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광풍(狂風)과 난장(亂場)의 수능,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
[기고] 광풍(狂風)과 난장(亂場)의 수능,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11.13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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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훈 학벌없는사회만들기 대표
(사진=부산 해운대구)
(사진=부산 해운대구)

[에듀인뉴스] 수능(2019. 11.14)이 돌아왔다. 올해는 수능 한파마저 동반하고 있다고 한다. 그 추위가 얼마나 감내하기 어려울 것인가. 단지 기상조건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심리적 불안과 공포라는 류의 그런 추위를 말한다.

해마다 이때쯤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걸 알면 이제는 대응할 줄도 알고 무력화시키는 방법을 찾아낼 수도 있을법한데 실제는 오히려 그 강도가 더 세지기만 하니 어인 일인가.

어디 누구 이걸 막을 자 없을 것인가. 인간의 위기 대응 능력이 이처럼 허무한 것이란 말인가. 이런 무능과 무력에 절망하고 좌절한 자들이 얼마나 많을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능의 위력은 조금도 수그러들 것 같지 않고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것만 같다.

필자가 이 수능이라는 세시풍속을 안타까워하는 이유는 이런 재난이 우리나라에만 불고 있기 때문이다. 태풍이 태평양, 인도양, 대서양에서 부는 것처럼 여러 곳에서 불기라도 하면 좀 위안이라도 될 텐데 하필 우리나라에서만 불기 때문에 미치고 환장할 지경이다.

해마다 수십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50여만명의 수험생과 200여만명의 중고생과 그 이상의 학부모와 교사들의 가슴을 훑고 지나가는 수능이라는 광풍이 이 땅에서만 분다는 사실에 필자는 절망한다.

하다못해 이웃 나라인 일본이나 중국에도 그런 일이 있다면 어떤 지정학적 보편적 현상으로 보고 위로해보기라도 하련만.

수능 날 국가적 사무가 1시간씩 밀리고 경찰력이 거리를 통제하고 비행기가 숨을 죽이는 그런 현상이 우리나라 말고 어디 또 있는가. 21세기의 한가운데에서 있을법한 일인가.

수능 광풍(狂風)이란 그러나 우리가 만든 광풍이다. 더 정확하게는 우리의 탐욕이 만들어낸 무지의 소치다. 이 땅 위에서 살아가는 5천만의 인간들이 만들고 고치고 안고 쓰다듬는 무모한 실험이다. 그리고 어리석음과 광기가 어우러진 우리만의 난장(亂場)이다. 아니 필자는 그렇게 말고는 달리 이해하지를 못한다. 광풍와 난장!

몇 해 전에 BBC 방송에서 이런 광풍과 난장을 집중 취재해 방영한 적이 있다. 하여 세상의 조롱거리가 된 적이 있지만 광풍은 조금도 그 기세가 꺾이지 않았고 누구도 부끄러운 줄을 모른다.

누구는 학교종합생활기록부(학종) 전형제도를 도입하면서 그 기세가 많이 누그러지고 있었다고 하지만 ‘손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었다. 조국 사태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학종 뒤에서 일어나던 일들 일부가 조금씩 드러난 것일 뿐이다.

누가 이 광풍과 난장을 어떻게 잠재울 것인가. 세시풍속이라고 눈 질끈 감고 지나가기만을 기다릴 것인가. 그러기에는 너무 희생이 크지 않은가.

필자는 이런 광풍과 난장을 제어하기 위한 무수한 노력과 고뇌 또한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평생을 교직에 바친 어떤 한 분이 교사의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정열만 있으면 극복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안타까워한 적 있다.

그 이상의 무엇을 시대는 분명 요구하고 있는데 그에 대해서도 눈을 감은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오히려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정열이 맹목을 가리는 자기위안의 수단으로 전락한 게 아닌가 여겨지기도 했었다. 물론 광풍과 난장은 해마다 그 강도를 더해가기만 했었다.

어디서부터 얼마만큼 잘못된 것인가. 내일(수능일)이 지나면 또 얼마나 많은 꽃이 스러질 것인가. 아아, 나는 더 이런 광풍과 난장을 보고 싶지 않다.

이공훈 학벌없는사회만들기 대표
이공훈 학벌없는사회만들기 대표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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