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성 경기 대부중 교사/ 전국교육연합네트워크 공동대표

[에듀인뉴스] “저희에게도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는 없나요?”, “고등학생들도 공직선거에 참여하고 싶어요”, “우리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감을 학생들이 뽑아야 되는 것 아닌가요?”

선거 연령을 현행 만 19세에서 만 18세로 낮추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청소년 뿐만아니라 교원단체, 정치권에서 찬반의견에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지난 10일 시민단체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는 청소년 참정권 보장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어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한 선거법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합의는 야합이며,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5년 동안 선거연령 하향을 당론으로 내세운 만큼, 남은 시간 안에라도 선거법 개정안을 상정하라”고 요구했다.

(사진=KBS 뉴스 캡처)
(사진=KBS 뉴스 캡처)

지난달 (재)경기도교육연구원이 10월에 경기도 관내 고등학생 총 122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치 및 선거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등학생의 46.8%가 정치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고등학생의 53.9%는 정치 문제나 정치적 이슈에 대해 대화 상대와 대화를 나눈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정치 문제, 정치적 이슈에 대한 행동’ 항목에서 고등학생 27%는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거나, 참여한 경험이 있었으며, ‘선거에 대한 관심’ 항목에서 고등학생 46.1%는 사회에서 실시하고 있는 선거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사진=경기도교육연구원 ‘통계로 보는 오늘의 교육’ 캡처)
(사진=경기도교육연구원 ‘통계로 보는 오늘의 교육’ 캡처)

‘선거 참여 의향’ 항목에서 고등학생 68.8%는 투표권이 주어진다면 선거에 참여할 의향을 가지고 있었으며, ‘선거권 연령 하향(만19세 이상)에 대한 의견’ 항목에서 고등학생 52.8%는 현재 ‘만19세 이상’에게 주어지는 선거권을 ‘만18세 이상’으로 낮추자는 주장에 찬성했다.

특히 ‘교육감 선거권 연령 하향(만16세 이상)에 대한 의견’ 항목에서 고등학생 52.4%가 ‘만16세 이상’부터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에 찬성하였으며, ‘선거권 연령 하향될 경우 기대되는 효과’ 항목에서 고등학생 33%는 선거권 연령이 낮아질 경우 청소년의 요구가 사회에 더 많이 반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사진=경기도교육연구원의 ‘통계로 보는 오늘의 교육’ 캡처)
(사진=경기도교육연구원의 ‘통계로 보는 오늘의 교육’ 캡처)

위 조사결과에서 고등학생 10명 중 4명은 정치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으며, 10명 중 약 7명은 투표권이 주어지면, 선거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선거권 연령 하향에 있어서는 고등학생 10명 중 5명만 ‘만18세 이상’으로 낮추는 의견에 찬성을 하여 팽팽하게 의견이 맞서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는 “연령기준에 의해 선거권을 갖는 사람의 범위는 정치적 기본권 보장 측면에서 최대한 확대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JTBC 맞짱토론 캡처)
(사진=JTBC 맞짱토론 캡처)

이처럼, 청소년들의 정치 및 선거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면서,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선거연령 하향을 주장하는 측은 ‘만18세’가 혼인과 군입대가 가능하며, 사실상 성년과 마찬가지라는 주장이다. 또한 독립운동과 민주화 운동에서 학생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는 점, 성인이라고 해서 올바르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지는 못한다는 점 등을 들어 청소년들의 선거권 확대에 찬성 입장을 보이고 있다.

청소년들의 정치와 선거 참여에 반대하는 쪽 입장은 “청소년들은 세금을 내지 않는다”고 말하며, “세금도 납부하지 않으면서 선거권을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청소년들은 직접세는 아니지만, 간접세를 내고 있기에 청소년들의 소득과는 무관하게 정치 및 선거 참여를 보장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8일 핀란드에서는 원내 제1당인 사회민주당이 차기 총리를 뽑는 당내 경선을 실시해 교통부장관인 산나 마린의원을 선출했다. 그는 핀란드의 세 번째의 여성 총리이자 역대 가장 어린 총리가 된다. 마린은 실제 2012년 27세에 대학을 졸업하면서 탐페레 시의원에 당선됐다.

청소년들의 정치와 선거 참여 인식개선 뿐만아니라 선거의 꽃인 투표를 통해 당선되는 연령층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 크다. 현재 한국은 OECD 국가에서 선거 제한 연령이 가장 높다고 한다. 가까운 일본만 보더라도 2016년부터 참의원 선거 투표에서 18세선거권을 인정해줬다.

이제 청소년의 정치참여와 선거에서 투표권을 보장하라는 요구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선거연령을 현행 만 19세에서 만 18세로 낮추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학교와 교실이 정치와 선거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제반 대책을 마련하는 숙려기간이 필요하다. 무턱대고 추진하는 것은 모난 돌이 정 맞는 격이다. 늦더라도 찬성과 반대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는 성숙된 자세가 요구된다.

최우성 경기 대부중 교사/ 전국교육연합네트워크 공동대표
최우성 경기 대부중 교사/ 전국교육연합네트워크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