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고 싶은, 머물고 싶은 교실'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오고 싶은, 머물고 싶은 교실'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05.24 08:5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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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진 전남 순천 부영초 교사
(출처=교육부 네이버블로그)
(출처=교육부 네이버블로그)

[에듀인뉴스] 교육부는 지난 3월26일 ‘학교시설 환경개선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학교공간혁신사업 추진을 위해 향후 5년간 총 3조5000억원을 투자해 약 1250여개 학교 공간을 미래 지향적인 시설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이 사업의 목적은 미래사회 주역인 학생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교육활동을 통해 학습과 놀이 및 휴식 등 균형 잡힌 삶의 공간으로서 학교 만들기에 있다. 최근의 화두는 학교의 물리적 환경을 고려하여 학습자가 오고 싶은 학교, 공부가 즐거워지는 교실을 만드는 데 있다. 독일의 교육철학자 볼노우(Bollnow, 1903~1991)는 교육적 공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가 교육에 관해 생각할 때 고찰해야 할 공간은 수학자나 물리학자가 생각하는 추상적이고 동질적 공간이어서는 안 되며 인간에 의해서 체험되는 구체적 공간, 거기서 실제로 인간의 삶이 이루어지고 있는 공간이다.”

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는 "진정한 발견이란 새로운 땅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는 것이다"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교실을 새롭게 만들고 싶다면 교실이라는 공간에 대한 새로운 철학과 안목, 즉 교실을 보는 새로운 눈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교실의 주인은 학습자가 되어야 한다

오늘날의 교육 패러다임은 더 이상 지식 전달이 아니라, 지식의 생성과 순환에 관한 것이다. 따라서 학습 공간도 필요에 따라 재구성되어야 한다. 교육적 혁신은 학습이 일어나는 공간 혁신을 필요로 한다. 쉽게 말하자면, 교육 공간이 우리가 바라는 교육적 이상과 맞지 않는다면 학생들의 학습을 방해할 것이다.

그렇다면 혁신적인 학급 공간조성을 위한 디자인의 방향은 어떠해야 하는가? 미국의 교육학자 쉐닝거와 토마스 머리(Sheninger & Thomas Murray)는 혁신적인 학급 공간조성을 위한 디자인의 방향으로 다음의 여덟 가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협동을 위한 디자인 - 유동성 있는 자리 배치, 편안한 가구 등이 있어야 하며, 짧은 시간에 재배치할 수 있는 공간

▲자기주도적 학습을 위한 디자인 - 학생에게 독립적으로 작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공간

▲조사, 탐구, 그리고 창작을 위한 디자인 - 학생과 교사 간의 경계 없이 학생 스스로 창작행위를 할 수 있는 유형으로 조성

▲능동적 학습을 위한 디자인 - 학생들의 능동적인 움직임으로 뇌에 산소 및 혈액 공급을 촉진하여 더 높은 수준의 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공간

▲관계 형성을 위한 디자인 - 사회적 기술을 기르고 관계를 형성하는 학습공간은 교실과 학생이 교직원과 격식을 갖추지 않고 만날 수 있는 공용 공간까지 연결

▲소속감을 위한 디자인 - 공간에 대한 소속감을 증진하기 위한 개별화된 학습 중심 공간

▲지속성을 위한 디자인 - 비용 면에서 효과적이고 학습자들에게 이로운 친환경적인 디자인

▲학생 안전을 위한 디자인 - 공간이 재설계될 때 필수적인 것은 학생 안전을 고려하는 것

이와 함께 교실의 공간도 전면적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

과거처럼 교실 공간을 사각형의 모양과 칠판이 앞에 있는 구조가 아니라 사방의 공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꾸며야 한다.

교실에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는 크게 교실 앞면, 뒷면, 옆면을 생각할 수 있다. 교실 앞면뿐만 아니라 뒷면, 옆면의 공간을 칠판으로 활용 가능하게 교실 공간을 재배치할 수도 있다. 또한 교실을 학습자들과 함께 꾸밈으로써 교실 공간에 주인의식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

#####한국교육개발원(2017). EDUMAC 교육시설 해외연수 자료집#####
한국교육개발원(2017). EDUMAC 교육시설 해외연수 자료집

‘Holy Cross Primary School’은 유치원부터 6학년까지 학생이 다니는 호주의 초등학교인데 교실 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하면서 학생들이 어느 장소에서나 학습할 수 있게 했다. 책상 상판의 형태가 매우 특이한 물결무늬 모양인데, 부드럽고 다양한 형태로 제작해 1~2인용 또는 모두 조합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교실의 색채 또한 아동의 정서와 감성을 고려해 온화한 난색 계열로 조성했다.

호주의 학교 공간혁신의 사례는 학생 수 감소로 많은 교실에 여유 면적이 발생하는 한국 학교의 모습에 시사점을 줄 수 있다. 호주 학교 모습과 같이 따뜻한 패브릭 재질의 소파나 스툴을 설치하여 다양한 교수·학습 형태를 할 수 있는 공간을 꾸밀 수 있다.

교육부에서 앞으로 막대한 예산을 학교 현장에 투입, 공간을 혁신하고자 할 것이다. 기존 교실을 어떠한 철학도 없이 무분별하게 새로운 것을 따르고 선진 학교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은 정말 위험한 발상이다. 자신의 체격과 체질에 어울리는 옷과 음식이 있듯이 학교 공간도 지역 특색, 학생 성향 등과 같은 교실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신중하고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

박희진 전남 순천 부영초등교 교사이자 한국교원대학교 강사, 전남 학습자중심교육연구회 회장인 그는 교육부, 한국과학창의재단, 전라남도교육청 주관 정책연구 팀장을 역임했으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 등 10회, 교육방법 현장연구 1등급 표창 등 7회를 수상했다. 현재 ‘모든 곳의 모든 학생을 위한 세계적 수준의 무상교육’을 꿈꾸며 교육 정보와 지식을 정기적 세미나와 블로그 ‘희진쌤의 지식창고(https://heejinssam.blog.me)’를 통해 나누고 있다. 저서로는 ‘미래교육 미래학교’, ‘학습자중심교육 진짜 공부를 하다’가 있다. heejinssam@hanmail.net
박희진 전남 순천 부영초등교 교사이자 한국교원대학교 강사, 전남 학습자중심교육연구회 회장인 그는 교육부, 한국과학창의재단, 전라남도교육청 주관 정책연구 팀장을 역임했으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 등 10회, 교육방법 현장연구 1등급 표창 등 7회를 수상했다. 현재 ‘모든 곳의 모든 학생을 위한 세계적 수준의 무상교육’을 꿈꾸며 교육 정보와 지식을 정기적 세미나와 블로그 ‘희진쌤의 지식창고(https://heejinssam.blog.me)’를 통해 나누고 있다. 저서로는 ‘미래교육 미래학교’, ‘학습자중심교육 진짜 공부를 하다’가 있다. heejinssam@hanmail.net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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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수 2019-05-24 10:43:39
매주 교육에 관한 이야기에 대해서 잘 듣고 있습니다. 최근 교육공간, 공간 혁신에 관한 정책과 학교에서 관심이 많은데 이러한 정책을 시행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