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 현장] 유명인 1명 사망, 600명 ‘베르테르효과’ 우려
[에듀인 현장] 유명인 1명 사망, 600명 ‘베르테르효과’ 우려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10.1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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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경기 대부중 교사/ 전국교육연합네트워크 공동대표

언론은 마술피리의 요정처럼 ‘파파게노 효과’ 발휘해야
(사진=YTN 방송 캡처)
(사진=YTN 방송 캡처)

[에듀인뉴스] 지난 14일 가수 겸 연기자 설리(최진리)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가운데, 인터넷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죽음으로 몰아간 악플러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원하는 글들이 늘어가고 있다.

연예인 설리의 사망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악플이며, 악플의 충격으로 우울증이 발병하여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악플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악플의 후유증으로 자살을 선택하였다는 점에서 악플러에 대한 강한 처벌을 요구하는 실정이다.

더욱이 문제가 심각한 점은 모방 자살이 급증한다는 점으로 대중스타·유명인 1인의 자살관련 기사들은 자살을 예방하려는 목적보다는 모방 자상을 부추기는 식으로 작성되고 있으며, 보도 권고기준이 존재하지만 선정적, 흥밋거리 위주의 자살 보도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자살 방법과 같은 행위 단서가 너무나도 자세하게 기술되고 있는 것도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해외 연구들이 밝힌 ‘파파게노 효과’에 의하면, 자살에 대한 언론 보도 자제를 통해 자살을 예방할 수 있는 미디어의 긍정적인 역할인 ‘파파게노 효과(Papageno effect)’가 자살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파파게노 효과의 어원은 모차르트가 작곡한 오페라 <마술피리>에 나오는 '파파게노'라는 인물에게서 유래됐으며, 파파게노는 연인인 파파게나가 죽자 같이 자살하려고 한다. 그러나 요정들이 나타나 파파게노에게 희망과 용기를 복돋아 주고 파파게노는 자살을 하지 않고 남은 삶을 행복하게 살아간다. 파파게노 효과에서는 언론이 요정의 역할을 한다.

이처럼, 언론은 자살과 관련된 내용을 전달하는 상황에서도 깊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연예인의 영향력이 막대한 우리나라의 경우, 언론이 전달하는 자살관련 이야기들에는 상당한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지난 6월 중앙자살예방센터가 발간한 ‘2019년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7년에는 1만2463명, 하루 평균 34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특히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률은 OECD회원국 중 13년 연속 최상위를 기록하고 있어 예방 노력이 절실하다. 주요 자살 동기는 연령대 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10~30세는 정신적 어려움, 31~50세는 경제적 어려움, 51~60세는 정신적 어려움, 61세 이상은 건강 등 육체적 어려움이다.

유명인 1명의 자살은 600여명에게 악영향을 직접적으로 미치며, 자살자의 비극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유가족들에게도 치명적 영향을 미친다. 세계보건기구는 1명이 자살하면, 영향을 받는 주변 사람 5∼명이 자살 위험에 노출된다고 한다.

위와 같은 심각성을 들어내고 있는 자살의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우울증, 악성댓글, 음주 등을 예로 들고 있다. 우울증에 빠진 사람은 슬픔·절망·비관·자기비하·자기비난·식욕감퇴·수면장애·불면증과 일상생활의 보람·흥미가 감소 또는 상실되고, 열정·활력이 감소되며 사고·행동이 느려지는 등의 증상을 경험한다.

우울증은 소중한 사람이나 물건을 잃었을 때 나타나는 슬픔이나 비통과는 다르다. 어떤 사람에게 불행을 초래한 사건이 있을 경우, 우울한 기분이 그 사건에 걸맞지 않게 심하거나 오래 계속된다면 우울증으로 간주된다.

또 악성 댓글(惡性댓글) 또는 악성 리플(惡性reply, 간단히 악플)은 언어 폭력이며 사이버 범죄의 일종으로 인터넷 상에서 상대방이 올린 글에 대한 비방이나 험담을 하는 악의적인 댓글을 말한다. 

(사진=중앙자살예방센터 자살예방공익광고캠페인 캡처)
(사진=중앙자살예방센터 자살예방공익광고캠페인 캡처)

지난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승희 의원(서울 양천갑)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2013~2018년 우울증 진료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7년 대비 2018년 우울증을 진료받은 19세 이하 연령층이 4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2018년 19세 이하 우울증 진료 환자수가 17만8495명, 2015년 2만4794명, 2016년 2만7201명, 2017년 3만907명, 2018년 4만3739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제 19세 이하 연령층(청소년)의 우울증 환자수 증가에 따른 대책이 필요하다. 과거에 비해 청소년의 물질적인 삶은 풍부해졌지만, 정신적인 삶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학업, 학교폭력, 입시경쟁 등으로 스트레스에 빠진 청소년들은 정서적으로도 불안감을 호소하는 것이다.

국민 1인의 자살은 사회,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손실을 가져다준다. 무엇보다 자살자의 가족들에게 또 다른 우울증과 모방 자살의 충동을 동시에 안겨줘 제 2의 자살자를 양성하는 계기가 된다.

또 한국은 선진국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실제적 자살률 1위, 학교폭력, 성폭력, 성폭행, 입시위주의 풍토, 물질만능주의, 교육격차 증가, 빈곤층 증가 등 국가적으로도 해결할 난제가 무수히 많다.

현재 학교에선 학생들은 학기당 1회의 자살예방교육을, 교사와 학부모는 연 1회의 자살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나름 최선을 다해 자살예방교육을 실시해도 스타·유명인사의 자살은 생명존중‧자살예방교육을 더욱 힘들게 만들기도 한다.

이제 수많은 생명을 앗아가는 ‘베르테르 효과’를 경계해야 하며, 언론 보도의 긍정적 역할인 ‘파파게노 효과’를 만들어야 한다. 청소년이 자살을 생각하는 주된 이유로 뽑힌 ‘학교 성적’과 관련된 스트레스 제거를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학업 스트레스 제거에 대한 노력없이는 청소년 자살률을 낮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자살은 생명을 경시하는 풍토에서 비롯된 것이다. 앞으로 자살예방을 위한 정책은 생명을 경시하는 풍토에서 생명을 존중하고 생명감수성을 키워주는 방향이어야 한다. 무엇보다, 인터넷 상의 악플을 다는 악플러에 대한 ‘인터넷 실명제’와 더불어 악플러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가능하도록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

일선학교는 자발적으로 선한댓글을 다는 선플달기운동과 캠페인이 확대돼야 한다. 따뜻한 감수성으로 무장한 선플러들이 양성되는 것이다. 이들은 인터넷 상에 자살하려고 시도하는 사람들에게 삶에 대한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삶을 힘들어하고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위로를 줄 수 있다. 

자살보도 권고기준 3.0 5가지 원칙

❶ 기사 제목에 ‘자살’이나 자살을 의미하는 표현 대신 ‘사망’, ‘숨지다’ 등의 표현을 사용합니다.
❷ 구체적인 자살 방법, 도구, 장소, 동기 등을 보도하지 않습니다.
❸ 자살과 관련된 사진이나 동영상은 모방자살을 부추길 수 있으므로 유의해서 사용합니다.
❹ 자살을 미화하거나 합리화하지 말고, 자살로 발생하는 부정적인 결과와 자살예방 정보를 제공합니다.
❺ 자살 사건을 보도할 때에는 고인의 인격과 유가족의 사생활을 존중합니다. 

최우성 경기 대부중 교사/ 전국교육연합네트워크 공동대표
최우성 경기 대부중 교사/ 전국교육연합네트워크 공동대표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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