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 현장] 아이들 갈등‧폭력 담보로...'이삭줍기' 학교폭력 승진 가산점
[에듀인 현장] 아이들 갈등‧폭력 담보로...'이삭줍기' 학교폭력 승진 가산점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11.11 09:32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우성 경기 대부중 교사/ 전국교육연합네트워크 공동대표

매년 11월 희망 교사 학폭 가산점 공적조서 작성...교원승진가산점 개선해야
(사진=EBS 방송 캡처)
(사진=EBS 방송 캡처)

[에듀인뉴스] “교사들이 학교 안·밖에서 발생하는 학교폭력 예방 및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은 나머지 60% 교사들을 무시하는 처사이다”

매년 학교폭력 예방 및 해결 등을 위해 노력한 교원들에게는 승진 가산점이 부여되며, 이는 학교폭력을 근절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교원들의 사기를 진작하는 목적이 있다.

“저는 아무것도 도움을 준 것이 없는데, 해당교원들이 가산점 받길 거부해서 제가 대신 받아요.”, “아이들 학폭을 담보로 승진가산점을 받다니...”, “저 선생님은 담임도 아니고, 생활지도 한 것도 없는데, 단지 교무부장이라는 이유만으로 받아요.”, “정작 비교과교사인 진로진학상담교사나 전문상담교사가 포함돼야하는데, 그분들은 아예 신청도 하지 않아요.”

(사진=학교폭력 예방 및 해결 등 기여 교원에 대한 승진가산점 부여 평가기준 및 평가지표 예시)
(사진=학교폭력 예방 및 해결 등 기여 교원에 대한 승진가산점 부여 평가기준 및 평가지표 예시)

매년 11월만 되면 전국 초·중·고교 현장은 학교폭력 예방 및 해결 등에 기여한 교원에게 부여되는 승진(공통) 가산점으로 몸살을 앓는다. 일부 교사들은 서로 받기 위해 눈치 경쟁에 들어가며, 또 다른 교사들은 받을만한 사유가 있더라도 학폭 승진가산점이 폐지되길 바라는 심정으로 거부투쟁을 벌인다.

학교당 교원 40%에게 부여되는 가산점은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2012.3.21.)과 가산점 신설을 위한 교육공무원 승진규정 개정(2012.11.6.), 가산점 축소를 위한 교육공무원 승진규정 개정(2016.12.30.)을 기반으로 한다.

교육부는 ‘교사들이 학교폭력 예방업무를 기피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 때문에 단위학교 정원의 40% 수준으로 가산점을 책정하고 있다고 한다. 얼마 전 수능시험 감독관 키높이 의자 배치관련해서도 교육부는 “국민 정서상 의자가 배치되는 감독은 힘들다”고 밝힌바 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제11조제11항 교육감의 임무)에 ‘교육감은 관할 구역에서 학교폭력의 예방 및 대책 마련에 기여한 바가 큰 학교 또는 소속 교원에게 상훈을 수여하거나 소속 교원의 근무성적 평정에 가산점을 부여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또 교육공무원 승진규정 (제41조제3항제4호 및 제4항)에 부여하는 공통가산점에 대한 규정 산정이 기재돼 있다.

즉,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교육·홍보·상담, 학교폭력 발생 점검 및 실태조사, 학교폭력 대응 조치 및 사후관리에 관해 1년간 실적 전체를 하나의 실적으로 보아 산정하며, 해당 실적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 기준은 교육부장관이 정한다’고 규정돼 있는 것이다.

현장교사들은 학폭 발생 건수와 상관없이 모든 학교에 일괄적으로 교원 40%에게 부여하는 것은 교사를 이간질하는 정책이며, 차라리 유공 교원들에게 교육감이 상훈을 부여할 수 있으니 교육감 표창으로 하는 것이 낫다는 반응이다.

학교폭력 예방 및 해결에 기여한 교원에게 승진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정원의 40%에게 부여하는 것은 교사들을 승진 경쟁으로 몰아넣는 행위로밖에 볼 수 없다.

