 많이 실패를 경험하게 함으로써 사회에 나왔을 때 실패하지 않는 인간이 되게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누구나 수백 번 수천 번 넘어지면서 걷기를 배우고 비로소 직립(直立)한다는 사실만 얘기하고 싶다.

정시란 아이들을 학교 안으로 몰아넣는 것 말고도 국영수로 옭아매기도 한다. 적어도 우리나라는 정시의 비인성교육을 벗어나야 한다는 데에는 분명하고 확실하게 합의했던 나라다.

국가가 주관했건 대학이 주관했건 아니면 내신 성적만으로 진학했건 간에 모두를 점수의 노예로 만들었던 게 정시 아니었나. 그런 과거로 돌아가자고? 이해 불가다.

교훈을 얻지 못하면 진전은 없다. 그렇지 않아도 도시 속의 섬 같은 존재인 학교에 아이들을 정시대비라는 명목으로 밤 10시까지 묶어두는 걸 상상해보면 숨이 막힌다.

대학진학방식에서 학종(수시)이냐 정시냐 하고 묻고 그 중 선택하라고 하는 것은 그야말로 우문이다.

우리들은 아이들이 용감하고 씩씩하게 자라며 미래를 낙관하게 키워야 한다. 그것은 대학체제와 진학방식을 연동해 지금과는 다른 획기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누가 어떻게 할진 열려있는 분야다.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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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2019-10-03 20:50:53
수능 2~3번 보라니까 지금은 3년동안 내신 비교과 수행의 노예다 지금 학교생활 여러가지 다양한 활동해서 재밌고 잠편히 푹 잔다는 학생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라 어이쿠 참 멍청한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