지난 2016년 교원승진규정개정안에 의해 가산점이 2점에서 1점으로 줄었지만, 현장에서는 학폭예방 유공 가산점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일선학교는 부여대상자 포함 여부를 놓고 힘겨운 싸움도 벌어지고 있다.

이처럼 논란이 되는 것은 학년도 단위로 1회 0.1점의 가산점이 부여되는 점수(가산점 총합계는 1점을 초과할 수 없음)는 여전히 승진을 앞둔 교사들에게 큰 점수이기 때문이다.

교사는 관리자가 부여하는 근무평정에서 1등수 3번만 받으면 교감승진 대상자가 될 수 있기에 0.1점은 꼭 받아야 하는 의무감이 있는 점수로 작용되고 있다.

비슷한 점수대에 있는 승진대상 교사들이 학폭 점수를 받지 못하면 승진을 포기하는 꼴이 된다.

물론 가산점 대상자 선정을 위해서는 학교별 심사기준, 지표로 학교폭력 예방활동, 학교폭력 발견 및 상담활동, 학교폭력 대응 조치, 특수공적, 기타 활동 영역 등이 포함된다. 대상항목 모두가 해당되는 것은 아니고 어느 한 분야에 공적이 인정될 경우도 부여가능하다.

(사진=학교폭력 예방 및 해결 등 기여교원 가산점 신청서)
(사진=학교폭력 예방 및 해결 등 기여교원 가산점 신청서)

정작 학폭 책임교사, 학폭 업무 담당부장, 담임교사 등이 가산점을 거부하거나 받지 않고, 누가 봐도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교사가 가산점 신청 서류를 제출하고 받는다. 아이들의 학교폭력을 담보로 교사들이 승진가산점을 받는 것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학교폭력 예방 및 해결에 기여한 기간제교사, 명예교사, 강사 등 계약제 교원들에게는 교육공무원 승진규정 미적용이 된다.

가산점 부여에서 제외되는 기간제교사들의 경우, 대다수가 담임업무를 수행하고 있고 학교폭력예방을 하지만, 학교폭력 예방 및 해결에 기여도가 떨어지는 교사가 가산점을 챙기는 웃지 못 할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 단위학교에서 담임교사와 학교폭력업무 담당자 중에 기간제교사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가산점을 꼭 받고자 하는 교사들에게는 한 가지 방법이 버젓이 존재하고 있다. 바로, 학교폭력 업무담당자로 학년초에 전담기구 위원으로 임명되는 방법이다.

담임교사도 학교폭력업무 담당부장도 아닌 비담임교사, 부장교사들이 포함되어 손쉽게 가산점을 손에 쥐게 된다. 일명, 무임승차를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다.

학교폭력 예방 및 해결을 위한 교사 인센티브로 만들어진 학교폭력 승진가산점은 교사들이 당연히 해야 할 교육적 본질을 떠나 교사들 간의 반목과 갈등을 만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학교폭력 발생, 예방, 처리, 후속조치 등의 다양한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하는 교사의 사기진작을 위해 승진가산점의 부작용을 검토하고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차라리, 교육부와 교육청은 학교폭력 예방 및 해결에 기여한 교원들에게 승진 인센티브가 아닌 표창을 통해 올바른 교사상 정립이 필요하다. 나아가, 교사들에게 존재하는 다양한 승진가산점(공통가산점, 선택가산점)의 대폭적인 축소 및 정비가 필요하다.

다가오는 미래는 교사들이 스스로 교직에서 행복과 소소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교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소수점 아래 둘째 자리 또는 셋째 자리까지의 점수를 챙겨야 승진하는 교사의 승진문화가 미래교육환경 변화에 대비하는 바람직한 방안인지 되새겨봐야 할 것이다.

최우성 경기 대부중 교사/ 전국교육연합네트워크 공동대표
최우성 경기 대부중 교사/ 전국교육연합네트워크 공동대표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저작권자 © 에듀인뉴스(EduinNews),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 보기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조원표 2019-11-11 13:27:08
매우 공감하고 동의합니다. 아예 학폭점수라는 자체부터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학폭예방을 위해 노력하지 않은 현장교사가 어디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